좌충우돌 귀농귀촌1
김포에서 백화점 매니저로 일하던 김규상 씨...코로나19 확산에 지난해 8월 귀촌 결심
귀어귀촌종합센터에서 1달간 교육 후, 수도권 공급 용이한 교통허브 당진으로 12월 귀어
“어려움 겪는 청년들에게 경험 공유하고 싶어...당진 친환경 새우 브랜드화가 목표”

[당진신문=이석준 수습기자] 젊은 사람은 모두 도시로 떠나고 빈집만 남은 농어촌은 어제오늘만의 문제가 아니다. 젊은 사람은 도시로 향하는 게 대세인 지금 오히려 농어촌에 정착한 청년들이 있다. 농업, 어업, 창업에 이르기까지 통통 튀는 아이디어와 열정을 무기로 도전을 멈출 줄 모르는 청년의 좌충우돌 도전기. 그들을 만나보고 사연을 들어보기 위한 코너를 마련했다.

31살 청년어부 김규상 씨.
31살 청년어부 김규상 씨.

올해 3월부터 신평면에 새우 양식장을 운영하고 있는 김규상(31세) 씨는 이제 막 새우 양식을 시작한 초보 양식 어업인이다. 그는 오늘도 새우 치어의 사료를 주고 물의 염도를 맞추는 등 양식장 관리에 여념이 없다. 

작년까지 김포에서 백화점 매니저로 일하던 김규상 씨는 코로나19 이후 일을 그만두고 귀어를 결심했다.

“어렸을 때부터 다양한 일에 도전하는 걸 좋아했어요. 패션에 관심 있던 20대 초반에는 옷 장사를 하기도 했고, 20대 중반에는 백화점에 입점한 세차장을 운영하기도 했어요.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하고, 잘하다 보니 백화점에서 매니저로 일하게 됐는데 코로나 19가 확산되는 바람에 더 이상 서비스직을 지속하는 것이 어렵겠다고 생각했어요”

어린 시절 막연하게 30대가 되면 귀농해야겠다는 꿈을 꾼 적도 있다는 김규상 씨는 지난해 8월 귀촌 준비를 시작했다. 그러던 중 농업보다 생산성이 좋고, 회수율이 높은 양식업을 해보는 것이 어떠냐는 지인의 추천에 처음 양식업을 접하게 됐다.

새우양식장에서 사료를 주고 있는 김규상 씨 부부.
새우양식장에서 사료를 주고 있는 김규상 씨 부부.

“백화점 매니저 일을 그만두고 제주도로 내려가 귤 농장, 키위 농장, 과수원 등을 알아보며 귀농을 준비하다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어려움이 많았어요. 그러던 중 지인의 소개로 양식업을 처음 접했죠. 작년 11월에 귀어귀촌종합센터에서 흰다리 새우 양식 기술이전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신청 후 센터에서 한 달 동안 합숙하며 교육을 받았죠”

작년 12월 센터에서 기술이전 교육을 마친 후 당진으로 넘어와 시작한 새우 양식장은 처음 계획과는 달리 생각지도 못했던 일의 연속이었다. 아는 사람이나 친구 하나 없는 당진 생활이 처음에는 영 낯설었다.

“양식장을 시작할 땅을 알아보던 중 12월에 당진으로 왔어요. 당진은 서해안 고속도로가 서울, 경기에 인접해있어 수도권에 새우를 공급하기 용이한 교통의 허브라고 생각했죠. 양식업 경험이 부족하다 보니 초반에는 양식장을 운영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어요. 친구 하나, 아는 사람 하나 없는 당진에 아내와 둘이 덩그러니 내려와 있다 보니 처음에는 모든 것이 낯설고, 어려움의 연속이었죠”

처음에는 농업보다 새우 양식업을 쉽게 생각했던 것도 사실이라는 김규상씨는 막상 양식을 시작해보고 나니 경험을 무시 할 수 없었고, 이 후 양식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서해수산 연구소, 새우양식 협회 등 경험자들을 만나 조언을 들으며 노력 했다. 특히 젊은 청년이 귀농하는 경우는 많지만, 귀어해서 양식장을 시작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드물다 보니 관련 기관이나 당진시 관계 부서에서는 두팔 벌려 환영하며 도움과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고.

새우 양식장 염도를 체크하는 김규상 씨.
새우 양식장 염도를 체크하는 김규상 씨.

“저같이 연고 없는 지역에 내려온 청년의 경우 주변의 도움이 정말 감사하게 느껴져요. 각종 보조금 지원 프로그램, 사료 지원금, 청년 정착 지원금 사업 등이 있으니 한번 신청해보라고 먼저 연락해주시는 당진시 관계자분들의 관심과 조언이 정말 큰 힘으로 다가와요. 당진시에서 청년후계농 영농정착지원사업에 선발 된 청년들에게 월 최대 100만원을 지원해주는 영농정착 지원금은 청년 입장에서 큰 힘이 되는 것 같아요”

새우 양식업을 시작하며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던 김규상 씨는 주변의 도움에서 큰 힘을 얻었던 만큼 앞으로 귀어 이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년들의 경험을 공유하는 멘토 역할도 하고 싶다고 했다.

“귀어 귀촌 센터에 입소해서 교육받던 동기 중 양식업 준비만 3년에서 5년 한 사람도 있었어요. 저 같은 경우 오래 준비하지 않은 만큼 부딪치면서 배우자고 생각하고 양식업에 뛰어들 수 있었지만, 대부분의 청년은 처음 귀어를 시작할 때 두려움이 큰 것도 사실이에요. 이런 청년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는 경험 있는 멘토가 되고 싶어요”

앞으로는 새우에 당진의 이름을 넣어 브랜드화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는 김규상 씨.

“앞으로는 깨끗한 환경에서 친환경적으로 양식한 새우를 생산하고, 수도권의 구매자들에게 직접 판매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 싶어요. 더 나아가서 당진에서 생산되는 친환경 새우라는 이름을 앞세워 브랜드화하고 시, 마을과의 협력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개혁하고자 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어요. 향후 당진시에서 친환경 새우를 브랜드화할 계획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싶은 의사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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