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동 이탈리안 레스토랑 엘마노 류순한 대표
한 달에 한 번, 1년 넘게 재가복지센터 어르신에 식사 대접
“한 번 하면 쉬웠던 식사 대접... 직원들 도움 커”

[당진신문=지나영 기자] 한 달에 한 번 몸이 불편한 어르신들이 자원봉사자의 손을 잡고 당진시 대덕동에 위치한 이탈리안 레스토랑 엘마노로 향한다. 손님으로 붐빌 시간이지만 매장은 조용하고, 오롯이 어르신을 위한 식사만이 준비되어 있다.

피자와 파스타 등 푸짐하게 나온 이탈리안 음식을 맛있게 드시는 어르신들의 표정에서 간만의 외출로 한껏 신난 모습을 그대로 엿볼 수 있다.

지난 2016년 대덕동에 이탈리안 레스토랑 엘마노를 오픈한 류순한(56세) 대표는 지역의 맛집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손님에게 받은 사랑을 지역사회에 다시 베풀고 있다.

류순한 대표는 엘마노를 오픈하면서 그녀의 부모님이 처음으로 이탈리안 음식을 드셨던 것을 생각하며, 더 많은 어르신에게도 이탈리안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기회를 드리고 싶었다. 그러나 늘어나는 주문으로 힘들어하는 직원들에게 식사 대접 봉사를 함께 하자고 선뜻 말할 수 없었다는 류순한 대표.

“제가 할 수 있는 분야에서 지역사회에 도움을 드리고 싶었는데, 요식업을 하니까 어르신들에게 맛있는 이탈리안 음식을 대접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제가 하고 싶다고 우리 직원들에게 무조건 요리 해 달라고 할 수 없어서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었는데 직원들이 먼저 제안하더라고요. 쉬는 날 하루 어르신들을 초대해서 식사를 대접하자고요. 직원들에게 너무 고마웠고, 덕분에 식사를 대접할 수 있었어요”

엘마노의 휴무일은 한 달에 네 번이다. 가게 휴무일이 직원들의 휴일이지만, 류순한 대표와 직원들은 휴일 하루를 반납하고 어르신들을 초대했다. 

식사를 준비하며 류순한 대표는 어르신들이 양식을 잘 드실 수 있을지, 몸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귀찮게 하는 것 아닌지... 여러 가지 걱정도 많이 했었다. 그러나 다행히 어르신들은 즐겁고 행복한 모습으로 익숙하지 않은 이탈리안 음식을 맛있게 드셨다고.

“어르신들 중에서 이탈리안 요리를 처음 드셔본 분도 계셨어요. 그만큼 어르신들에게 접하기 어려운 음식이어서 초대하고도 걱정을 많이 했는데, 맛있다고 말씀하시며 잘 드시는 모습을 보고 기분이 너무 좋더라고요. 한번 시작이 어렵지 막상 시작해보니 어렵지 않았던 건데, 왜그렇게 망설이고 걱정했는지 몰라요”

하지만 지난해 코로나19 감염이 확산되고, 어르신들의 안전을 위해 1년 넘게 이어왔던 식사 대접을 멈춰야 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고 어르신을 초대할 수 없게 되면서, 류순한 대표와 직원들은 식사 대접 대신에 피자를 요양센터에 직접 보내고 있다. 

이처럼 지금의 엘마노가 맛집으로 자리매김하고, 어르신에게 식사를 대접할 수 있었던 것은 오롯이 직원들 덕분이라고 말하는 류순한 대표. 그렇기에 류 대표는 직원을 가족처럼 생각하며, 더욱 아껴주고 싶다고 말한다.
앞으로 류순한 대표는 지역사회 환원에 앞장서며, 자신이 할 수 있는 능력으로 지역 어르신을 돕는 방법을 더욱 찾아보고 싶다고 희망했다.

“엘마노 매장을 찾는 손님들 덕분에 우리 매장이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지역 환원에도 적극 앞장서고 싶어요. 그리고 휴일을 반납하면서 저와 함께 어르신들에게 맛있는 식사를 준비한 직원들에게도 많은 고마움을 느껴요. 앞으로 매장을 찾는 모든 손님의 입맛을 모두 만족시키고, 또 오고 싶은 레스토랑을 만드는데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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