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이 수용할 것이란 전망에 관리 않고 방치
막상 현대제철 공원 조성 계획에서 성구미공원 배제 가능성 커
공터화 된 공원에는 주말마다 캠핑족...야영, 취사 등 행위 만연

공장옆에서 캠핑을?-17일 토요일, 성구미 공원 내의 모습. 현대제철 공장 부지와 가까운 곳에서 캠핑을 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지만, 석문호가 보이고, 공원 관리가 되지 않기 때문에 누가 뭐라하는 사람이 없어 캠핑족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곳곳에 텐트가 설치돼 있고 취사도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공원이 아니라 캠핑장 같다.
공장옆에서 캠핑을?-17일 토요일, 성구미 공원 내의 모습. 현대제철 공장 부지와 가까운 곳에서 캠핑을 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지만, 석문호가 보이고, 공원 관리가 되지 않기 때문에 누가 뭐라하는 사람이 없어 캠핑족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곳곳에 텐트가 설치돼 있고 취사도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공원이 아니라 캠핑장 같다.

[당진신문=오동연 기자] 현대제철에서 석문방조제에 진입하기 전 배수갑문 인근 주차장과 공원, 야구장 등이 있는  ‘성구미 공원’이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될 처지다. 

성구미 공원 일대는 농림부 소유 토지이며, 공원과 야구장 쪽은 당진시가 관리해왔고, 배수갑문 인근 공중화장실과 농산물직판장 건물은 한국농어촌공사 당진지사가 관리를 해왔었다. 그러나 성구미 공원 일대는 수년째 제대로 관리돼오지 않았다. 현대제철 측이 근린공원 조성 계획을 하면서 성구미 공원 일대를 수용할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기 때문. 

그러나 현대제철에 따르면 근린공원 조성 계획 내용에서 성구미 공원 쪽은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제철은 2016년부터 석문방조제 인근 부지에 근린공원 조성을 계획했다. 근린공원 계획은 지역주민들의 요구, 그리고 완충지대 조성 등을 위해 계획됐으며, 당초에는 석문방조제 배수갑문 인근 주차장과 공원, 야구장 등이 있는 성구미 공원쪽도 계획에 포함돼 있었다. 

현대제철 측은 지난 14일 충남도에 개발계획변경 승인 신청을 했는데 이 계획상 성구미 공원은 현대제철의 근린공원 조성 계획에서 배제된 것. 성구미 공원 일대가 배제된 것은 3월에 열렸던 현대제철 환경개선협의회 11차 회의 중 현대제철산업단지 변경 계획에서도 밝혔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왼쪽 흐린 부분이 야구장과 주차장, 공원 등이 위치한 성구미 공원이다. 당초 현대제철의 공원조성 계획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사진상 오른쪽(진한) 부분이 공원조성 계획 구역이며 성구미 공원은 배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왼쪽 흐린 부분이 야구장과 주차장, 공원 등이 위치한 성구미 공원이다. 당초 현대제철의 공원조성 계획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사진상 오른쪽(진한) 부분이 공원조성 계획 구역이며 성구미 공원은 배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2016년 근린공원 계획 당시에는 철강경기가 좋았고 인근에 공장을 신설할 계획도 있었고, 부두 증설 계획도 있었다”며 “그러나 경기가 나빠지면서 공장신설과 부두 증설 계획이 없어지면서 (성구미)공원쪽이 배제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제철 측에 따르면, 충남도에 제출한 개발계획변경 승인 신청이 완료되면 내년 초 쯤 착공해 2025년까지 근린공원 조성을 완공한다는 목표다. 근린공원 면적은 3만 1,500여평(생태습지 6,960평 별도 조성)이며 공원 내에는 야외공연 마당, 자전거 보관소, 화장실, 휴게정원, 주차장, 족구장, 배드민턴장, 전망대, 추억마당, 차폐/완충 숲, 주민건의시설 등이 조성될 계획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지난 3월에 설명회를 했었으며, 앞으로 주민의견을 반영하고 당진시와도 협의하면서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방치돼온 성구미 공원...캠핑장인가, 공원인가

성구미공원 일대의 미관상 모습은 좋지 않다. 관리가 안돼 왔기 때문. 농어촌공사 당진지사 관계자에 따르면, 주차장과 주변 공원 등 일대는 농림부 소유이며 농어촌공사와 당진시는 2013년경 위탁관리 협약을 체결한다. 인근 공원과 야구장 등은 당진시가, 공중화장실 건물과 농산물 직판장 건물은 농어촌공사가 관리를 하기로 했다는 것. 

농어촌 공사 관계자는 “예전에는 관리인이 있어 2015년경까지는 관리를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관리인이 사망하면서 예산 문제 등으로 관리인을 다시 채용하지 않았고 2016년쯤에는 공중화장실 건물을 폐쇄조치했고 농산물 판매장도 임대 재계약이 안되면서 폐쇄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농산물 직판장은 폐쇄돼 간판은 뜯겨져 을씨년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공중화장실 건물이 폐쇄되자 당진시는 관광객 편의를 위해 간이화장실을 설치해놓은 상태다.

현대제철이 근린공원 조성 계획에 포함될 것이라 생각하고 당진시가 관리해오지 않은 성구미 공원은 공원이라기보다는 공터에 가까운 모습이다. 지난 17일(토요일) 기자가 현장을 방문해보니 공원 쪽은 한눈에 봐도 관리가 돼오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공원 내에 차량 출입은 금지돼있지만, 관리인도 없고 관리가 되고 있지 않다보니 공원에는 차량과 텐트가 들어서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공원 내에 차량 출입은 금지돼있지만, 관리인도 없고 관리가 되고 있지 않다보니 공원에는 차량과 텐트가 들어서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공원 내 농구장 코트지만, 농구골대는 녹슬고 파손돼 있었으며, 텐트 치기 좋은 곳이 된 모양새다.
공원 내 농구장 코트지만, 농구골대는 녹슬고 파손돼 있었으며, 텐트 치기 좋은 곳이 된 모양새다.
성구미 공원 내 파손된 나무 벤치.
성구미 공원 내 파손된 나무 벤치.

언제부터 파손된지 모르는 나무 벤치, 산책로 양옆에 무성하게 자란 풀들, 원래는 무언가 안내가 돼있었을 것 같은 표지판은 세월이 흘렀기 때문인지 아무것도 알아볼 수 없었다. 공원이라면 차량의 출입이 금지라는 것이 상식이지만 주말 공원 내 곳곳에는 차량들이 진입해 있었고 7~8대의 텐트가 여기저기 펼쳐져 있었다. 

성구미 공원에서 현대제철 공장 시설들은 멀지 않다. 기자가 보기에는 현대제철 공장 인근에서 텐트를 치고 캠핑을 한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는 않지만 현대제철 반대쪽에는 석문호의 풍광이 있고 나무도 있고, 공원 깊숙한 곳엔 공중화장실이 있다 보니 야영이든 취사든 누구도 뭐라할 사람이 없는 캠핑하기 좋은 장소가 된 셈이다. 

공원 내 정자도 텐트를 설치하기 좋은 장소가 돼, 텐트를 설치하고 휴일을 보내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고, 공원 내 농구 코트에도 텐트가 자리잡았다. 그 중에는 취사를 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공원 곳곳에는 불을 피운 흔적도 쉽게 볼 수 있었다.

무성하게 풀이 자란 모습을 보면 특별히 관리되지 않은 공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무성하게 풀이 자란 모습을 보면 특별히 관리되지 않은 공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공원내 십이지상 중 하나. 공원이었다는 흔적을 보여주지만 이마저 무성한 풀에 둘러쌓여있다.
공원내 십이지상 중 하나. 공원이었다는 흔적을 보여주지만 이마저 무성한 풀에 둘러쌓여있다.
파손돼 방치돼 있는 공원 내 벤치 지붕.
파손돼 방치돼 있는 공원 내 벤치 지붕.

이 공원에는 딱히 야영이나 취사를 금지하는 현수막도, CCTV도, 관리인도 없으므로, 누가 뭐라 할 사람은 없다. 누군가 화재를 내거나 쓰레기를 투기하고 간다고 해도 범인을 파악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인근 공중화장실은 캠핑을 온 누군가가 화장실에서 전력을 끌어 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차박과 캠핑이 유행이 되면서, 알음알음 찾아와 자리를 잡은 캠핑족들은 이곳이 공원이었는지도 몰랐을 듯하다. 

원 내 깊숙한 곳에 공중화장실이 있다. 캠핑객들 일부는 공원 화장실에서 전력을 끌어 쓰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원 내 깊숙한 곳에 공중화장실이 있다. 캠핑객들 일부는 공원 화장실에서 전력을 끌어 쓰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성구미 공원 내 수도시설. 수도 꼭지는 자취를 감췄으며 물도 나오지 않는다.
성구미 공원 내 수도시설. 수도 꼭지는 자취를 감췄으며 물도 나오지 않는다.
공원 내 표지판에는 원래 어떤 글귀가 씌여있었는지 알수 없을 정도로 흔적이 없다.관리기관이 어디인지도 알 수 없다. 사실상 관리가 수년째 되오지 않았기 때문.
공원 내 표지판에는 원래 어떤 글귀가 씌여있었는지 알수 없을 정도로 흔적이 없다.관리기관이 어디인지도 알 수 없다. 사실상 관리가 수년째 되오지 않았기 때문.
원 내 불을 피운 흔적들.
원 내 불을 피운 흔적들.

당진시 산림녹지과 관계자는 “현대제철 공원 조성 계획에 성구미 공원이 편입된다해서 3년여전부터 관리를 안해왔다”며 “현대제철 공원 조성 계획에 포함이 안된다면, 앞으로 공원관리 기간제 인력을 투입해 가지치기, 제초작업 등 관리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공원은 원래 법적으로 야영이나 취사가 되지 않는다”며 “당진 지역 내 해안쪽 공원 곳곳에서 캠핑을 하는 경우를 계도 하고 있지만, 관리인이 가고 나면 다시 텐트를 설치하는 등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다. 

당진시 입장에서는 현대제철의 공원 조성 계획에서 성구미 공원을 배제하기로 한 것에 대해 반갑지는 않은 상황인 듯 하다. 당진시 관계자는 “(성구미 공원 배제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며 “현대제철의 공원 조성 계획에서 성구미 공원을 배제한다면 시에서 성구미 공원을 관리 해야하고 앞으로 유지 관리 예산이 투입돼야 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현대제철 측이 수용해서 공원화할 것이라는 예상으로 거의 관리를 안해온 성구미 공원을 이대로 방치할 수만은 없다. 앞으로 어떻게 관리하고 활용할 것인지 당진시와 농어촌공사 당진지사가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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