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숙 진보당 당진시위원회 위원장

[당진신문=김진숙]

3월 8일은 여성의 지위 향상을 위해 유엔에서 정한 ‘세계 여성의 날’기념일입니다. 이날의 제정에는 1908년 3월 8일 미국의 여성 노동자들이 근로여건 개선과 참정권 보장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인 것이 계기가 되었습니다. 

당시 미국 여성 노동자들은 열악한 환경에서 하루 12~14시간씩을 일을 했지만, 선거권과 노동조합 결성의 자유는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여성 노동자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위험한 작업환경을 바꿀 것, 여성과 임신에 유해한 작업금지, 산전산후 8주간의 출산휴가 등 모성에 대한 보호와 인간답게 살 권리를 요구했던 여성노동자들의 투쟁이 바로 세계여성의 날을 탄생시킨 것입니다.

하지만 2021년, 여성들은 여전히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코로나 19라는 재난은 여성에게 더 혹독했고 불평등한 우리 사회의 민낯을 드러냈습니다. 여성들은 대면서비스 산업에서 대부분 일하고 있기 때문에 고용한파에 시달렸고 임시직에서 일하는 비율이 높기 때문에 해고 위협과 소득이 줄어드는 고통을 겪어야했습니다. 70% 이상이 여성인 보건 종사자의 노동은 안전한 환경에서 정당하게 인정받기보다 희생을 요구받았습니다.

또한 교육, 육아와 노인 돌봄을 보조해 주던 사회서비스 기관들이 코로나로 인해 대거 문을 닫거나 서비스를 축소하면서 그 고통은 여성들의 몫으로 돌아왔습니다. 잃어버린 일자리, 줄어든 소득, 개별 가정으로 돌봄과 가사 노동이 떠맡겨졌지만 그러한 부담을 덜어줄 정책은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당진여성의 현실은 어떻습니까? 충남의 성 평등지수는 2013년 이후 지난해까지 7년 연속 전국 최하위 수준에 머물고 있고 그중에서도 당진은 하위 지역에 속합니다. 여성친화도시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사회참여영역, 여성의 인권복지, 성 평등 의식문화 등 전 분야에서 불평등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납니다.

당진의 인구통계만 찾아보아도 현실을 알 수 있습니다. 지난해 1만2360명이 당진을 떠난 것으로 집계되었는데 특히 여성의 전출 현상이 두드러졌습니다. 남성 전출 비율에 4배가량이나 많은 여성전출 비율의 통계가 말해주는 것은 무엇이겠습니까?

코로나 위기 속에서도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여성 일자리 보장,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수 있는 사회적 돌봄 서비스 체계구축, 건강하게 아이를 키울 수 있는 환경문제 해결, 차별 없는 성 평등한 지역사회문화 등의 변화가 없이는 당진의 미래가 밝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지금이라도 당진 여성들의 목소리를 귀 기울는 차별과 배제가 없는 정치가 절실하게 필요합니다. 113주년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우리 지역여성의 현실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보다 구체적인 대안을 만들어 갈 것을 요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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