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가 되어버린 무허가 공부방...아동학대 혐의 조사
공포가 되어버린 무허가 공부방...아동학대 혐의 조사
  • 지나영 기자
  • 승인 2021.02.21 18:00
  • 호수 134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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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몸에 멍자국과 머리에 혹 발견
피해 학생 학부모 “이중적인 모습...폭언, 신체 학대”
피해아동, 현재 가정에서 심리 상담 치료 받아
당진경찰서, 압수수색으로 학대에 사용된 몽둥이 압수
공부방도 무허가 적발...기소의견으로 검찰 송치 예정

[당진신문=지나영 기자] 당진시 복운리에 한 무허가 공부방에서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했다. 공부방을 운영하던 A씨(여성)는 피해 학생에게 여러 차례 몽둥이로 체벌하거나 폭언하는 등 신체적·정서적 학대 혐의로 조사받고 있다.

초등학생인 피해아동은 지난 1월 5일부터 4일간 다니고 있던 공부방 선생님과 합숙했다. 합숙을 먼저 제안한 것은 공부방을 운영하던 A씨였다.

A씨는 피해 학생 어머니 B씨에게 “어머니가 일을 하고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데, 앞으로 사춘기가 오면 더욱 감당하지 못해 힘들테니까, 제가 몇일 데리고 있으면서 잘 가르쳐 보겠다”고 제안했다.

평소 A씨가 피해 아동을 예뻐하고 아들처럼 여긴다고 믿었던 B씨는 제안을 거절할 수 없었다. 그리고 지난 1월 8일 집에 온 피해아동의 머리카락에 거품이 묻은 것을 씻기던 B씨는 몸에서 멍자국과 이마와 머리에서 혹을 발견했다. 그제서야 피해아동은 “선생님이 때려서 혹이 났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어머니에 따르면 A씨는 “때리지 않았고, 회초리로 통통한 것 뿐인데 그렇게 된 것”이라며 “약을 발라주고, 맛있는거 해주고 싶으니 데리고 오라”고 학대를 부인했다. 

그러나 B씨는 최근 1년 사이에 아이가 선생님이 무섭다며 공부방에 가기 싫다고 했던 것이 생각났고, 선생님에 대한 의심이 들었다. 1월 11일 공부방에 가는 날, B씨는 녹음기를 아이 가방에 넣어 공부방에 보냈다.

녹음된 음성을 들은 B씨는 망연자실했다. 음성 속 선생님의 언어 폭력은 물론 신체 학대를 가하는 ‘탁탁탁’ 소리가 담겼다. 


(11일 녹취록 일부) 피해아동이 대답을 잘 못하자 A씨는 “안 때리려야 안 때릴 수가 없어. 이 XX의 XX가. 왜 또 XX 대꾸를 안할까”라며 욕설을 섞어 소리를 높였다.

이어지는 대화에서 A씨는 다른 학생들 앞에서 “쟤(피해 아동) 봐봐, 또 거짓말한다니까. 못 세었으니까 너 12개도 못 세어서 6개라 한 거잖아. 아니야? 그러고 OO이가 가서 가르쳐줬잖아. (생략) 너는 진짜 역사적인 인물이 될 거야. 내가 보니까. OO하고 OO이가 공부를 가르쳐주고 있으니...”라며 비난 했다.


B씨는 “최근 1년간 공부방에 가지 않겠다고 말을 하길래, 학년이 올라가면서 수업이 어려워 그런 것이라 생각했었다”라며 “평소 선생님은 친자식처럼 여긴다고 말하면서 제게 자주 전화해서 학습 상태를 챙겨줬기에 믿을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제게 보이던 선생님의 모습은 거짓이었고, 아이에게는 마음의 상처를 주고 있었다”라며 “그런 사람에게 내 아이를 맡기고 있었던 것에 후회스럽고 아이에게 너무 미안하다”고 하소연했다.

결국 1월 12일 B씨는 A씨를 아동학대 혐의로 신고했다. 현재 피해아동은 한 달에 두 번 가정에서 심리 상담 치료를 받고 있는 중이다.

공부방도 무허가...“선생님이 무서웠어요”

피해아동은 공부방 선생님에 대해 “문제에 대해 바로 대답을 못하거나, 두 번 세 번씩 질문하면 화를 냈다”고 회상하면서 “공부방에 다니는 동안 선생님이 무서웠다”고 털어놨다.

2018년부터 피해아동은 A씨가 운영하던 공부방에 다녔다. 어머니에 따르면 또래 친구들도 집에 가면 “공부방 선생님이 무섭다”라고 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선생님이 혼내는 것을 아이들은 싫어서 무섭다고 말한거라 여겼고, 그러다 중간에 함께 다니던 친구들이 다 빠지고 혼자 다니게 됐다”며 “그때부터 선생님은 더욱 잘 챙기고 가르치겠다고 살갑게 말했고, 자주 통화하며 아이를 각별히 챙기듯이 말하니까 당연히 괜찮은 선생님이라고 믿었다”고 말했다.

공부방에 혼자 다니던 피해아동은 B씨의 폭언과 신체 학대를 당하면서도, 부모님에게 말할 수 없었다. A씨가 학대 사실을 말하지 말라고 주의시켰기 때문이다.

당진시경찰서 관계자에 따르면 신고 접수 즉시 당진시 아동학대전담공무원과 함께 현장에 출동해서 부모를 상대로 조사를 실시했으며,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학대에 사용된 몽둥이를 압수했다.

또한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조사를 진행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 할 예정이며, 우선 임시조치로 법원에 접근금지신청을 했다.

B씨는 “학대 신고 이후 인근 놀이터에서 아이가 선생님을 마주쳤는데, 하지도 않은 일을 했다고 말하며 따라오라고 말해 아이가 겁을 먹었었다”며 “아직 한 동네에 거주하고 있고, 아이는 아직도 선생님을 무서워하는 만큼 접근금지가 내려져서 다행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당진시경찰서는 당진시교육지원청에 공부방 운영 중단에 대한 공문을 보냈다. 이 과정에서 B씨는 공부방을 허가 받지 않고 운영한 사실도 드러났다. 개인 거주지에서 교습을 할 경우에는 교육청에 개인과외로 등록해서 운영해야 한다. 

당진시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허가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교육청에서 운영 중단을 내릴 수는 없지만, 사건이 발생했고 무허가 운영이 밝혀진 만큼 교육지원청에서는 아동학대와 별개로 지난 1월 말경에 무허가 운영에 대해 고발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A씨는 “뉴스로 아동학대 사례를 접하면서 단 한번도 당진에서는, 특히 나한테 이런 일이 발생할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라며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