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보다 감상 위주” 지적... 당진항만공사 “설계 빈약 지적, 변경할 것”

삽교호 관광지내 위치한 당진항만관광공사 건물. 내부에 해양테마과학관이 있지만, 노후화돼 입장객이 꾸준히 줄어와 리모델링 필요성이 제기돼왔다.
삽교호 관광지내 위치한 당진항만관광공사 건물. 내부에 해양테마과학관이 있지만, 노후화돼 입장객이 꾸준히 줄어와 리모델링 필요성이 제기돼왔다.

[당진신문=오동연 기자] 당진항만관광공사가 총 사업비 40억원을 들여 해양테마과학관 리모델링을 준비 중인 가운데, 현재 계획상의 전시 내용이 빈약하다는 우려와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해양전문가 A씨는 “해양테마과학관 리모델링 전시 계획을 보면 체험시설이 많지 않아 보이고, 동영상 재생 내용이 많아 체험형보다는 감상형 위주인 것 같고, 해양테마과학관에 왜 공룡사파리 내용이 들어가는 지도 의문”이라며 “제대로 전문가들로 구성해 추진을 해야 하고 리모델링 후 소득과 일자리 창출이 돼야 하는데, 이대로는 1~2년 후 항만관광공사에 다시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해양테마과학관의 방문객이 많이 줄어들었고, 경영평가도 좋지 않은데, 리모델링이 잘 되지 않으면 다시 방문객이 줄어 경영 악화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리모델링 밑그림이 공개된 지난해 11월 ‘해양테마과학관 조성 기본 및 실시계획 용역 최종보고회’에서도 비슷한 우려가 나왔었다. 

이 용역 보고의 전시 기본계획에 따르면 1층은 안전체험관으로, 군함체험·태풍체험·군함 복도·화재체험·해상안전체험·지진체험·통로 등으로 구성할 계획이다. 

2층은 해양테마파크로 인체검역소·생물복원실·어류연구실·어류생성실·셔틀 탑승 통로·동굴·공룡사파리 등으로 구성할 예정이다. 

전시계획안에 따르면, 전시관 상당수에 프로젝션 맵핑 기술을 활용한 영상 재생이 많이 쓰일 예정이다. 계획상 체험이라는 단어는 많이 들어가 있지만, 실제 체험 부분이 적다는 지적이 있었다.

2층 생물복원실 연출 내용을 보면 △프로젝션 영상을 재생해 마치 실제 수족관을 관람하는 체험을 할 수 있게 연출 △대형어류와 해파리에 대한 정보를 담은 인포그래픽 패널, 시트지 설치 등이 계획이다. 실제 수족관이 있거나 생물을 전시를 하는 것은 아니고 프로젝션 영상 재생과 사진 등을 전시한다는 것. 전시 계획에는 영상재생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

지난해 보고회 당시 당진시 관계자들도 “대부분 영상만 보고 지나가지 않겠느냐”, “체험시설이 부족해 보인다”, “관람객 흥미 유발이 어려워 보인다”는 지적이 있었다. 해양테마과학관 조성 기본 및 실시계획 용역연구에는 예산 2억원 정도가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시내용 조금 변경할 것”

당진항만관광공사 관계자는 “전시 설계 내용이 빈약하다는 지적이 있어 그대로 진행하진 않을 것”이라며 “현재 ‘해양테마과학관 전시물 설계 및 제작·설치’ 입찰 중으로 업체 선정과 함께  체험 부분 내용도 조금 수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2층 공룡사파리의 경우 기존 해양테마과학관 관람중 어린이들에게 반응이 매우 좋았기 때문에 리모델링 설계 용역사에 반영토록 요청했던 부분”이라며 “해양테마과학관에 맞도록 해양 공룡 등으로 조금 수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리모델링 계획에 대한 우려와 관련해 항만수산과 관계자는 “해양테마과학관이 당초 어린이의 눈높이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요즘은 안전교육과 체험이 의무 사항이기 때문에 그에 맞춰 진행되고 있다”면서 “보는 사람에 따라 차이가 있고 어른들이 봤을 땐 부족할 수 있으나 아직 판단하기에는 이르다”고 말했다.

당진시 문화복지국 관계자는 “근본적으로 항만관광공사 규모에 비해 전시관련 전문가가 너무 없는 것이 문제이고 전문가 인력을 보강해야 한다”며 “지난해 해양테마과학관 조성 기본 및 실시계획 용역은 내용상 건축 부분이 주이기 때문에 이번에 항만공사에서 ‘해양테마과학관 전시물 설계 및 제작·설치’를 입찰공고 중인데 이를 통해 전시물 설계에 보완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당진항만관광공사는 1월 15일에  ‘해양테마과학관 전시물 설계 및 제작·설치’ 입찰 공고를 했다. 사업비는 26억 8,800만원이며 2월 3일까지 제안서를 접수 받아 심사 후 협상적격자 선정을 할 예정이다. 1월 20일에는 해양테마체험관에서 리모델링 공사에 관심이 있는 14개 업체 관계자들에게 현장설명회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해양테마과학관 리모델링 공사는 11월 착공해 6월 준공 예정이었다.

당진항만관광공사 관계자는 “당초 11월 착공할 예정이었으나, 예산이 다 나오지 않은 부분과 건축허가 문제로 늦어졌다”며 “전시물 제작·설치 업체를 2월에 선정후 7월말 준공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양테마과학관 리모델링이 중요한 이유

한편 당진항만관광공사는 행정안전부 경영평가에서 2014년 나등급 이후 △2015년 마 △2016년 마 △2017년 라 △2018년, 2019년 ‘마’등급을 받으며 대부분 최저등급을 받아왔다. 

당진항만관광공사에 있어 이번 해양테마과학관 리모델링은 중요하다. 해양테마과학관과 함상공원 입장료가 항만관광공사의 주 수입원이기 때문이다.

해양테마과학관과 함상공원의 방문 관광객 수는 지속적으로 감소해 왔다. 지난 2011년에는 방문객 수가  19만 5,608명이었으나 2019년에는 7만 7,648명으로 반 토막 이상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12월 준공 및 개관한 해양테마과학관은 총 25억원이 투입됐었다. 처음 개관할 당시에는 수족관에 살아있는 생물들이 전시 됐으며, 개관 효과로 입장객이 증가하면서 수입도 증가했었다. 그러나 수족관의 생물들이 죽는 등 관리가 쉽지 않았고, 점차 수족관 안에는 생물대신 모형들로 대체됐다. 가짜 모형들로 수족관이 채워지면서 입장료를 내고 방문한 관람객들의 빈축을 사기도 하면서 리모델링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리모델링 공사가 완료되면, 새 단장을 한 해양테마과학관에 호기심과 기대를 가지고 방문하는 관광객들로 방문객 수는 다시 늘어날 것이다. 그러나 입소문이 어떻게 나느냐에 따라, 지속적 방문으로 이어져 항만관광공사의 경영에 도움이 될 수도 있고, 잠깐 반짝했다가 다시 발길이 줄어들어 또 리모델링을 해야하는 악순환이 될 수도 있다. 

아직 리모델링 공사를 시작하지 않은 만큼 보완해야할 부분은 없는지 관심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

저작권자 © 당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