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카페 근무, 재능기부까지...당차고 멋진 엄마 최은경 씨

[당진신문=지나영 기자] 2018년, 최은경(41세) 씨는 배운지 얼마 되지 않은 페이스페인팅 봉사에 처음 참여했다. 아이들에게 예쁜 그림을 그려줄 수 있을지, 혹시라도 아이들이 실망하지 않을지, 최은경 씨는 걱정을 많이 했다. 막상 페이스페인팅 봉사가 시작되고 아이들은 최은경 씨의 실력보다, 함께 어울리고 놀이하는 시간을 좋아했다.

2011년 당진으로 이주한 최은경 씨는 낯선 타지에 적응하기 위해 배움을 선택했다. 하루도 빼먹지 않고 참여한 수업을 통해 다양한 지식을 습득했지만, 배운 것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몰랐던 최은경 씨. 그러다 페이스페인팅 봉사를 통해 잘 알고, 잘 해야만 재능기부를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참여한 수업은 많았지만, 처음으로 배운 것을 갖고 재능기부 한 것은 2018년이 처음이었어요. 페이스페인팅 봉사에 우연한 계기로 참여했는데, 실력이 초보였으니까 걱정을 많이 했었죠. 그때, 누군가 ‘못해도 하는 마음이 있으면 충분해’라고 말해줬고, 활동을 하면서 아이들은 제가 이야기를 해주며 그림을 그려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워한다는 것을 느꼈어요”

꽃물그린 봉사단 활동 당시 어린이에게 페이스페인팅 해주던 모습
꽃물그린 봉사단 활동 당시 어린이에게 페이스페인팅 해주던 모습
여성의전당 홈카페수업에서 커피탈취제 만들기 자원봉사 현장
여성의전당 홈카페수업에서 커피탈취제 만들기 자원봉사 현장

그날을 계기로 최은경 씨는 재능기부에 대한 생각을 달리했다. 잘해야 누구를 돕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있으면 언제든 할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그렇게 배운 것으로 마음을 나누는 일을 3년간 하고 있는 최은경 씨.

“처음 수업을 들으러 가기 전에는 ‘내가 잘 배울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해요. 모르니까 배우려고 가는 것인데도 그런 걱정을 하죠. 재능 기부 역시 그랬어요. 처음 지식을 나누는 일이 어렵지, 해보면 가장 쉬운 일이더라고요. 마음과 시간만 있으면 되니까요. 지금은 누군가의 행복과 즐거움을 위해 지식을 나누는 일이 정말 보람되고 뿌듯하고 즐거워요”

이후 최은경 씨는 동네 친구들과 봉사 동아리 분나를 만들어 함께 봉사 활동을 하면서 송악주민자치회에서 재능기부 수업도 하고 있다. 또한 분나의 이현주 회장은 배우는 것에 적극적인 최은경 씨에게 바리스타 자격증 취득을 권유했고, 그녀는 지금 카페에서 근무하고 있다.

2020년 오늘은 도서관 가는 날 행사 마치고 분나 단원들과 함께 찍은 사진(조윤영, 최은경, 이현주)
2020년 오늘은 도서관 가는 날 행사 마치고 분나 단원들과 함께 찍은 사진(조윤영, 최은경, 이현주)
엘림요양원 어르신들과 에코백 만들기 수업하는 모습
엘림요양원 어르신들과 에코백 만들기 수업하는 모습

육아에 카페 근무에 그리고 재능기부까지, 해야 할 일이 많은 최은경 씨를 언제나 뒤에서 응원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그녀의 가족들이다. 특히 최은경 씨의 두 자녀는 엄마가 하는 재능기부 수업을 주위 친구들에게 많이 자랑한다고.

“주민자치위에서 저의 재능 기부 모습을 영상으로 촬영해 온라인에 올린 적이 있는데, 그때 우리 아이들이 정말 좋아했어요. 저에게 ‘우리 엄마 연예인이다’라면서요. 처음에는 망설이고 걱정했던 재능기부였는데, 이제는 재능 기부를 통해 아이들에게 제 모습이 당차고 멋진 엄마로 비춰지게 된 거 같아 기분이 좋아요”

보통은 재능기부에 부담을 갖고,  방법을 몰라 망설이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최은경 씨처럼 기회를 통해 재능기부를 하는 이들도 있다. 이에 최은경 씨는 앞으로 재능기부 할 수 있는 방법을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싶다고 바랬다. 

“상대방에게 내 시간과 마음을 내어줄 수만 있다면 충분히 재능기부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좋은 기회 덕분에 저는 주민자치위원이 되어서 봉사도 하고 여러 활동을 하고 있지만, 이런 기회가 있는지 몰라서 놓치는 분들이 많아요. 배우고 싶은 마음이 있어도 그러지 못하는 분들도 계시고요. 그래서 배울 수 있는 기회와 재능 기부를 할 수 있는 자리를 찾아서 많은 분들에게 알려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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