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란계 살처분으로 계란 수급에 영향
기온 변화 민감한 채소, 폭설에 농산물 이동 어려워
한파로 농작물 피해 직격타, 계란과 채소 ‘금값
“AI, 한파 계속되면 설 물가 더 오를 수도”

[당진신문=지나영 기자] 코로나19 장기화로 힘들어진 주머니 사정에 조류인플루엔자(AI)와 한파의 여파로 새해부터 물가가 줄줄이 오르고 있다. 

김숙진(37세, 유곡리) 씨는 “예전에 계란은 만만한 식재료라고 생각하고 늘 떨어지지 않게 사놨는데, 요즘은 가격이 많이 올랐다”라며 “계란만이 아니라 채소 가격도 오르니까 마트에 와서 물건을 사더라도 한번은 망설이게 된다”고 말했다.

당진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정북 정읍에서 최초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 이후 13일 기준 전국에 총 54개소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주로 산란기 농가에서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해 산란계까지 살처분하고 있어 전국적으로 계란 수급이 어려운 상태다.

조류인플루엔자 확산에 따라 계란과 닭고기 품목의 가격 상승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15일 기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전국 평균 계란(중품) 30개 기준 소매가격은 6,669원이며 한달전 (5,579원)보다 1,090원 올랐고, 최고값은 8,800원을 기록했다. 닭고기(중품) 1kg 전국 소매 평균가격 역시 한달전(5,138원)보다 498원이 오른 5,636원이며, 최고값은 7,530원이다.

당진에서도 계란과 닭고기 가격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소비자교육중앙회 당진지회가 제공한 롯데마트 당진점, 농협하나로마트, 재래시장의 물가 조사표를 살펴보면 5일 계란 65g 이상 10개 기준 판매가는 △롯데마트 당진점 2,200원(한달전 300원↑) △농협 하나로마트 2,100원(한달전 500원↑) △재래시장 1,900원 (한달전 300원↑)이다.

닭고기는 롯데마트 당진점 8,500원, 재래시장 6,000원으로 동일한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지만, 농협하나로마트에서 판매가는 지난달보다 940원 오른 5,890원이다.

지역내 한 마트 관계자는 “한 달 전에 계란 30알이 보통 4천원에서 5천원에 판매했다면, 요즘은 6천원이 넘는다”라며 “조류인플루엔자 발생 이후 1월 초부터 닭고기와 계란 가격이 오르기 시작해서, 지금은 계란이 금계란이 됐다”고 말했다.

또한 “조류인플루엔자와 한파의 영향으로 식재료 가격은 최고 80%까지 올라 소비자 부담이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추위 날씨에 채소 직격타

마트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부터 시작된 한파의 영향으로 농작물 피해가 이어지고, 눈이 많이 내리면서 도로 사정도 좋지 않아 타지에서 채소를 수급받는데 어려움이 생기고 있다.

또한 코로나19가 오랫동안 이어지며 집밥 수요가 증가해 쌀 소비도 늘어나면서 연초부터 밥상 물가는 치솟고 있다.

13일 기준 전국 쌀 일반미 20kg 평균 판매가는 59,835원으로, 1년 전 51,778원보다 8,057원이 올랐다. 다만 당진에서 판매되는 해나루 쌀 20kg 가격은 지역에서 동일한 판매가격을 유지하고 있지만, 농협하나로마트에서만 9월 4일(62,900원) 이후 네 달사이에 4,600원 오른 67,500원에 판매되고 있다.

그러나 밥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채소 가격은 전반적으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시금치 100g 기준 1단 가격은 재래시장에서는 가장 많은 1,500원 올라 4,000원에 판매되고 있었으며, △롯데마트 당진점 2,680원 (200원↑) △농협하나로마트 2,300원 (300원↑)으로 나타났다.

또한 감자는 △롯데마트 당진점 6,980원 (3,000원↑) △농협하나로마트 4,500원 (1,000원↑) △재래시장 2,000원 (동일)이며, 상추는 △롯데마트 당진점 1,380원 (1,000원↑) △농협하나로마트 1,000원 (300원↑) △재래시장 800원 (300원↑)이다. 

그 외에 판매처마다 물가 상승이 다른 품목으로는 양파 △롯데마트 2,290원 (150원↑) △농협하나로마트 3,000원 (100원↑), 양배추 △농협하나로마트 6,500원 (5500원↑), 배추 △농협하나로마트 3,000원 (1500원↑) 이다.

마트 관계자는 “채소는 날씨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만큼 한파가 풀리고 날씨가 좋아지면 채소 가격은 다시 내려가게 될 것”이라면서도 “만약 한파가 설 연휴까지 계속 이어진다면 지금보다 식재료 가격은 더 올라갈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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