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이장 발언대
이영식 대호지면 사성1리 이장

[당진신문=오동연 기자] 도시인에게는 낯선 나라의 호칭쯤으로 여겨지는 이장. 이장이라는 존재는 마을의 행복을 위한 마을경영을 해오고 있는, 작지만 큰 CEO다. 이에 본지는 ‘이장발언대’를 통해 마을의 불편사항을 토로할 수 있는 코너를 마련했다. 


이영식 이장(대호지면 사성1리)
이영식 이장(대호지면 사성1리)

대호지면 사성리의 사는 모래 사(沙)자를 쓴다. 마을이 해안에 위치해 모래사장이 성처럼 둘러싸여 있어 사성리(沙城里)라고 불렀다고 한다.(한국학중앙연구원 -향토문화전자대전)

1955년 사성1리 출생인 이영식 이장은 3년째 이장직을 맡고 있다. 방조제가 생기기 전까지는 대호호에 큰 배가 드나들었었다고. 

이영식 이장은 “옛날엔 큰 배가 들어와 배타고 인천도 가곤 했었다”며 “방조제가 생기기 전, 논이 없던 시절에는 마을 사람들이 굴 양식 등 어업으로 생계를 이어 나갔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방조제가 생긴 후 논이 형성되면서 주민 삶의 질이 높아졌고, 농사짓기 좋은 땅으로 변했다”며 “농로 포장도 다 되고, 간이 양수장 세 곳이 만들어지는 등 물 걱정 없이 물관리도 잘 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민들이 순하고 점잖고, 주민들 간에 다투지 않고 단결이 잘되는 마을”이라며 “사성1리는 살기 좋은 마을”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마을에는 오랫동안 해결되지 않아 온 민원들이 있다.

이영식 이장은 “4~5년전 농공단지를 만든다고 공사를 시작해 2년 정도 산을 파는 등 공사를 하다가 부도가 났는지, 공사가 중단된 곳이 있다”며 “시에서 원상복귀를 하라고 했다는데 아직까지 원상복귀가 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본지 기자가 현장을 직접 찾아보니 공사 전에는 나무가 심어져 있었을 동네 야산은 깎여지고, 출입금지 펜스가 설치돼 있었다. 평화로운 농촌마을 풍경과 어울리지 않는 모습. 문제는 주민에게 피해를 준다는 것이다.

이영식 이장과 함께 공사가 중단된 민원 현장을 찾았다.
이영식 이장과 함께 공사가 중단된 민원 현장을 찾았다.

이영식 이장은 “공사현장에서 나온 흙으로 도랑이 메워져서, 비가 내리면 물이 고였다가 한 번에 마을로 흘러 내려와 주변 밭과 주민이 피해를 입고 있다”며 “비가 오면 겁이나서 흙으로 메워져 버린 도랑이라도 해결해달라고 민원을 넣었지만 해결이 되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사성1리에는 비슷한 문제가 또 있다.

이영식 이장은 “외지 사람들이 산을 사서 간벌을 하면서 소나무 등을 반출해가 민둥산이 된 곳이 있는데, 비가 많이 올 경우 토사가 마을을 덮칠까봐 걱정돼 민원을 넣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역시 해결되지 않고 있다.

이영식 이장은 “시에서는 조치를 하겠다고 담당 공무원이 와서 약속을 하고 갔지만 시간이 지나 담당 공무원은 다른 부서로 갔다”며 “해결이 안돼 자꾸 전화를 하니 새로온 공무원은 잘 모른다고 하고, 해결은 되지 않아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사성1리에는 주민 160여명 74세대가 거주하고 있다. 대부분 농사를 짓는 주민들이 살고 있는 조용하고 평화로운 마을이다. 그러나 이와 같이 오랫동안 해결되지 않은 민원들은 주민들에게 걱정과 근심을 주고 있다. 당진시에서 관심을 갖고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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