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초 박미영 교사, 경상일보 신춘문예 당선
창작 동시 ‘별들이 깜박이는 이유’

“뒤통수에 던지는 아이들의 한마디, 한마디가 모이고 모여서 가을 저녁의 노을을 표현할 수 있었어요”

[당진신문=지나영 기자] 신평면 서정초등학교 박미영(54세) 교사의 동시 ‘별들이 깜박이는 이유’가 경상일보의 신춘문예 동시 부문에 당선됐다. 

동시 ‘별들이 깜박이는 이유’는 박미영 교사가 평소 아이들이 하는 말을 모으고 모아서 저녁 노을을 언어로 그려낸 작품이다.

“어느 날 산책하며 바라본 가을 저녁의 노을은 참 아름다웠어요. 노을을 주제로 시를 쓰고 싶었지만, 노을은 이미 많은 작품에서 어른의 언어로 그려지고 있었죠. 그래서 이번에는 아이들이 하는 말들과 표현력을 이용해 우리 아이들의 시점으로 노을을 그려보게 됐어요”

박미영 교사는 2007년 공무원문예대전에서 수필 ‘섬진강에는 은어가 살까’ 수상 이후 계간문예지 ‘시와 시학’ 신인상을 수상하며 시인으로 본격 등단했다. 

이후 박미영 교사는 △신발論 △해나루 당진별곡 △별의 내력 △당신이 신이다 △꽃사전 등 총 5권의 시집을 펴내며, 꾸준히 창작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언어는 쓰면 쓸수록 빛이 난다는 점에서 아직도 단어를 다듬는 연습을 더 해야 한다는 박미영 교사. 그렇기에 박미영 교사에게 아이들의 말들은 누구도 생각하지 못하는 작품 속 기발하고 순수한 표현이 되고 있다.

“아이들을 가르치며 저는 아이들의 말을 받아쓰기 하고 있어요. 처음에는 듣지 못했던 말, 제대로 못 알아듣고 놓친 말, 일부러 못 들은 척 한 말들... 어느 하나 놓칠 수 없는 아이들의 말들이죠. 그래서 일까요. 이번 신춘문예 당선은 마치 받아쓰기 100점 받은 기분이에요”

그녀에게 선생님이라는 직업은 아이들의 언어를 가장 가까이서 생생하게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이 가장 크다.

특히 이번 동시의 주제인 노을을 기발하고 유쾌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영향력을 끼친 아이들에게 누구보다 고맙다는 박미영 교사. 그러나 박미영 교사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학교에 학생들이 나오지 않아 수상의 기쁨을 함께할 수 없어 아쉬움이 크다. 

“저는 우리 아이들에게 자부심이 되고 싶어요. 먼 훗날 저를 교사로만 기억하기보다, 시를 쓰고 우리의 말 한마디를 작품에 담아내는 선생님으로 남고 싶어요. 그렇기에 저는 선생님이라는 직업에 대한 자긍심을 갖고, 앞으로 아이들에게 자랑스러운 스승으로 남을 수 있도록 아이들의 말을 더욱 귀 기울여 듣고, 작품에 잘 담아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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