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의 농(農)자도 몰랐던 사람...‘고구마 달인’이 되다
농사의 농(農)자도 몰랐던 사람...‘고구마 달인’이 되다
  • 지나영 기자
  • 승인 2021.01.01 14:00
  • 호수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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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강면 지은농원 최용호 대표 “고구마는 넷째 딸 같은 존재”
충남 농어촌발전 대상 수상...3000평에서 12만평으로 확대
최용호 대표 뒤에는 이탈리아에서 구매한 국내에 단 한 대뿐인 심경쟁기가 놓여 있다.
최용호 대표 뒤에는 이탈리아에서 구매한 국내에 단 한 대뿐인 심경쟁기가 놓여 있다.

[당진신문=지나영 기자] 당진시 우강면의 지은농원 최용호 대표가 제28회 충남 농어촌발전 대상을 수상했다. 충남 농어촌발전상은 농어업인 사기와 자긍심 제고를 위해 도입한 상으로, 충남도에서 매년 농어업·농어촌 발전에 기여한 숨은 일꾼을 발굴해 시상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최용호 대표를 만나 고구마 농사와 앞으로의 목표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최용호 대표는 20여년 전 한국 IMF 경제 위기 당시에 사업에 실패하고, 고향인 충남 보령을 떠나 당진에 왔다.

원래 최용호 대표는 농사를 하기 위해 당진에 온 것은 아니었다. 그리고 살면서 한 번도 농사를 지어본 적이 없었고, 농사에 대한 지식이 없었기 때문에 고구마 농사를 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는 최용호 대표.

“아는 사람이 고구마 농사를 먼저 시작했는데, 수익 내는 것을 돕겠다고 나섰다가 제가 맡게 됐어요. 하지만 저는 한 번도 농사를 지어본 적이 없는 농사의 ‘농’자도 모르는 사람이었죠. 그때 당시에 당진에는 고구마 농사를 짓는 곳이 몇 없으니까 전국을 돌아다니며 정보를 얻고, 고구마에 대해 공부했죠. 그렇게 고구마 농사를 지었네요”

최용호 대표는 처음 우강면에서 3000평으로 고구마 농사를 시작했지만 지금은 12만평 규모로 확대 했으며, 현재 당진을 비롯한 서산, 예산, 아산 등 4곳에서 고구마 농사를 짓고 있다. 지은농원은 전국에서 가장 넓은 고구마 재배면적으로 유명하며, 생산된 고구마 5200톤을 서울 가락동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24년간 고구마를 공부하고 재배 방식을 연구한 최용호 대표는 농약과 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직접 만든 천연액비를 사용해 당도가 높고 품질이 우수한 고구마를 생산하고 있다. 그리고 비가 와도 물이 고이지 않고 곧바로 물이 잘 빠지게 만들어 놓은 황토밭에서 잘 키워낸 고구마는 지은농원의 자체 10여개 등급표에 따라 선별되어 납품되고 있다.

특히 12만평의 넓는 면적에서 고구마 수확을 위해서는 기계설비가 꼭 필요하다. 그렇기에 최용호 대표는 올해 초 국내에는 없는 고구마 수확 전용 농기계와 이탈리아산 심경쟁기를 구입해 농촌의 일손 부족 문제를 해소시켰다.

“처음 고구마 농사를 시작하고 많은 실패를 겪었지만, 가족을 생각하면서 고구마에 애착을 갖고 열심히 농사를 즐기며 일한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 저에게 고구마는 넷째 딸이라고 말할만큼 아주 귀하고 소중해요”

누구보다 묵묵히 고구마 농사를 지으며 이제 경제적으로 풍요로워졌을 그에게 딱 하나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다. 바로 가족이다. 

24년간 하루 종일 밭에 나와 고구마 재배를 직접 맡아 하면서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적었다. 그렇기에 최용호 대표는 누구보다 세 자녀에게 미안한 마음이 크다고.

가족을 위해 열심히 농사를 지어온 최용호 대표는 앞으로 세 자녀를 위한 특별한 일을 하고 싶다고 말한다. 아직은 누구에게 말할 수 없는 희망이지만 최용호 대표는 언젠가는 이뤄지기를 바라고 있다.
또한 최용호 대표는 앞으로도 맛 좋고 품질 좋은 고구마를 생산하기 위해 재배 방식을 계속 연구를 하고 있다. 

“저는 맛 좋고 소비자가 만족할 고구마를 재배하기 위해서 차별화된 새로운 방법을 계속 연구하고 있어요. 향후 10년 후에 달라지는 농업 기술이나 환경을 고려한 재배 방식도 생각하고 있고요. 다만 저도 초보 농사꾼이었던 시기가 있던 만큼, 지자체에서 농업이 창출하는 가치를 인정하고 농업에 열심히 하는 분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기를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