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충남행동 논평
석탄화력 수명 끝날 때까지 가동하고 LNG 전환이 과감한 감축?
대통령 2050 탄소중립 선언 무색하게 만든 9차 전기본

[당진신문=기후위기 충남행동]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12월 28일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20~2034, 이하 9차 전기본)을 공고했다. 그러나 이번에 발표된 ‘9차 전기본’은 기후위기에 맞서 급변하고 있는 대내외적 여건과 상황을 무시한 근시안적 땜질 계획에 불과하다.

기후위기 충남행동은 이번 ‘9차 전기본’이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충남의 상황을 무시하고 문제해결의 모든 부담을 후손들에게 떠넘기는 무책임한 계획이라고 규정하며 강력하게 규탄하는 바이다.

우리 충남은 2019년 지역별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1억5115톤으로 전국 1위를 차지했다. 그것도 2위인 전남의 9810만톤보다 무려 65%나 많은 압도적 1위다.

전국 석탄화력발전소의 절반인 30기가 가동되고 있는 데다 온실가스 다량 배출업체인 제철, 석유화학 중심의 산업구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충남은 지난해 업체별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3위를 차지한 동서발전(당진화력)과 5위인 서부발전(태안화력), 6위 중부발전(보령화력), 7위 현대제철, 9위 현대그린파워 등 모두 5개의 사업장이 전국 10위권 내에 들어갔다.

‘9차 전기본’이 확정되기 전부터 정부는 기후변화 대응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석탄발전을 과감하게 감축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그러나 정작 실제 발표된 ‘9차 전기본’의 석탄발전 관련 내용은 ‘과감한’이라는 수식어의 뜻을 의심케 하는 수준의 계획이다.

정부는 이번 ‘9차 전기본’을 통해 2022년까지 석탄화력 6기, 2030년까지 18기, 2034년까지 6기 등 모두 30기를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석탄화력발전소를 모두 설계수명인 30년을 다 채워 가동하겠다는 뜻이다.

더욱이 가동되는 석탄화력을 하루빨리 폐쇄해도 부족한 상황에서 보령화력 3~4호기를 수명연장해 석탄화력발전으로 계속 가동하고 신서천화력을 비롯해 삼척블루파워 1~2호기와 강릉안인 1~2호기, 고성하이 1~2호기 등 7기의 신규 석탄화력발전소를 완공되는 대로 가동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과감한’이라는 수식어를 사용하려면 최소한 설계수명보다 몇 년이라도 앞당겨 폐쇄하거나 매몰비용을 감소하더라도 건설중인 석탄화력발전을 중단해야 한다. 설계수명을 다 채워서 폐쇄하고 일부는 수명연장해 가동하고, 건설중인 석탄화력은 그대로 가동하겠다면서 무슨 ‘과감한’ 감축인가.

따라서 ‘과감하게’ 석탄화력을 감축하겠다는 정부 입장에도 불구하고 석탄화력의 발전량은 당장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2024년까지 늘어나게 된다.

게다가 정부는 수명이 끝나는 석탄화력을 재생에너지가 아닌 LNG발전소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어 과연 기후위기와 온실가스 문제에 대한 해결의지가 있는지 의심케 하고 있다. LNG발전소로 전환해도 여전히 석탄화력발전소의 절반에 가까운 온실가스가 배출된다.

이런 식의 대책을 수립하게 되면 온실가스로 인한 기후위기를 후손에 떠넘기는 것밖에 안 된다.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대통령의 전향적 선언이 무색하기만 하다. 지금의 정부 정책으로는 2050년 탄소중립은 어림도 없다.

정부는 후대에 부담을 떠넘기는 무책임한 전력정책을 중단하고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석탄화력 조기폐쇄와 재생에너지 확대를 중심으로 한 에너지전환을 추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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