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창단, 20주년 앞 둔 아리랑봉사단
신태성 단장“봉사를 통해 힘을 얻고 건강도 되찾아”

[당진신문=지나영 기자] 우리는 남을 칭찬하는 일에 인색하고 타이밍을 놓쳐버리기 일쑤다. 하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입 간지러워 참을 수 없는 착한 당진 사람들의 선행이 보인다. 내 고장 당진에 살고 있는 좋은 분들을 알게 된 이상 지나칠 수 없다. 이에 본지는 입 간지러워 참을 수 없는 착한 당진 사람들의 선행을 칭찬해보는 칭찬릴레이를 진행한다. 

아리랑봉사단 단원들은 각자가 배우고 익힌 민요, 장구, 전통무용으로 지역내 경로당, 요양원, 노인대학에 모인 어르신들 앞에서 신명나는 공연을 펼친다. 공연이 펼쳐지는 동안 어르신들은 함께 노래 부르고 춤을 추며 흥겨운 시간을 보낸다. 공연을 하는 단원들도 어르신들과 함께 어울리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어르신과 단원들은 금새 웃음이 가득하다.

지역 어르신들에게 신명나는 민요 공연 봉사를 하고 있는 사회봉사단체 아리랑봉사단이 창단 20주년을 앞두고 있다. 

20여년간 어르신을 만나서 공연을 펼치는 아리랑봉사단은 오랜 세월만큼이나 단원들의 나이도 많다. 신태성 단장의 나이는 85세, 단원들의 연령대는 주로 70대와 80대이며 막내는 40대다. 원래 농사를 짓던 신태성 단장은 그의 나이 60세가 되던 해에 3개월의 시한부 삶을 선고 받았다. 

“시한부의 삶을 선고 받고, 살기 위해 해볼 수 있는 모든 것은 다 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기적적으로 병이 더 악화되지 않고 내게 시간이 더 주어졌을 때, 인생의 마지막 무언가를 배워보고 싶었어요. 평소 국악에 관심있고 농사를 하면서 민요를 부르던게 생각났죠. 그래서 지금의 채운동 한성아파트 뒷 편에 국악을 배울 수 있는 회관이 있어서 배우러 다니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배우기 시작한 민요는 그에게 삶의 활력소가 됐고, 이웃과 함께 나눌 수 있는 재능이 됐다. 민요를 배운 신태성 단장은 합덕 신촌리 마을회관에서 민요 수업을 진행했고, 그의 민요 수업을 들은 마을회관 주민들의 실력은 점차 향상됐다. 그리고 민요를 익힌 주민들과 재능봉사를 하기로 결심한 신태성 단장.

“제게 수업을 들은 주민들의 실력이 좋아져서, 함께 이웃을 위한 공연을 펼쳐보자고 얘기하니까 하나둘씩 단원이 모아졌어요. 2001년 민요봉사단이 만들어졌고, 초창기 멤버는 약 40여명이었어요. 제게 민요를 배운 주민들도 나이대가 저랑 비슷한 나이대였죠. 이제 단원 모두 나이가 들었고, 세상을 뜬 단원도 있어서 지금은 14명이 봉사를 다니고 있어요”

이제는 연세가 지긋한 어르신들이 된 아리랑봉사단 단원들은 이제 비슷한 나이의 어르신을 찾아가 흥겨운 민요 공연을 펼치고 있다.

아리랑봉사단의 공연이 펼쳐지면 어르신들은 흥겨워서 덩실덩실 춤을 추기도 하고, 단원이 부르는 노래의 가사를 듣고 우시는 분들도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신태성 단장은 공연을 통해 심신이 불편하거나 외로워하는 어르신들에게 잠시나마 즐거움을 줄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보람이라고.

“아리랑봉사단으로 활동하며 민요경창대회와 보건복지부장관 표창 등을 수상하면서 정말 기분이 좋았죠. 때로는 몇몇 분들이 저희를 때리거나 달려들어 아찔했던 사건들도 있었지만요. 나이가 들면서 저도 예전만큼의 체력이 아니라서 많이 아쉬운데, 그래도 막상 공연을 하러 가면 친구들과 어울리는 듯이 신나게 놀 듯이 민요를 부르고 장구를 치고 와요”

한편 코로나19로 올해에는 민요 공연 봉사를 할 수 없었던 아리랑봉사단은 하루 빨리 지역 어르신을 만나 다시 신나고 즐거운 민요 공연을 펼치기를 희망한다.

“봉사라는게 내가 가진 것을 이웃과 나누는 것이잖아요. 저는 봉사를 통해 힘을 얻고 건강을 되찾은 것 같아요. 그렇기에 제 남은 인생에 가능하다면 민요 봉사를 계속하고 싶어요. 한가지 더 바란다면 우리 봉사단에 젊은 분들이 많이 들어와서, 아리랑봉사단이 오랫동안 지역에서 이웃과 재능을 나누는 사회봉사단체로 계속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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