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 동부 잔여가구 선착순에 길게 줄...진풍경에 업계도 입장 나뉘어
“시장 망친다...실입주자들만 피해” vs “인근 동반 상승...발전 기회”

지난 4일 당진 동부 센트레빌 르네블루 앞 늦은 저녁에도 잔여세대 선착순 분양을 위해 줄 서있던 수요자들.
지난 4일 당진 동부 센트레빌 르네블루 앞 늦은 저녁에도 잔여세대 선착순 분양을 위해 줄 서있던 수요자들.

줍줍: ‘줍고 줍는다’를 줄여 부르는 말로, 부동산 시장에서 청약통장이 필요없는 무순위 청약을 통해 미분양 아파트를 사들이는 현상을 일컫는 말.

[당진신문=지나영 기자] 외지 투자자들이 당진에 전매제한이 없는 분양 시장에 눈을 돌리면서, 당진 부동산 시장이 과열되는 양상이다. 부동산 업계도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지난 4일 수청동의 동부 센트레빌 르네블루 모델하우스 앞에는 오후부터 길게 줄을 선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이들은 5일과 6일 이틀에 걸쳐 진행되는 아파트 잔여가구 선착순 계약 소식을 듣고 몰려든 이른바 ‘줍줍’ 수요자들이었다.

온라인 카페에는 일당 25만원에 ‘밤샘줄서기’ 아르바이트를 모집한다는 글이 올라왔고, 분양대행사에서는 대기줄이 길어지자 번호표를 지급했다.

그러나 외지에서 온 사람들과 다닥다닥 붙어 줄을 서고 있다는 점에서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우려하는 시선도 적지 않았다. 민원 신고를 접수한 당진시 토지관리과 관계자들은 이날 저녁 11시경에 계도 목적으로 모델하우스를 찾았고, 그제서야 대기 하고 있는 사람들은 해산됐다. 

부동산 관계자는 “줍줍을 하기 위해 밤새 줄을 서는 것은 당진에서는 볼 수 없었던 현상”이라면서도 “지금 부동산의 뜨거운 열기가 향후 입주 시기에도 이어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서 “프리미엄(피) 붙은 가격 그대로 입주 이후에도 안정화 된다면, 인근 아파트는 물론 당진 부동산 시장에 분명 영향은 있을 것”이라면서도 “만약 올려진 금액을 내고 입주하는 사람이 있지 않고 장이 마감되면 결국 투자자만 남고, 가격 형성 유지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프리미엄 형성, 실입주자 피해 우려
반면 투자 가치 재평가 기회 의견도

지난 6월 정부가 6.17 부동산 정책을 발표하면서 인근 지역의 풍선효과로 당진에는 외지 투자자들이 미분양 물량을 싹쓸이 했다. 그러나 당시에는 신축 아파트에 프리미엄이 형성되거나 당진 아파트 매매가 상승 효과는 없었던 상황. 그러나 부동산 관계자들에 따르면 전매제한이 없는 동부 센트레빌에 분양을 받기 위해 실입주자는 물론 임시 중개시설물(일명 떳다방)과 외지 투자자들이 대거 몰렸다. 

부동산 관계자는 “문제는 투자자들과 떳다방이 분양 받은 매물에 프리미엄 형성 작업을 하면서 금액을 올린다는 것이다”라며 “입주 시점에 실입주자들은 올려진 금액으로 매물을 매매하게 되지만, 만약 금액 유지가 되지 않을 경우에 실입주자들은 매매가를 그대로 돌려받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부동산 업계에서는 “외지 투자자들이 부동산 시장을 교란시키는 행위”라는 부정적인 입장이 나오는 반면 “그래도 당진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이 분위기를 이끌어야 한다”는 입장도 나오고 있다.

부동산 관계자는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관계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정작 프리미엄을 올리는 작업을 하는 투자자들은 2년 후 아파트에 입주하지 않고, 나중에 실입주자들이 높아진 프리미엄을 다 지불하고 고스란히 떠 안고 가는 것”이라며 “전매 시장을 외지 투자자들이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다보니 입주시점에서 어떤 부작용이 나올지 예상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 부동산 관계자들은 ‘당진이 부동산 청정거래 지역이라면 과연 당진이 발전할 수 있겠느냐’면서 ‘정말 법적 문제가 있는 거래만 아니라면 받아들여야 하지 않겠냐’는 의견도 나오는 상황”이라며 “지금 당진 부동산은 걱정반 기대반을 안고 분위기가 흘러가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수청지구내 부동산 투자에 열기가 높아지면서 인근 아파트 매매가 상승도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부동산 관계자는 “수청한라비발디아파트의 물량을 소유한 투자자들은 향후 수청1,2지구내 아파트 입주시기를 기다리는 것으로 알려진다”며 “2년 후 수청지구 아파트 입주시점에도 지금처럼 오른 금액으로 유지되면 동반 상승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에 부동산 관계자들은 투자자가 당진에 오더라도 구축 아파트 매매가 상승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 감정원의 자료에 따르면 당진 부동산의 매매가는 충남도 지역 중에서 유일하게 19주 연속 하락세가 계속 되고 있다. 당진은 7.10 후속 대책이 발표되고 7월 4주 (7월27일 기준) 0.07% 소폭 하락한 88.3%를 시작으로, 19주 연속 매매가는 총 1.68% 하락했다.

부동산 관계자는 “현재 수청지구로 주택개발이 이뤄지고, 지금의 분위기가 계속 유지되고 프리미엄 가격이 지켜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2년의 기간 동안 인구 유입 요소가 생겨야 할 것”이라며 “앞으로 당진에 어떤 일이 발생할지 모른다는 점에서 지금 당장 실입주자들이 피해를 입을 것이다, 아니다는 판단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많은 사람들이 지금 부동산 분위기에 우려를 나타내기도, 기대하기도 하겠지만 어떻게 된다는 정답은 없다. 관망의 자세로 지켜보는 것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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