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고대농협 퇴직 김응숙 전 상무
이웃에 지식과 마음 나누는 인생 꿈꿔 

[당진신문=지나영 기자] 우리는 남을 칭찬하는 일에 인색하고 타이밍을 놓쳐버리기 일쑤다. 하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입 간지러워 참을 수 없는 착한 당진 사람들의 선행이 보인다. 내 고장 당진에 살고 있는 좋은 분들을 알게 된 이상 지나칠 수 없다. 이에 본지는 입 간지러워 참을 수 없는 착한 당진 사람들의 선행을 칭찬해보는 칭찬릴레이를 진행한다. 

지난 35년간 고대농협에서 근무했던 김응숙(62세) 전 상무가 꽃차 소믈리에, 커피 바리스타, 삼선산 시민정원사, 실버놀이지도사 등의 다양한 분야의 자격증을 취득하고 있다. 바쁜 하루를 보내는 이유는 오직 하나, 이웃들과 지식을 함께 공유하고 싶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만난 김응숙 전 상무에게 기자는 퇴임 후 근황을 물었다. “무언가를 열심히 배우고, 이웃과 지식을 나누기 위한 인생을 준비하고 있어요”라고 답하는 그녀의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로 가득했다.

1984년 고대농협에 입사한 김응숙 전 상무는 조합원을 위한 문화복지사업을 담당했다. 사회복지 분야에 관심이 있었던 그녀는 지역의 어르신, 여성,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일이 즐거웠다.

“35년간 지역 주민의 문화복지 개선을 위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진행하면서 항상 즐거웠고 어려웠던 적은 없었어요. 좋은 동료들을 만나 함께했고, 농협 중앙회로부터 사업비 5천만원을 받아 여러 프로그램을 마음껏 진행 할 수 있었죠. 특히 프로그램이 끝나고 주민들이 저에게 즐거웠다고, 고맙다는 말씀을 해주시니까 더 열심히 일한 것 같아요”

무엇보다 김응숙 전 상무는 프로그램을 통해 주민에게 필요한 정보를 알리고 전하고 싶었다. 그렇게 진행했던 많은 프로그램 중에서 남성 독거어르신을 위한 요리교실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는 김응숙 전 상무.

남성 어르신은 요리에 익숙하지 않아 식사를 제때 챙겨 먹는 것을 귀찮게 여기고, 늦게서야 대충 먹는 경우가 많다고. 그래서 김응숙 전 상무는 남성 어르신 혼자서 간단하지만 영양가 있는 요리를 직접 할 수 있도록 실버맨요리교실 프로그램을 진행했었다. 

“나중에 어르신이 배운 요리를 집에서 해봤다고 말씀하시는데 프로그램을 진행하길 잘했다 싶었죠. 비록 일로 통해서 주민에게 지식과 정보를 알려줬지만, 정말 뿌듯했어요. 그래서 퇴직 후에 어떤 삶을 살지 고민했을 때 이웃들에게 내가 아는 지식을 나누는 인생을 결정했죠. 일을 하면서 여러 분야의 정보를 이웃에게 나누는 일은 가치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에요”

올해 1월 고대농협을 퇴임한 김응숙 전 상무는 버킷리스트를 세웠고, 곧바로 배울 수 있는 수업에 참여했다. 
꽃차 소믈리에 자격증을 취득하고, 삼선산 시민정원사 양성과정에 참석하며 자연을 가까이하는 방법과 지식을 익혔다. 그리고 실버놀이지도사와 커피바리스타 등의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쌓으며 이웃과 함께하기 위한 버킷리스트 실천을 준비하고 있다.

“회사에서 했던 일은 나의 일이었고, 조합원과 주민을 위해 해야만 했던 문화복지 사업이었죠. 그러나 퇴직 후에는 시간의 여유가 생기면서 오롯이 나를 위한 인생을 살아가고 있어요. 공부도 하고 취미생활도 하고, 그러다 남을 위해 봉사도 하면서 내 남은 인생을 자신 있고 당당하게 살아보고 싶어요.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보람된 인생이 되겠죠”

퇴직은 인생의 새로운 시작이라고 말하는 김응숙 전 상무는 앞으로 취득한 자격증과 배운 것들을 활용한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고 희망했다. 특히 환경과 자연에도 관심 있는 그녀는 많은 이웃에게 자연을 지켜내기 위한 실천 습관도 알려주고 싶다고. 

“돈은 먹고 사는 정도만 있으면 되는거 아닐까요. 배우고 나누는 삶은 어느 무엇보다 저 스스로를 행복하고 즐겁게 하는 것 같아요. 퇴직 후에도 이웃을 위해 내가 무엇인가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사실에 자부심을 갖게 됐고요. 무의미한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남에게 유익하게 베풀며 최고의 인생을 살아볼래요”

저작권자 © 당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