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우리동네 이장 발언대 - 차경렬 적서리 이장

[당진신문=오동연 기자] 도시인에게는 낯선 나라의 호칭쯤으로 여겨지는 이장. 이장이라는 존재는 마을의 행복을 위한 마을경영을 해오고 있는, 작지만 큰 CEO다. 이에 본지는 ‘이장발언대’를 통해 마을의 불편사항을 토로할 수 있는 코너를 마련했다. 

1954년 대호지면 적서리 출생인 차경렬 적서리 이장은 농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주민들 또한 쌀과 고구마 농사를 주로 하고 있다. 

‘적서리’라는 마을 이름의 뜻을 물으니 차경렬 이장은 “적자는 ‘붉을 적(赤)’, 서는 ‘쥐 서(鼠)’로 직접 본 적은 없으나 옛 어르신들이 말씀하시길 옛날에는 마을에 붉은 쥐가 많았다고 한다”고 말했다. 

적서리 마을 명칭에는 그외 몇 가지 이야기가 전해온다. 적서리 흙의 색이 유난히 붉고 적서리 지형이 쥐가 밭으로 내려오는 형국이라 적서리가 됐다는 말도 있다. 또한 고양이 바위가 있어 쥐가 들에 내려오지 못했다던가 등등. 어쨌든 마을 이름에 ‘쥐 서’자가 들어가는 만큼 마을 이름의 유래와 관련해서 내려오는 이야기에는 쥐 이야기가 꼭 들어가는 셈이다.

요즘 대호지면은 태양광발전사업을 놓고 주민간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차경렬 이장은 “마을 주민들 사이에서도 태양광사업에 대한 찬반 결정이 안됐다”며 “12월말 주민 총회에서 결정이 될 듯하다”고 밝혔다. 또한 “찬반 어느 한쪽 편을 들 수 없어 이장으로서 입장이 난처하다”며 “태양광발전 문제는 주민 의견을 물어 심사숙고 해야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을의 민원과 건의 사항으로, 차경렬 이장은 “상수도 공사후 도로 재포장이 안돼 위험한 곳이 있다”면서 “시에서 조치를 취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도로 주변에 가로수가 부족하고 관리도 잘 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마을을 지나는 647번 지방도에는 대형 트럭이 쌩쌩 달려서, 과속 카메라 설치를 건의했으나 답변이 없다”고 토로했다.

적서리에는 대호호와 인접해있어 타 지역에서 찾아오는 낚시객들이 버리고 가는 쓰레기로 몸살을 겪기도 한다.
차경렬 이장은 “대호대교 밑 쉼터에는 낚시꾼들이 몰려들지만, 화장실 문제와 식수가 안들어오는 문제가 있다”며 “적서리에서는 대호대교 밑 쉼터를 농어촌공사 측과 1년마다 계약해 소정의 사용료를 내고, 마을 주민들이 사용하고 있지만, 당진시나 농어촌공사에서 적극적으로 시설을 설치하는 것도 아니고, 시에서 신경을 좀 써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대호대교 인근 방구바위.
대호대교 인근 방구바위.

인터뷰를 진행한 적서리 마을회관 다목적실 벽에는 ‘마을 발전과제’, ‘대표자원 활용방안’, ‘테마와 비전’ 등 손으로 씌여진 내용이 눈길을 끌었다. 이에 대해 묻자 차경렬 이장은 “마을활성화사업 회의에서 주민들의 의견들을 적어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중 ‘역사·문화’란에 쓰여진 ‘방구바위’, ‘호랑이 이야기’ 등이 눈길을 끌어 무엇인지 물었다.

‘뿡’하는 방구를 생각하고 방구바위를 상상한 기자의 생각과 달리, 차경렬 이장은 “대호대교 인근에 있는 ‘방구바위’는 백제시대때 바위에 숨어 왜구를 방어했었다는 얘기가 전해져 온다”고 설명했다. 

호랑이 이야기에 대해서는 “탄신제를 지낼 무렵에 문원사(적서리에 있는 영당) 나무 밑에 호랑이가 와서 울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온다”고 설명했다.

차경렬 이장은 “적서리는 문화시설이 부족하고 마을회관도 오래됐다”면서도 “적서리는 공장 하나 없는 청정지역이고, 인심도 좋고 공기도 맑은 마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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