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릴레이 59] 벽을 허물고 장애아동을 품다
[칭찬릴레이 59] 벽을 허물고 장애아동을 품다
  • 지나영 기자
  • 승인 2020.11.21 11:00
  • 호수 1334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장애인활동지원사 최옥선 씨
세상에 대한 감사함과 순수함을 배울 수 있었던 시간
“장애와 비장애의 벽을 허무는데 앞장서고 싶어요”

[당진신문=지나영 기자] 우리는 남을 칭찬하는 일에 인색하고 타이밍을 놓쳐버리기 일쑤다. 하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입 간지러워 참을 수 없는 착한 당진 사람들의 선행이 보인다. 내 고장 당진에 살고 있는 좋은 분들을 알게 된 이상 지나칠 수 없다. 이에 본지는 입 간지러워 참을 수 없는 착한 당진 사람들의 선행을 칭찬해보는 칭찬릴레이를 진행한다. 

장애인활동지원사로 근무하는 최옥선 씨(사진 오른쪽)와 그녀의 남편 안성광 씨, 그리고 네명의 자녀 정현, 서연, 지환, 지훈이
장애인활동지원사로 근무하는 최옥선 씨(사진 오른쪽)와 그녀의 남편 안성광 씨, 그리고 네명의 자녀 정현, 서연, 지환, 지훈이

장애인활동지원사로 근무하는 최옥선(44세) 씨가 맡고 있는 장애아동은 3명. 그녀의 일은 장애아동의 학교와 센터 일정에 맞춰 데려다주며 돌봄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이에 그치지 않고 3년째 장애아동들을 집으로 초대해 그녀의 아이들과 놀이를 하고, 미용도 직접 해주며 살뜰히 챙겨주고 있다. 

그녀가 맡고 있는 장애아동들은 학교 하원 이후에 각자의 일정에 맞춰 시설에 가고 있다. 그러나 때로는 혼자 있어야 하는 시간이 생기거나 부모님의 사정으로 늦은 시간까지 집에서 혼자 있어야 하는 경우가 있다고. 

그럴 때마다 그녀는 장애아동을 그녀의 집으로 데려와 가족과 함께 돌봐준다. 그녀의 남편 안성광 씨는 듬직한 안전 지킴이 역할을, 네 명의 자녀 정현, 서연, 지환, 지훈이는 장애아동과 함께 어울려 놀이하며 사회성을 길러주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장애아동들은 집에서 혼자 있으면 티비와 핸드폰만 보며 시간을 보내고, 밥도 제대로 챙겨먹지 못해요. 그래서 나이도 비슷한 우리 아이들하고 놀고, 간식도 같이 먹으며 시간을 보내면 좋겠다 싶어서 집으로 데려왔어요. 장애아동 A군은 집안 사정상 제가 하룻밤씩 데리고 있어야 하는 경우도 생겨요. 그렇다고 불편하고 힘든일은 없어요. 우리 아이들과 똑같은 아이니까요. 그리고 제가 아이들을 집에 자주 데리고 오니까 우리 애들은 비장애인 친구처럼 편하게 어울리더라고요”

장애아동들은 모방 행동을 한다는 점에서 최옥선 씨는 장애아동이 비장애 아이들과 어울려 자연스러운 놀이를 한다면 사회성을 기르는데 좋을 거라고 판단했다. 

처음 그녀의 집으로 온 장애아동들은 낯가림도 있었고, 몸으로 불안감을 드러내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녀의 자녀들이 관심을 갖고 자주 만나 함께 놀면서 장애아동들은 그녀의 가족들과도 잘 어울리게 됐다. 이제는 장애아동들이 선물을 하겠다고 소중한 물건을 갖고 올 정도라고.

“저희 집에 처음 왔을 때에는 낯설어하던 아이들이 지금은 먼저 제 자녀들을 찾고, 소중한 물건을 챙겨와서는 우리 아이들에게 주고 싶다고 해요. 그리고 남편과 아이들은 장애인이 우리와 틀린게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이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고 진심으로 대해줬고요. 서로가 서로를 받아들여줘서 너무 감사했어요. 먼저 장애인활동지원사로 일하던 언니가 이 일을 하고 ‘세상이 달라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했죠. 이제 제가 그 말을 충분히 이해 할 수 있어요. 저는 장애아동과 시간을 함께하며 세상에 대한 감사함과 아이들의 순수함을 배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장애인활동지원사로 일하며 장애아동을 가장 가까이 만나던 최옥선 씨는 그녀가 할 수 있는 능력으로 또 다른 도움을 주고 싶었다. 그래서 오래전에 배웠던 미용 기술로 당진지역자활센터에서 미용 봉사를 펼치며 많은 장애아동을 만나고 있다.

장애인을 만나 미용을 해주며 이야기도 나누고 시간을 함께하며 지금 행복하고 즐거운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는 최옥선 씨는 미용 봉사를 통해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꼈고 긍정의 힘을 더욱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때로는 사람들의 차갑고 따가운 시선에는 마음이 약해질 때가 있다고 털어놓는다.

“장애 아동과 산책을 나가면 떼를 쓰고 소리를 지르는 때가 있어요. 저는 아이들 성향을 아니까 이해하지만, 다른 분들은 속사정을 모르잖아요. 그러니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문득 ‘이 아이의 부모님은 오랫동안 세상의 차가운 시선을 받으며 얼마나 힘들었을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렇기에 그녀는 앞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벽을 허무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희망한다. 그리고 그녀의 네 명의 자녀들도 사회의 편견을 깨우치는데 앞장서고 싶다고 한 목소리로 말한다. 

“그 친구들은 저희와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이 다를 뿐이지 우리와 같이 학교에 다니고 사회에 나가잖아요. 처음 그 친구들을 만났을 때 장애라는 생각을 하지 않고, 동등한 위치로 보고 만난 것 같아요. 선입견 없이 함께 어울리니까 저의 진짜 친구가 됐죠. 서로 챙기는 마음을 오랫동안 간직하고, 엄마와 함께 장애와 비장애의 벽을 허무는데 앞장서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