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지식 없이 물에 들어가는 사람들
평택해경 “알려지지 않은 수난사고 많아”
[당진신문=지나영 기자] 석문방조제에서 최근 잇따른 수난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해루질과 바지락을 캐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석문방조제를 찾고 있지만, 안전 지식 없이 바다에 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석문방조제에서 해루질을 하던 40대 남성이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평택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전에 석문방조제 22번과 23번 사이에서 해루질을 하던 40대 남성 A씨(아산시)는 밀물에 휩쓸리며 수난 사고를 당했다.
사고 발생 지점 인근에서 낚시를 하던 관광객들은 A씨가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모습을 보고 평택해양경찰서에 신고했다. 오전 10시 38분경 신고 접수 받은 평택해양경찰서는 즉시 출동했으나 A씨를 발견하지 못했다.
이에 14일부터 4일간 평택해양경찰서와 당진소방서, 수중수색팀 17명, 해안가 수색팀 195명과 각종 항선 59선, 헬기 2대의 장비를 동원해 해상 및 육상 수색작업을 진행했고 17일 오후 12시 32분경 실종 장소에서 100m 떨어진 해상 부근에서 A씨의 시신이 발견됐다.
지난 16일에도 석문방조제에서 수난 사고가 발생했다. 당진소방서에 따르면 가슴까지 물이 차오르던 상황에서 해루질을 하고 있었던 B씨는 물이 빠르게 차오르면서 미처 밖으로 빠져나오지 못했다. 인근에서 실종자 A씨를 수색하던 소방대원이 B씨를 발견해 안전하게 구조했다.
시민 안전 의식이 우선 되야
최근 해루질이 입소문이 나고 바지락 생산량도 늘어나며 많은 방문객이 석문방조제를 찾고 있다. 그러나 해루질을 하다가 물에 빠지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인근 어민들은 “이미 예견됐던 일”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가곡리 이상만 어촌계장은 “물 때를 모르고, 혹은 물이 다 빠지지도 않았는데 장화만 신고 바다에 들어가는 관광객이 많았다”며 “그런 사람들을 볼 때마다 마음이 조마조마했고 걱정도 많이 됐었다”고 말했다.
평택해경 관계자도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생각보다 방조제에서 수난사고는 의외로 많이 발생하고 있다”며 “보통 해루질을 자주 하신 분이나 인근 주민들은 물 때를 아니까 제때 물 밖으로 나오는데, 처음 해루질을 하거나 물이 들어오는 속도를 모르는 분들은 수난사고를 겪게 된다”고 말했다.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자 어민들은 더 이상의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양경찰이 순찰을 더욱 강화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석문방조제를 관할하는 평택해양경찰서는 순찰을 자주 나가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평택해경의 다른 관계자는 “순찰은 주기적으로 하고 있지만, 평택해양경찰이 다른 곳도 순찰을 해야 하고 인력도 한정적이어서 석문 방조제만 집중 순찰할 수 없다. 순찰을 나가면 물이 빠지지 않았는데 들어갔거나 혹은 위험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물에서 나가라거나 주의하라는 권고만 내리고 있다”면서 “이렇듯 인력 한계와 사고가 계속 발생되는 상황에서 무엇보다 시민들의 안전 의식이 높아지는게 가장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서해안 갯벌 관련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이유로는 서해안의 경우 조수간만의 차가 심할 뿐만 아니라 갯벌이 완만하고 넓게 펼쳐져 있다. 이 때문에 물때를 놓치면 대피하기 어렵기 때문에 안전한 해루질을 위해서는 밀물과 썰물 시간을 미리 파악해야 한다.
그리고 구명조끼 및 안전 장구를 꼭 착용한 뒤 활동해야 하며, 방수팩에 핸드폰을 넣어 가는 것도 중요하다. 안개가 낄 때나 야간에는 활동을 자제하고 만일의 사고를 대비하기 위해 2명 이상 함께 움직이는 것이 좋다.
평택해경 관계자는 “시민들은 해루질을 하고 물에서 노는 시간이 즐거워서 나오는 시간을 잊는 경우가 많은데, 물이 얼마나 빨리 들어오는지 잘 모르는 분들도 많다”며 “방조제를 찾는 관광객이 물이 차고 빠지는 시간 등의 지식을 갖고 안전 수칙 등을 잘 지킨다면, 사고 발생은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