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철폐”...현대제철 비정규직지회 집회
페이스쉴드 마스크 착용 등 준수...큰 충돌 없이 마무리
[당진신문=오동연 기자] 금속노동조합 현대제철 비정규직지회(회장 이강근, 이하 비정규직지회)는 19일 오후 2시경부터 현대제철 당진공장 고로지구(현대제철 정문)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주변 일부 도로구간은 집회로 인해 경찰이 통제했다.
이날 집회에는 비정규직지회 노동자 2,500여명(주최측 추산)이 참석해 “비정규직 철폐” 등 구호를 외쳤으며, 큰 충돌 없이 집회가 마무리됐다.
비정규직지회 관계자는 “집회 참가자들은 주로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 근무하는 협력업체 직원들”이라면서 “인권위원회가 비정규직 차별을 없애라는 지시를 했음에도 3년 동안 변한 것이 없다”고 전했다.
또한 “오늘 집회에서 차별 철폐, 정규직 전환 요구와 항의 서한을 현대제철 측에 전달했다”고 전했다.
비정규직지회 임원진은 집회 중 비정규직 지회 노동자들의 갈채 속에 현대제철 입구로 향하며 ‘차별시정 역행하는 현대제철 규탄 항의 서한’을 전달했다.
이날 집회는 코로나19 전파 우려에 따라 도로에 앉은 참가자들은 1미터씩 거리를 두고 집회를 진행했으며, 집회 현장에 출입하기전 출입명부 작성, 손소독을 거치고 주최측이 사전에 준비한 페이스쉴드(얼굴 전체를 덮는 형태)와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 등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려는 모습을 보였다.
이강근 비정규직 지회장은 “방역수칙을 준수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면서 “대부분의 집회참가자는 당진지역에서 기존에 출퇴근하며 일해 온 노동자들이며 타지역 참가자는 소수”라고 전했다.
또한 “정규직과의 차별이 없이 비정규직 노동자도 안전하고 안정적 일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보통 장시간 진행되는 일반적인 노조 집회와 달리, 이날 집회는 비교적 짧은 시간동안만 진행되고 마무리됐다. 오후 2시부터 집회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후 3시 30분경 집회가 종료되고 해산됐으며, 집회참가자와 배치된 경찰 간의 마찰이나 충돌은 눈에 띄지 않았다.
한편 현대제철 관계자는 “협력사 직원 임금, 근로조건, 복지후생에 대해서 현대제철은 처분권한이 없고, 협력사 고유의 인사노무 권한”이라며 “현대제철은 협력사에게 적정 도급비가 지급되도록 노력하고 있으며 기타 복지후생 부분도 개선을 완료했거나 개선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터뷰] 이강근 금속노동조합 현대제철 비정규직지회장
▶19일 대규모 집회를 갖게 된 이유는?
임금교섭이 있는 해이고, 5월 15일부터 교섭요구안을 발송하고 교섭요구를 했으나 7월 25일 결렬됐다. 우리의 요구에 대해 사측은 제시안을 한번도 안 냈다. 10월 16일 교섭을 재개하고 이후 실무교섭 등을 진행했지만 여전히 사측은 아무 제시안이 없다.
(* 7월 24일 11차 교섭파행, 8월 5일 쟁의조정 중지결정, 8월 12일 쟁의행위 찬반투표 가결, 9월 15일 지회 쟁의대책위원회 전환, 10월 16일 12차 2020년 임금교섭 진행)
▶노조측의 요구안은 무엇인가? 파업도 한다고 들었다. 비정규직 노동자수는?
정규직과의 차별문제 해소와 임금요구안(기본급 월 12만원 인상) 등을 내용으로 한다. 동일한 공간에서 동일한 업무를 함에도 정규직의 지휘를 받아 일하는 비정규직은 자녀교육비, 의료지원비 등에서 차별을 받고 있고 주택자금대출의 경우는 해당사항이 없다.
차량출입의 경우 정규직은 상시출입이 가능하지만 비정규직은 교대조만 정해진 시간에 출입이 가능하다. 요즘 코로나19 우려로 인해 노동자들이 버스 이용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정규직은 버스를 안타고 승용차를 이용해 출퇴근할 경우 사무실 앞까지 바로 갈 수 있어 편리하지만, 비정규직은 승용차를 이용시 입구 주차장에서 내려서 근무지까지 도보로 이동해야 한다.
파업은 18일 오후 11시부터 20일 오전 7시까지 32시간 조별로 8시간씩이다. 비정규직지회 조합원은 3,700여명이다. 이번 집회는 현대제철 당진공장 관련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것으로 외부인사는 금속노조 측 인사 소수가 참여했다.
▶코로나19 우려 여론도 있었는데?
코로나19가 우려되는 건 사실이다. 우리들은 코로나가 무섭지 않겠는가. 당진시와 보건소, 경찰서와 수차례 회의를 했다. 8개 권역으로 분리해 집회를 하고, 권역별로 출입 명부작성과 거리두기, 손소독제, 개별 화장실 등을 배치하고, 페이스쉴드(얼굴 전체를 가리는 방식)와 마스크까지 착용하도록 했다. 집회 중 마스크를 벗는 일이 없도록 흡연도 금지했다. 방역 수칙을 준수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했다.
흔히 생각하시는 광화문 집회와는 다르다. 전국 각지 노동자가 집회에 참석하는 것이 아니다. 대부분의 집회 참가자가 당진지역에서 기존에 출퇴근하며 일해온 노동자들이다. 타지역에서 오는 참가자는 금속노조측 인원 몇 명일 뿐이다. 집회도 장시간이 아닌, 단시간으로 했다.
노동자들이 왜 코로나 우려에도 불구하고 위험을 감수하고 집회를 나오는가를 생각해주시길 바란다. 배를 불리기 위한 집회가 아닌 살기위한 몸부림이다. 언론에서 노동자의 입장을 대변하는 보도는 거의 없는 것 같다. 아이들 간에도 놀이터에서 “너희 아빠 협력이야 직영이야?”라고 묻는 세상이다. 아이들에게 좋은 세상을 만들어 줘야 하지 않겠나.
비정규직 노동자에게도 안전하고 안정적 일자리가 됐으면 한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별이 없길 바란다.
[집회현장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