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동네 문제점 해결 위해 시작한 모임들
“함께 잘 살아보기가 목표...좋은 것은 함께 나눌 것”

[당진신문=지나영 기자] 우리는 남을 칭찬하는 일에 인색하고 타이밍을 놓쳐버리기 일쑤다. 하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입 간지러워 참을 수 없는 착한 당진 사람들의 선행이 보인다. 내 고장 당진에 살고 있는 좋은 분들을 알게 된 이상 지나칠 수 없다. 이에 본지는 입 간지러워 참을 수 없는 착한 당진 사람들의 선행을 칭찬해보는 칭찬릴레이를 진행한다. 

“남은 인생은 당진에서 지낼 생각으로 왔고, 내가 평생 살아야 할 곳이니까 좋지 않은 것은 바꾸고 싶었어요. 그런데 이제 저는 우리가 함께 살기 좋은 곳을 만들기 위해 활동하고 있죠”

당진을 제2의 고향으로 삼은 소은희(57세) 씨는 지난 2011년 서울에서 당진으로 왔다. 남편의 직장 이전으로 오게 됐지만, 앞으로 평생 당진에서 살 생각으로 왔다는 그녀의 눈에 동네의 문제점들이 보였다.

“평생 살겠다고 결심하고 왔는데, 고쳐야 할 문제는 바로 잡고 살아야죠. 그 시작은 제가 살았던 푸르지오1차 아파트와 탑동초 사이에 다리 건설 관련이었어요. 다리 하나만 놓여지면 아이들이 편리하고 안전하게 학교에 다닐 수 있는데, 계속 다리 건설이 미뤄지더라고요. 그런데 저 혼자 지어달라고 말하면 누가 듣겠나 싶어서 아파트 동대표를 맡았고, 그때부터 여러 단체에 가입해서 활동을 하게 됐어요”

동대표를 맡은 이후에 소은희 씨는 당진에서 여러 단체에 가입했다. 이유는 단 하나, 내가 사는 동네를 좋은 동네로 만들기 위해서였다.

지금 그녀가 소속된 단체는 대한어머니회 당진시지부, 대한적십자사, 당진시여성단체협의회, 당진2동 주민자치회, 고사리(고령화 사회를 이롭게 하는 당진 여성 모임) 등 동네를 위한 것은 물론 지역 취약계층 대상을 위한 봉사단체에서도 적극 활동하고 있다.

“개인의 목소리만으로는 동네의 문제를 해결하는 건 어렵다는 것을 아니까, 그리고 제가 사람들하고 금방 친해지는 성격이어서, 단체 가입해서도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어려움은 없었던 것 같아요. 다만 여러 모임을 하다보니 체력적으로 지칠 때가 많았죠. 그런데 막상 문제가 해결돼 상대방이 행복해하고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힘이 생기더라고요”

그동안 많은 활동과 행사를 준비했던 소은희 씨는 지난해 10월에 코아루아파트에서 열렸던 ‘이웃사촌 비빔밥 Day! &요리&노래자랑’이 힘들었지만 가장 뿌듯했다고 꼽았다. 

“어머니를 모시고 살기 위해 코아루아파트로 이사했는데, 아파트에 부녀회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제가 의견을 내서 추진했어요. 그리고 부녀회를 결성하고 가장 먼저 이웃들 간에 화합의 장을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주민자치사업 중에 아파트공동체 어울림사업 신청을 했고, 주민들과 한자리에 모여 다양한 활동도 하고 소통의 시간을 계획했죠”

사업이 선정되고 소은희 씨는 일주일 넘게 행사에서 주민들에게 나눌 음식을 준비했다. 오랫동안 계획한 마을 행사가 열리던 날에 주민들은 한 자리에 모여 음식을 함께 먹고, 놀이하며 축제를 즐겼다. 그리고 아파트 주민들은 그동안 모르고 지내던 이웃 간에 인사를 나누는 시간도 가질 수 있었다. 

한편 오랫동안 아파트에서 살던 소은희 씨는 지난 5월 정미면에서 꽃과 나무 그리고 자연을 곁에 둔 전원생활을 시작했다. 정미면으로 삶의 터전을 옮기면서 그녀는 오랫동안 활동해온 당진2동 주민자치회, 코아루아파트 부녀회에서는 더 이상 활동을 할 수 없게 됐다며 아쉬워 했다. 

하지만 당진에서 장밋빛 인생을 그려가는 소은희 씨는 정미면에서 그녀가 맡아 해야 하는 일이 생기면 언제든 나설 것이라며 웃으며 말한다. 

“처음에 당진은 제가 평생 살아야 하는 곳이니까 문제점은 고치자는 생각으로 활동했지만, 지금은 저만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함께 잘 살아보기 위한 목표로 바뀌었어요. 그래서 나누는 봉사와 취약계층을 도울 수 있는 단체에도 가입하게 됐고요. 앞으로도 저는 많은 사람들과 좋은 것을 함께 나누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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