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시설 부족, 흥미 유발 어려울 듯” 지적
내년 6월 리모델링 준공 예정

리모델링 후 전시계획 중 피난안전구역체험 구역의 연출 내용
리모델링 후 전시계획 중 피난안전구역체험 구역의 연출 내용

[당진신문=오동연 기자] 당진항만관광공사는 시설노후화 및 전시물 부족으로 관광객이 감소하고 있는 해양테마과학관을 리모델링 할 계획이다.

사업비는 도비와 시비를 합쳐 총 40억원이다. 지난 3일 당진시청에서 진행된 ‘해양테마과학관 조성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 최종보고회’에서는 “체험시설이 부족해 보인다”, “관람객 흥미 유발이 어려울 것 같다”는 등의 지적이 나왔다.

전시 기본계획에 따르면 입구와 주변펜스 개선, 에스컬레이터와 승강기 등이 설치되며, 1층은 안전체험관으로, 군함체험·태풍체험·군함 복도·화재체험·해상안전체험·지진체험·통로 등으로 구성할 계획이다.

전시관 통로는 LED와 조명, 홀로그래픽 파티션 등을 활용해 미래적 분위기를 연출할 계획이다. 용역사 측은 “기존 해양테마과학관이 어두워 분위기 전환이 필요하다는 점, 체험공간이 필요하다는 점 등 의견들을 반영했다”며 “밝고 세련된 분위기로 연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층은 해양테마파크로 인체검역소·생물복원실·어류연구실·어류생성실·셔틀탑승통로·동굴·공룡사파리 등으로 구성할 예정이다. 전시계획안에 따르면, 전시관 상당수에 프로젝션 맵핑 기술을 활용한 영상 재생이 많이 쓰일 것으로 보인다.

3층은 4D영상실이 계획돼 있다. 용역사 측의 보고 후에는 자문 및 종합토론이 진행됐는데, 실제 체험 공간은 적다는 점 등이 지적됐다. 예를 들어 피난안전구역체험 구역의 연출 내용에 따르면 △구명조끼, 구명 뗏목 사용법 및 생존수영 방법 인포그래픽 패널 제공 △구명조끼, 구명 뗏목 사용법 및 생존수영 방법 설명영상 재생 △구명조끼 및 행거를 배치해 영상 설명에 따라 실제 입고 체험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인포그래픽-정보, 데이터, 지식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

2층 생물복원실 연출 내용을 보면 △프로젝션 영상을 재생해 마치 실제 수족관을 관람하는 체험을 할 수 있게 연출 △대형어류, 해파리, 인포그래픽 패널, 시트지 설치 등이 계획이다. 실제 수족관이 있거나 생물을 전시를 하는 것은 아니고 프로젝션 영상을 재생한다는 것.

김재진 홍보소통담당관 소셜미디어팀장은 “구명 뗏목이 있는 체험이 실제 체험을 하는 것인지” 질의하자, 용역사 측은 “물이 있는 것이 아니고 영상을 통해 배우는 것을 위주로 한다”고 답했다.

김재진 소셜미디어팀장은 “체험관 내용을 보면 실제 체험을 할 수 있는 부분은 적지 않나 생각한다”면서 “보고 지나가는 것이 아닌, 어린이들이 더 흥미 있고 체험할 수 있는 것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숙경 건축과장도 “다 영상으로만 돼 있어 체험이 아니라 대부분 영상만 보고 지나가지 않겠느냐”며 “너무 많은 것을 연출하려고 한 것 아닌가, 직접 체험하는 것이 더 효과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관람객의)흥미유발이 어려울 듯 하다”면서 “인체검역소도 2층이 아니라 1층에 들어가는 것이 맞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리모델링 후 전시계획 중 생물복원실 연출 내용
리모델링 후 전시계획 중 생물복원실 연출 내용

문화관광과 고대영 학예연구사는 “다른 박물관이나 체험관을 (예를)봤을때, 자잘한 체험이 더 필요하다”면서 “체험학습 시설을 잘 만들어 새로운 수입이 되는 경우도 있고, 워크북을 같이 만들어 관람 동기 유발을 할 필요가 있으며, 전동휠체어 회전반경 등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외에도 야간경관 조명 설치, 노후화된 해양테마과학관 외부 공사 필요성 등이 제기됐다. 용역사 측은 제시된 지적들에 대해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전시계획 상에 영상재생이 상당수 사용되는 것에 대해 보고회가 끝난 후 본지 기자가 질의하자, 용역사 관계자는 “단순한 영상 재생은 아니며, 이용자에 반응하는 인터렉티브 영상 등이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용역사 대표는 “대형 수족관 시설의 경우 보통 수백억이 들고 노하우가 필요하고 관리 역시 전문가가 필요하다”며 예산의 문제”라고 전했다. 한편 해양테마과학관은 당진항만관광공사가 관리 및 운영을 하고 있으며, 2010년 12월 준공 및 개관했다.

당시 교육과학기술부의 과학기술진흥기금 10억원, 충남도비 5억원, 당진군 예산 10억원 등 총 25억원이 투입됐다. 처음 개관할 당시에는 수족관에 살아있는 생물들이 전시 됐으며, 개관 효과로 입장객이 증가하면서 수입도 증가했었다.

그러나 수족관의 살아있는 생물들이 죽는 등 관리가 쉽지 않았고, 점점 수족관 안에는 생물대신 모형들로 대체됐다. 가짜 모형들로 수족관이 채워지면서 입장료를 내고 방문한 관람객들의 빈축을 사기도 했다.

사업비를 들여 리모델링하여 노후화된 전시관의 내용이 변경되면, 관광객이 다시 해양테마과학관을 찾을 수 있는 호기심을 유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리모델링 후 다시 문을 열었을 때 관람객들로부터 호평을 받을 수 있을지 관광객 발길을 끌어낼 수 있을지, 40억원 투입의 효과를 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해양테마과학관과 함상공원의 방문 관광객이 2011년에는 19만 5,608명이었으나 지속적으로 감소해 2019년에는 7만 7,648명으로 반토막 이상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함상공원과 해양테마과학관은 노후화와 더불어 관리미흡 등이 관광객으로부터 지적된 바 있다.(관련기사 본지 1308호 <“입장료 아깝다”...비웃음거리로 전락한 '당진 해양테마과학관’> 참고)

당진시와 당진항만관광공사는 2019년 충청남도 해양관광자원 시설지원 사업에 공모, 같은해 8월 공모사업에 최종 선정돼 총 사업비 40억중 도비 12억원을 확보했다. 해양테마과학관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에는 2억 1,200만원이 들었고, 공사비는 총 37억 5천여만원이다.

용역사 측의 보고중 공사비 분석에 따르면, 사업비 37억 5천여만원 중 공사비가 13억원, 전시장비 공사 10억원, 전시프로그래밍 11억원, 전기공사 1억 6천만원, 통신공사 2천만원, 소방공사 1억 2천만원, 일반폐기물처리비에 2천여만원 등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해양테마과학관은 실시설계가 완료되는 11월중 공사를 발주해 내년 6월에 준공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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