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축협 지난 29일 공청회 개최
반대 마을 “시설 반대, 김홍장 시장과의 면담 원해”

[당진신문=지나영 기자] 가축분뇨처리시설 추진과 관련 송산면 마을 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서정2리는 김홍장 시장과의 면담을 요청하며 강력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반면 시설 추진을 받아들인 가곡리는 ‘진짜 피해는 가곡리 주민이 받는다’며 반발하고 있다.

지난 29일 당진축협이 가곡리에 가축분뇨 공공자원화시설(바이오가스) 추진에 대한 공청회를 열었다. 

송산종합사회복지관에서 열린 공청회에는 건국대학교 정승환 교수가 사회를 맡았고 △한밭대학교 오세은 교수 △축산환경관리원 전형률 본부장 △당진축협 정영환 상임이사 △당진시 환경정책과 조한영 과장 △서정1리 윤석천 이장 △엠코타운아파트(서정2리) 입주자 대표회의 정상수 대표가 토론자로 참여했다.

그러나 이번 공청회에는 시설이 추진되기로 한 가곡리의 김명용 이장이 참석하지 않았다. 

김명용 이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주민들이 시설 추진을 1년 동안 반대했을 때 누구도 신경 쓰지 않았다”며 “그런데 이제와서 피해를 입는다고 주장하는데, 정말 시설로 피해 입는 사람들은 가곡리 주민이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주민들이 어렵게 결정한 것을 이제와서 취소하라고, 주민투표로 결정하라고 하는데 가곡리 주민 의견이 중요한 것 아니냐”며 “그래서 이번 공청회 참석 요구를 받았지만 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공청회가 시작되고 정승환 교수는 “수도권에도 비슷한 사례의 공청회나 모임이 많이 있는데, 이 시설이 개인 시설이 아닌 공공시설이라는 점에서 당진시가 의견수렴을 위해 자리 마련을 원한 것 같다”며 “기술적 의미를 논하는 것은 의미 없어보인다. 다만 시설이 세워지고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주민들이 우려하는 부분을 이야기 해주길 바란다”고 말하며 공청회를 시작했다.

가장 먼저 오세은 교수는 “신재생에너지를 더 쓰자고 하는 상황에서 가축분뇨시설을 활성화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고, 전형률 본부장도 “가축분뇨처리시설은 이미 독일에만 11,000개가 지어진만큼 점차 늘어나는 추세”라며 추진에 대한 긍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이어서 당진축협 정영환 상임이사가 “외부에서 분뇨가 들여오는 것이 아니고, 지역에서 발생된 분뇨를 처리하는 시설”이라고 설명했고, 정승환 교수가 이들의 의견을 정리해 발언하면서 추가적인 내용을 설명했다.

그러나 정승환 교수의 설명을 듣던 일부 주민들은 불만을 드러냈다. 

송산면의 한 주민은 “공청회 진행이 편파적이고 사심이 들어간 것 같다”고 의사발언을 했고, 이에 정승환 교수가 “앞서 정영환 이사가 농가에 대해 이야기한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한 것이니 오해하지 말라”고 답했다.

그러나 일부 반대 측 주민들은 사회자의 발언을 두고 “사심을 말한다”고 주장했고, 윤석천 이장은 토론회장을 나가버렸다. 이를 중재하기 위해 정승환 교수가 “앞으로는 사회자의 발언을 받고 얘기하라”고 말했지만, 주민들은 반발하며 장내가 소란스러웠다. 

결국 정승환 교수가 “발언을 정리하는 것이 내가 해야 하는 일이고, 앞서 세 분의 의견을 요약해서 설명하다보니 오해가 생긴 것 같다. 죄송하다”고 사과하고 토론을 이어서 진행했다.

공청회에서 주민 대표로 참석한 정상수 대표는 “송산에는 이미 다른 혐오시설이 많다. 그리고 당진시 돼지 농가를 봤을 때 송산면은 다른 곳보다 적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왜 하필 송산에 들어오는지 정확한 입지조건을 밝혀야 할 것”이라며 “지역사회의 주민들 의견을 무시하고 진행했으며, 가곡리 인근 주민들은 여러 피해를 입게 되는데 왜 가곡리에만 특혜를 주느냐”고 발언했다. 

윤석천 이장 역시 “사업의 진행 과정에서 문제가 있다고 본다”며 “이미 사업승인을 받고 진행되는거라면 앞으로 송산면민이 대화로 풀어가고 단합해서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청회가 끝나고 주민과 토론자 간에 자유 토론이 이어졌지만, 주민들간에 시설에 대한 입장 차이는 여전했다. 결국 송산면 이장단협의회와 개발위원회는 가축분뇨처리시설 추진에 대해 회의를 다시 할 예정이다. 

그리고 서정2리를 비롯한 반대하는 마을 주민들은 시설 추진 반대 입장을 강력히 주장하며, 공청회가 끝나고 당진시 측에 김홍장 시장과의 면담을 요청했다. 또한 주민들 간에 행정심판 이야기도 나온 상황.

서정2리 허완 이장은 “엠코타운 아파트는 이미 지가 하락으로 많은 주민이 피해를 입었고, 인근에 아파트가 지어지고 주민들이 많아지면 그때 우리들이 입을 피해를 생각해야 하지 않느냐”며 “그렇기에 김홍장 시장을 만나 송산면 주민들의 피해를 강력히 알리기 위해 면담을 요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행정심판에 관련해서는 “행정심판은 주민들이 내부적으로 이야기를 한 것이고, 정말 진행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며 “시설을 강력하게 반대하는 주민들의 입장으로 봐달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당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