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년간 장애인 가정 보살피는 소명재가복지센터 이임선 대표
“장애인들, 함께 이야기 나누는 동등한 입장에서 대우해 주길”

[당진신문=지나영 기자] 우리는 남을 칭찬하는 일에 인색하고 타이밍을 놓쳐버리기 일쑤다. 하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입 간지러워 참을 수 없는 착한 당진 사람들의 선행이 보인다. 내 고장 당진에 살고 있는 좋은 분들을 알게 된 이상 지나칠 수 없다. 이에 본지는 입 간지러워 참을 수 없는 착한 당진 사람들의 선행을 칭찬해보는 칭찬릴레이를 진행한다. 

40여년전에 목회자 남편을 따라 당진으로 온 이임선 대표는 목회 일을 하며 인연을 맺은 지적장애인 가정을 20년 동안 보살펴오고 있다.

남편이 목회자로 근무할 당시 이임선 대표 부부는 생계가 어려운 가정에 물질적인 도움은 물론 여건상 결혼식을 할 수 없는 주민들에게 직접 드레스를 마련하고 음식을 장만해 잔치를 여는 등 나눔을 실천했다.

이후 이임선 대표는 남편과 함께 주위에 나눔을 실천하며 어르신들을 위해 더 많은 일을 하고 싶었고,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자격증 취득 후에 그녀는 재가 복지센터를 운영하며 한 장애인 가족과 인연을 맺었다.

“마을에서 생계가 어려운 가정에 도움을 드리다가 그 가족과 인연을 맺었어요. 장애 가정의 어머님은 동네에서 무시를 받고 살면서, 마음에 상처를 받으셨던 분이죠. 저는 우선 그 가정에 먹을 것을 챙겨드리고, 말 동무도 해드리고... 혼자 생활하기 어려운 지적장애인 어머니를 위해 요양보호사를 보내드리는 등의 도움을 드렸죠. 그런데 남편이 목회자 일을 그만두고 저도 사회복지사 일을 그만뒀어요. 무엇보다 쉬고 싶었거든요”

일을 그만두고 얼마 후에 이임선 대표는 당진 시내에서 우연히 지적장애인 어머니를 다시 마주쳤다. 그 어머니를 보고 차마 모른 척 할 수 없었던 그녀는 먼저 인사를 건넸고, 끊어진 줄 알았던 인연은 그렇게 다시 시작됐다.
이임선 대표는 자녀들이 일을 하러 나간 동안 혼자 있는 어머니를 돕고 싶었다. 그리고 지난해 읍내동에서 소명재가복지센터를 개관하고 홀로 집에만 있는 어머니를 센터로 모셔와 돌봐드리고 있다. 그러나 좋은 마음으로 시작한 나눔이지만 때로는 상처를 받는 일도 많았다. 

“도움을 드리고 싶어서 시작한 일이고, 모든 대상자들이 내 맘처럼 행동하지 않는 것을 알면서도 몸과 마음에 상처 받을 때가 많아요. 저에게는 물론 다른 분들에게도 상처를 주는 말을 하면 그만둬버리고 싶은 심정이 생겨요. 그런데 20여년을 알고 지내던 그분의 지적장애 딸이 얼마전에 처음으로 저에게 ‘고맙습니다. 선생님 덕분입니다’라고 말하는데... 그때의 그 심정은 말로 표현 못해요. 그 한마디가 제 무너진 마음을 바로 세웠죠”

목회일을 했던 40여년 전이나 지금이나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웃에게 옷과 먹거리 등을 챙겨드리는 일을 하면서,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서 칭찬 받는 것이 부끄럽다고 말하는 이임선 대표. 그녀는 베풀고 나눔을 실천하면서 대상자의 행복한 모습을 볼 때가 가장 행복하고 뿌듯하다.

마지막으로 이임선 대표는 무엇보다 장애인에 대한 사회의 인식 개선이 필요하고, 인격적으로 대해주길 바란다고 희망한다. 

“장애인들은 살아온 시간동안 받았을 상처를 보듬어주고, 알아봐주는 것만으로도 어쩌면 그들에게 큰 도움이 될거에요. 저는 많은 이웃을 만나며 느꼈어요. 장애인도 상대방으로부터 인격적으로 동등한 대우를 받으면, 그대로 알고 느낀다는 것을요. 그들은 큰 도움을 바라는게 아니라 옆에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동등한 입장에서 대우해 주길 바라고 있어요. 그렇기에 사회의 인식이 개선되서 모든 장애인들이 차별없는 삶을 살아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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