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릴레이 [55] 생명 구한 바다의 의인...맷돌포구 부성호 김용주 선장
칭찬릴레이 [55] 생명 구한 바다의 의인...맷돌포구 부성호 김용주 선장
  • 지나영 기자
  • 승인 2020.10.18 13:00
  • 호수 13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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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로 돌진한 차량 발견...침수하던 차량에 밧줄로 배와 고정
구조 거절하던 운전자...오랜 설득 끝에 안전하게 구조
“생명을 구해야겠다는 생각만...누구나 저처럼 행동 했을 것”

[당진신문=지나영 기자] 우리는 참 표현에 서투르다. 남을 칭찬하는 일에 인색하고 타이밍을 놓쳐버리기 일쑤다. 하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입 간지러워 참을 수 없는 착한 당진 사람들의 선행이 보인다. 내 고장 당진에 살고 있는 좋은 분들을 알게 된 이상 지나칠 수 없다. 이에 본지는 입 간지러워 참을 수 없는 착한 당진 사람들의 선행을 칭찬해보는 칭찬릴레이를 진행한다. 

신평면 부수리에 위치한 맷돌포구는 바다를 여유롭게 바라보며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작은 포구다. 그런데 조용하고 작은 포구에 어느날 검은색 승용차 한 대가 선착장으로 돌진해 바다에 빠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9월 27일 오전 6시 30분경 부성호 선장 김용주(59세) 씨는 새벽 조업에 나갔다가 맷돌포구로 들어오고 있었다. 그때 김용주 선장은 이른 아침에 짙은 안개가 끼고 고요하던 포구의 선착장으로 멀리서부터 검은색 차량 한 대가 빠른 속도로 돌진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포구 멀리서부터 빠른 속도로 달리던 승용차가 선착장으로 돌진하더라고요. 그러고 물살을 가르며 달리던 승용차는 결국 바닷물에 빠졌고, 차량 앞부분이 점점 물에 가라앉았죠. 차량이 물에 빠지는 것에 너무 놀랐지만, 차에 타고 있는 사람을 구해야겠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어 얼른 차량 근처로 배를 이동했어요”

김용주 씨는 해경에 신고를 하고, 배에 비상용으로 구비하고 있던 끈을 꺼내 바다 속으로 침수하던 차량의 뒷바퀴에 밧줄을 묶어 배와 연결해 고정시켰다. 평택해경이 도착하기까지 약 30여분동안 차량에 밧줄을 고정하고, 차량이 물에 더 이상 빠지지 않도록 계속 살폈다는 김용주 선장.

그리고 현장에 도착한 평택해경과 김용주 선장의 도움 요청에 인근에서 조업 활동을 하던 주민들은 김용주 선장과 함께 차량에 타고 있던 운전자를 구조하려 했다. 하지만 극단적 선택을 하겠다며 차에서 내리지 않던 운전자. 그의 모습을 보며 김용주 선장은 속상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물이 운전자 목까지 차오르는 순간에도 그는 우리가 나오라고 얘기해도 꿈적도 안하더라고...  순간 10여년전 아산에서 패러글라이딩을 타고 당진까지 넘어온 사람이 포구 인근 갯벌로 추락했던 사고가 생각나는데, 당시 갯벌에서 힘든 구조작업을 했지만 결국 그 사람은 죽었거든요. 그래서 그런건지 이번에는 생명을 꼭 구해야겠다는 책임감이 더 생겼던 것 같아요”

차량 뒤 타이어와 백미러에 묶은 밧줄을 배에 연결해 바다에 빠지지 않게 붙들고, 오랜 설득 끝에 차량에서 안전하게 구조된 운전자를 보고서야 김용주 선장은 긴장감이 풀리면서 안도감을 느꼈다. 그리고 지난 7일 김용주 선장은 평택해양경찰서로부터 바다에서 소중한 생명을 구하는데 큰 기여를 한 민간 유공자로 선정돼 표창을 받았다. 

“사건이 있던 당시에는 바다에서 생명을 구해야겠다는 생각만 했는데, 나중에 표창을 받는다는 연락을 받고 ‘내가 좋은 일을 하긴 했구나’라고 생각했네요. 가족들과 주변 지인들도 대단하다고, 큰 일 한거라고 하는데... 누구나 그 상황이 오면 저처럼 행동 했을겁니다”

1995년부터 바다로 나갔다는 김용주 선장은 많은 사건 사고를 겪으면서, 바다는 누구에게나 풍요롭고 아름답지만 언제든 위험한 상황에 처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특히 캠핑을 즐기고 낚시를 하러 바다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바다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사건 사고도 많이 늘었다. 그렇기에 김용주 선장은 지자체가 바다에서 발생하는 사고를 줄이기 위한 대책 마련을 비롯해 작은 포구에도 안전에 대한 세심한 신경을 가져주기를 희망했다. 

“맷돌포구는 작은 포구라서 해양경찰도 없어요. 그래서 사고가 발생하면 신고해도 한참 기다려야해요. 특히 전부터 선착장 입구에 가림막 설치를 요청했지만, 예산 문제로 할 수 없었는데 이번 계기로 지자체에서 지원책을 마련해주면 좋겠네요.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생명은 물론 타인의 생명도 소중히 여기면 얼마나 좋을까요?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