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가까이 재능기부...생각이크는그림미술학원 김주희 원장
“봉사는 무언가를 함께 나눌 수 있다는 의지만 있으면 충분”

[당진신문=지나영 기자] 우리는 참 표현에 서투르다. 남을 칭찬하는 일에 인색하고 타이밍을 놓쳐버리기 일쑤다. 하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입 간지러워 참을 수 없는 착한 당진 사람들의 선행이 보인다. 내 고장 당진에 살고 있는 좋은 분들을 알게 된 이상 지나칠 수 없다. 이에 본지는 입 간지러워 참을 수 없는 착한 당진 사람들의 선행을 칭찬해보는 칭찬릴레이를 진행한다. 

15년 가까이 재능기부 공연은 물론 소외계층 아이들에게 재능기부 수업도 진행하고 있는 김주희 원장(35세).

당진에서 ‘생각이크는그림미술학원’을 운영하고 있는 김주희 원장은 단국대학교 연극영화과에서 뮤지컬을 전공하고 2005년부터 장애인 복지관을 비롯한 여러 기관에서 무료 공연을 펼쳐왔다.

그리고 2015년, 재능기부 공연을 펼치던 친구들과 어린이들을 위한 예술을 전문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극단 예담을 창단했다. 극단 예담은 ‘예술을 담다’의 줄임말이기도 하지만 예술인이 더 많은 것을 담아보자는 의미를 갖고 있다. 

“어린시절에 불의의 교통사고로 동생을 잃은 기억이 어린이를 위한 극단을 창단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어요. 공연을 펼치면서 어린이 관객을 볼 때마다 동생 생각이 늘 떠올랐거든요. 기억 속에 남은 동생의 나이 또래의 아이들이 무대에 대한 열정이 있어도 배울 수 없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으면서 어린이를 위한 극단을 창단하기로 결심하게 됐습니다”

이후 김주희 원장은 아이들의 재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공간 마련에 집중해왔다. 지난해 11월에는 전국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배우와 스텝을 직접 초빙해 디즈니뮤지컬 갈라 콘서트를 무료 공연으로 펼치는 등 취약계층 아이들이 공연을 즐기고 관람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이외에도 김주희 원장은 무대 연출 및 공연에 관심을 갖고 있지만 여건상 수업을 들을 수 없던 아이들을 선발해 무료수업도 진행해 오고 있다. 

“무대에서 활동을 이어가던 스텝과 배우들이 당진으로 직접 수업을 와주셔서 아이들에게 뜻깊은 시간이 된 것 같아 뿌듯했어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최근에 무료수업이 부담이 되기도 합니다. 스텝과 배우들의 수업료 지원을 제외하더라도 기타 비용을 자체 부담해야 하거든요. 그동안 학원 수입으로 사업을 이끌 수 있었지만 코로나19로 수입 자체가 줄어들면서 재정적으로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죠”

하지만 김주희 원장은 공연을 본 관객들이 밝아지고 즐거워하는 표정을 보면 다시 무대 공연을 준비할 수 밖에 없다고... 공연 수업을 통해 아이들의 열정에 기름을 부을 수 있는 계기가 되어 당진에서도 재능 있는 배우가 탄생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주희 원장의 재능기부 수업은 학원과 노인주간보호센터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미술 치료가 필요한 취약계층 아동들을 위한 수업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는 김 원장은 올해 5월부터 지인의 소개로 자폐 아동 2명의 미술 수업도 맡고 있다. 

현재 어린이에 관련한 사업에 주로 집중하고 있다는 김주희 원장은 앞으로 어르신을 위한 단체도 설립하는 것이 목표다. 그래서 올해부터는 주간보호센터로 어르신들의 눈높이에 맞춰 미술 재능기부를 진행하고 있다.

“봉사는 특별한 재능이 없어도, 어느 위치에서든 누군가와 무언가를 함께 나눌 수 있다는 의지만 있으면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그러한 봉사의 의미를 아이들에게 공연을 통해 알려서 좋은 것은 대물림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해요. 나중에는 저의 노력과 아이들의 재능이 합쳐져 건강한 단체들이 더 많이 생길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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