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복지·환경·문화 분야의 비대면 생활
경제 “일자리에서 대면은 필수”
복지 “복지, 대면 사업의 대표... 방안 마련해야”
환경 “비대면으로 일회용품 사용 증가, 환경문제 심각”

상반기 모네파 인상파 전 온라인 전시 퍼포먼스 촬영 현장
상반기 모네파 인상파 전 온라인 전시 퍼포먼스 촬영 현장

[당진신문=지나영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우리의 일상생활은 이전의 모습과 전혀 달라졌다. 코로나와 함께 하는 삶에서 우리는 방역을 일상화하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하고 있다.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예방하기 위해 어느 분야에서든 비대면 중심으로 일이 진행되고 있다. 처음에는 어색하고 낯설었던 비대면 중심의 생활이 이제 익숙해지며 언택트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비대면은 감염 확산을 막는 방역체계로 긍정적 측면이 있는 반면, 이에 따른 부작용도 나오고 있다. 

당진의 경제, 복지, 환경, 문화 분야에서도 언택트 시대를 살기 위한 다양한 비대면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이에 네 개의 분야에서는 비대면을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는지와 코로나19 이후에도 지금 방식이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지 확인해봤다.

경제: 비대면 면접
“기업들, 비대면 면접은 한계”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올해 소비와 수출에 영향을 미치면서 지역 경제의 위축은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일자리 여건은 더욱 나빠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 8월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하반기 채용계획을 조사한 결과 74.2%가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거나 신규 채용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이를 두고 충남산학융합원 허준 연구원은 “경영상 어려움으로 채용을 하지 않는 기업도 있겠지만, 코로나19 감염의 가능성이라는 위험 부담을 안고 당장 채용을 진행하지 않고 미루는 업체들도 있다”며 “결국 힘든 시간을 보내는 것은 취업준비생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실업률이 높아지면서, 당진시는 지역 채용을 늘리기 위해 오는 10월 2020 당진시 일자리 박람회를 개최한다. 

당진시 경제과 일자리지원팀 박상구 팀장은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 지난해까지 박람회장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이던 것과 다르게 이번에는 비대면 온라인 서류 접수를 하고, 기업에서 대면 면접을 따로 진행하게 될 것”이라며, 대면 면접에 대해서는 “비대면과 온라인 중심의 일자리 박람회이지만 상당수의 기업들은 구직자를 직접 보고 면접을 진행해야 한다고 말한다”고 말했다.

허준 연구원은 “면접에서 인사담당자는 구직자와의 커뮤니케이션에서 응시자의 답변에 꼬리를 무는 질문을 많이 한다. 그러나 인사담당자들은 비대면일 경우 이런 것이 제한이 되니까 응시자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고 말한다”며 “코로나19 장기화에도 기업은 비대면 면접을 쉽게 택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당진시가 진행하는 일자리박람회의 온라인 서류 접수는 앞으로 지자체의 채용사이트로 확대 운영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됐다.

허준 연구원은 “이번 기회를 통해 지자체들은 일자리박람회를 온라인으로 바꾸면서, 지자체가 운영하는 채용사이트로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일자리에서 면접이 비대면 면접으로 쉽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그만큼 기업들 역시 새로운 방안을 생각해 마련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환경: 배달의 역습
“비대면이 만든 2218톤의 재활용쓰레기”

당진시자원순환센터에 쌓여 있는 플라스틱 쓰레기.
당진시자원순환센터에 쌓여 있는 플라스틱 쓰레기.

비대면 중심의 생활로 식음료 포장, 배달이 확산하면서 일회용품 사용이 더욱 늘어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당진에서 버려진 재활용품 쓰레기 배출량은 전년도 동기간 배출량 1896.21톤보다 약 321톤이 증가한 약 2218톤이다.

당진시자원순환센터에서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배출된 재활용품량은 전년 동기 대비 △1월268.02톤(+28.08톤) △2월 239.22톤(+50.26톤) △3월 286톤(-14.78톤) △4월 280.39톤(+41.03톤) △5월 279.61톤(+39.38톤) △6월 291.92톤(+107.21톤) △7월 296.94톤(+36.59톤) △8월 275.84톤(321.73톤)으로 증가했다.

온라인 거래로 인한 배송 및 음식 포장 한 번에 플라스틱 포장 용기를 비롯한 비닐 랩과 나무젓가락 등 다양한 생활 쓰레기가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재활용품이 많이 발생하더라도 당장 감염 확산을 줄이기 위한 방역 활동을 위해서는 최악을 피하기 위한 차악의 선택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진환경운동연합 김정진 사무국장은 “환경을 생각하면 일회용품 사용을 한시적으로 허용한 정부에 비판의 목소리를 내야 하지만,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방역 활동의 하나로 본다면 비판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도 일회용품 사용을 한시적으로 허용은 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되고, 감염병 종식 이후에 엄청난 재활용품을 어떻게 처리할지를 두고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에 시민들의 일상에 깊숙이 파고든 일회용품의 편리함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그렇기에 포장용기를 친환경 포장재나 종이포장으로 플라스틱을 대체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김정진 사무국장은 “코로나19 종식 이후에 정부에서 일회용품 사용을 다시 제한시키더라도, 이미 사람들은 쉽게 일회용품을 줄이기란 어려울 것이기에 환경 문제는 지금보다 더 심각해질 가능성이 많다”며 “지금이라도 포장용기를 친환경 포장재로 바꾸거나 금속 제품을 활용한 방식을 사용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일회용품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당장은 최선의 방법이지만 코로나19로 비대면 소비가 불가피한 만큼 일회용품을 대체할 수 있거나 제대로 분리해서 버리는 것이 중요”하다며 “페트병도 뚜껑과 비닐을 모두 따로 분리해야 하며, 이물질이 묻어있지 않도록 세척해서 버려야 재활용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복지: 비대면 복지서비스
“비대면, 이제는 익숙해져야 할 시기”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복지관과 다양한 시설의 강제 폐쇄조치가 내려지면서, 시설 봉쇄로 인해 각 기관에서 제공되는 서비스와 프로그램을 이용하며 필요한 욕구를 해소하는 대상자들은 갈 곳을 잃어야만 했다. 

1월부터 당진시는 당진 북부, 남부, 송산사회복지관 등 3개소를 대상으로 비대면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사회복지관 비대면 사업을 발굴해 포스트코로나시대 대응을 위한 것이었다. 

사회복지과 복지정책팀 박혜영 팀장은 “세 곳의 사회복지관은 복지관 홈페이지를 통해 할 수 있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나, 결국 젊은층만 이용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식사배달 같은 서비스는 결국 대면할 수 밖에 없다”며 “그리고 몸이 불편한 장애인과 정보 수집이 어려운 어르신들은 결국 직접 만나서 사례관리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사회복지 프로그램을 비대면으로 바꾸면 모든 대상자가 이용할 수 없다는 점에서 비대면 복지 서비스는 대상자의 욕구를 제대로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신성대학교 신기원 교수는 “사회복지서비스는 대면 사업을 주로하는 대표 분야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장기화로 가는 시점에서 지자체와 복지관이 너무 조심스러운 태도만 보이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한번 되짚어 봐야 하는 시점”이라며 “시설에서 가장 많은 도움을 받는 어르신과 장애인에게 정말 필요한 서비스를 코로나19 사태에서도 어떻게 지원할지 지역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앞으로 또 다른 전염병이 발병했을 때 미리 준비한 대책과 기존 데이터로 적용시킬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데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박혜영 팀장은 “앞으로 인류에 전염병이 아예 없을거라고 확정지을 수 없는 만큼 스마트기기를 통해 사회복지 프로그램을 할 수 있는 사업을 늘려나가는 방안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정보취득에 어려움을 겪는 분들에 대한 서비스도 따로 마련을 해야 하겠지만, 그만큼의 인력과 예산을 확보해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신기원 교수도 “비대면 서비스는 사회복지 분야에서는 실질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분명 있다”며 “비대면으로 소극적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할지, 아니면 다른 방법을 마련해 적극 대처해 나갈지는 지자체와 기관장들의 마인드에 달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3면으로 이어짐

[문화: 온라인 전시]
“지역 예술인을 전국으로 알리는 계기”

작가 인터뷰 영상을 촬영 중인 김진숙 작가.
작가 인터뷰 영상을 촬영 중인 김진숙 작가.

당진의 문화·예술계는 비대면 중심의 온라인 전시 추진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

당진시 문화정책팀 홍지혜 팀장은 “어쨌든 코로나19 사태로 모든 문화·예술 활동이 중단된 상태에서 무엇이라도 해보자는 생각에 온라인 공연 전시 및 문화예술교육시스템 구축을 시작했는데, 어느 분야보다도 시민들의 반응이 높고 호응도 좋다”고 전했다.

올해 당진문화재단은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인해 실내 공연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모든 공연을 취소했다. 당진에서 활동하던 작가들의 개인 전시회도 잇따라 취소되거나 연기 될 수 밖에 없었다.

이에 지난 4월 당진문화재단은 당진 차세대 작가전을 유튜브를 통한 온라인 전시를 선보이기로 결정했다. 전시회 내용과 큐레이터의 설명 그리고 작가의 인터뷰 및 전시회 퍼포먼스 등을 영상으로 촬영해 온라인으로 올리는 방식이다.

당진문화재단 문화사업팀 곽노선 팀장은 “공연장과 전시장은 기약 없이 모든 공연이 취소된 상황에서 외부로 나오지 못하는 관객들이 전시를 보실 수 있도록 온라인 전시를 시작하게 된 것”이라며 “김지혜 작가를 시작으로 총 4명의 작가의 전시회를 온라인 영상으로 올렸는데 반응이 좋았다”고 밝혔다.

다원갤러리의 김용남 관장 역시 “온라인 전시는 문화·예술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은 아이디어”라고 평가했다.

김용남 관장은 “온라인 전시는 지역 예술인들이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작품 활동을 이어 나갈수 있는 발판이 된 것”이라며 “지역에서 활동하는 예술인들이 전국으로 이름을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미디어를 통한 예술인과 작품을 선보이는 것은 홍보 효과가 꽤 큰 편”이라고 말했다.

곽노선 팀장은 “온라인 전시는 코로나 이후에도 계속 이어나갈 예정으로 9월 최백호 콘서트도 헬로비젼티비와 협업해 무관중 공연을 생방송으로 내보내고 재방송으로도 한 번 더 내보낼 예정”이라며 “코로나19로 온라인 전시라는 새로운 방식을 선택했는데, 오히려 이번 일을 통해 그동안 문화생활을 쉽게 접할 수 없던 취약계층이 문화혜택을 누릴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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