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많은 관광객 찾는 도비도 관광지...반면 시설 노후화, 문닫은 상가 등 폐허
개발소문만 무성 “사기꾼만 들끓어...관리 안되다보니 사실상 유령도시 상태”
농어촌공사, 당진시에 토지매각 협의중...농어촌공사 “현재 심도 있게 협의중”

[당진신문=오동연 기자] 낙후된 도비도 관광지를 당진시가 직접 개발할 수 있을까. 당진시와 한국농어촌공사 측이 이를 위한 논의를 진행중으로 알려졌다.

한국 농어촌공사가 관리하고 있는 도비도 관광지를 당진시가 나서서 개발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온 가운데 어기구 국회의원과 김홍장 당진시장이 8월 농어촌공사 본사에 직접 방문, 김인식 사장을 만나 낙후된 도비도를 당진시가 직접 개발할 수 있도록 당진시에 토지를 매각하는 방안을 건의했고, 실무진이 협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어기구 국회의원은 본지 인터뷰에서 “도비도 문제 해결을 위해 농림부 장관을 국회에서 만났고 최근에도 만났으며, 국회에서 집중적으로 문제를 제기했었다”며 “김홍장 당진시장과 함께 농어촌공사 본사를 방문해 확답을 들었고, 당진시가 개발하는 쪽으로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농림축산식품부(농림부)가 소유하고 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도비도 관광지를 당진시가 직접 개발하려면, 토지 매입부터 해야 하는 상황이며, 관련 행정 절차들도 밟아야 한다.

본지 기자와의 통화에서 한국농어촌공사 투자사업처 관계자는 “8월 중순 국회의원, 당진시장, 당진시 관계자가 공사를 방문했었고 당진시에서 도비도를 체계적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매입할 수 있게 해달라는 요청이 있었다”며 “농식품부 승인 등 절차도 있고 토지 매각이 가능한지 법률자문도 받아야 하며 당진시의 계획서도 받아야 하는 절차들이 있다”고 전했다.

당진시와 농어촌공사는 도비도 문제를 몇 년전에도 논의한바 있으나 무산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국회의원, 당진시장, 농어촌공사 사장이 직접 이야기를 나누는 등 상황이 조금 다르다는 것.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예전에는 실무자 선에서 논의가 됐던 것으로 안다”면서 “지금은 좀더 심도있게 논의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한국 농어촌공사가 관리를 맡고 있는 도비도는 수년째 투자와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아 낙후돼 침체된지 오래다.

주말 맞아 많은 관광객 찾지만...

도비도 관광지의 시설은 노후화 된지 오래이고, 문 닫은 상가들이 대부분으로 처량한 모습이다. 난지도를 향하는 관광객이 배를 타기 위해 필수적으로 지나는 관문인 도비도는 폐허같은 모습이다.

일부 공중화장실은 폐쇄돼 관광객들에게 불편을 주고 있고, 곳곳에는 캠핑족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사실상 관리가 안되다 보니, ‘야영 및 취사, 쓰레기 투기를 하지 말라’는 현수막은 공염불이다. 관광안내표지판은 장기간 방치돼 알아볼 수 조차 없다. 암반해수탕 건물이 관광객의 호기심을 끌지만 문은 굳게 닫혀있다. 전망대도 폐쇄돼 있다.

도비도 농어촌휴양단지는 1995년부터 운영되다가 2014년 시설이 폐쇄됐고, 도비도가 자랑하던 해수암반탕은 2016년부터 문을 닫아 운영되지 않고 있다. 농어촌공사 관계자에 따르면 “해수탕 배관 등 내부 시설이 노후화돼 운영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한다. 

한때는 도비도가 발전한다는 희망도 있었다. 2005년 당시 농업기반공사(한국농어촌공사, 이하 농어촌공사)는 2008년까지 1천억원의 규모로  도비도 농어촌휴양단지에 간이골프장과 실내해수욕장, 콘도 등의 위락단지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었다. 

2010년에는 도비도 암반해수를 이용해 연간 250만명이 이용할 수 있는 국내최대 규모의 해수놀이시설을 갖춘 ‘블루팜 리조트’ 개발을 추진한다고 알려졌었다. 2015년까지 6년간 총 사업비 4,800억원을 투입하고 민간사업자 제안 공모를 통해 관광단지를 개발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이후 농어촌공사는 민간 개발사업을 추진했었으나 선정 업체인 온유리츠컨소시엄이라는 개발회사가 이행보증금을 지불하지 못해 2017년에 결국 무산됐다.

초라한 도비도 관광지의 현실은 변하지 않는 반면, 10년이 훨씬 넘는 세월 동안 장밋빛 청사진만 걸려있었기에 도비도 상인들의 허탈감만 쌓여갔다. 도비도 상인들은 “그동안 무성한 개발 소문에 사기꾼만 득실댔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비도에는 주말이면 난지도를 향하는 관광객, 캠핑족과 바지락을 캐러 오거나 바다와 일몰을 보기 위해 방문하는 시민들이 적지 않다. 9월 13일 일요일, 기자가 찾은 도비도에는 주차장이 가득찰 정도로 적지 않은 사람들이 찾았다. 투자와 개발이 이뤄지지 않아 인근 서산 삼길포에 비하면 너무 초라한 모습이지만, 그래도 도비도를 찾는 발길은 이어지고 있다. 주말에는 그나마 문을 열고 장사를 하는 소수의 상인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상점을 운영하는 상인 A씨는 “도비도는 지리적으로 수도권에서 접근성이 좋고 낚시와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이 찾고 있는 반면 난지도를 찾는 관광객을 제외한 일반 관광객은 적다”면서 “머물수 있는 환경이 돼야 하는데 식당은 거의 전멸한 상태로, 먹거리 볼거리, 잠을 잘 곳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도비도에서 장사를 해온 상인 B씨는 “개발 소문만 무성하다보니 사기꾼만 들끓어 상인들 마음만 다쳤다”고 말한다. B씨는 “아무도 도비도를 관리하지 않고 있는 것 같다”며 “사실상 유령도시처럼 된 상태”라고도 말한다. 

또 “바지락을 캐거나 캠핑을 하러 주말엔 사람들이 도비도를 찾지만 상인들에겐 거의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쓰레기만 잔뜩 남기고 가거나 캠핑객이 화재를 일으킨 경우도 있어 골치가 아프다”고 토로했다.

도비도 관광지 일대 상당수의 상인들은 장사가 어려워 문을 닫고 다른 일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청원, 시장, 국회의원 관계부처 방문

한편 지난 5월. 도비도 상가 번영회의 한 상인이 “충남 당진의 도비도를 살려주세요!”라는 제목으로 청와대에 국민청원을 올렸고, 900여명이 청원에 참여했다.

김홍장 시장은 양승조 충남도지사의 당진 방문 당시 현재 한국농어촌공사 소유의 도비도를 시가 매입해 연수원과 관광단지를 조성할 수 있도록 지원해 줄 것을 건의하기도 했다.

지난 6월 당진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서영훈 시의원은 “도비도가 당진시의 소유라면 도비도가 저렇게까지 되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당진시장이나 국회의원이 농어촌공사 사장과 독대해 담판을 지어야 도비도에 비전과 희망이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또 “삼길포는 서울이라면 도비도는 이북의 아오지 같은 느낌”이라고 비유하면서, “관광객에게도 당진에 대해 부정적 이미지를 준다”며 도비도 문제 해결을 촉구했었다.

이종윤 시의원도 6월 시의회  정례회 제3차 본회의에서 5분 발언을 통해 ‘도비도 농어촌휴양단지 개발’을 촉구했다.

이종윤 의원은 “도비도 농어촌휴양단지의 활성화를 염원하고 있는 주민들의 뜻을 담아 현재까지 민간개발 방식을 고수하여 4년 동안 단지의 정상화를 지연시킨 한국농어촌공사의 사업계획을 중단하고 체계적인 개발로 당진시 제일의 관광명소로 되돌아 올 수 있도록 당진시가 직접 단지를 매수하여 관광단지로 개발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8월 어기구 국회의원과 김홍장 당진시장이 전남 나주 한국농어촌공사를 방문해 김인식 사장을 직접 만났던 것으로 알려졌다.

어기구 국회의원은 지난 4일, 농림축산식품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장기간 방치되어 있는 당진의 관광명소인 도비도의 정상화를 위해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가 적극적인 역할을 해 줄 것을 주문했다. 도비도 상인들은 당진시가 도비도를 개발하는 것에 실낱같은 희망을 갖고 있다.
도비도의 상인 A씨는 “도비도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다보니 공중화장실만 보더라도 문이 떨어지고 물

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 변기가 대부분”이라며 “상인들은 당진시가 직접 개발하길 바라며 예전처럼 농어촌공사가 민간공모를 다시추진한다면 분개할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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