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당동 주공그린빌아파트 공인중개사사무소 홍수정 실장
“이웃사촌이라는 말이 어색해진 사회...정 나누는 당진 되길”

[당진신문=지나영 기자] 우리는 참 표현에 서투르다. 남을 칭찬하는 일에 인색하고 타이밍을 놓쳐버리기 일쑤다. 하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입 간지러워 참을 수 없는 착한 당진 사람들의 선행이 보인다. 내 고장 당진에 살고 있는 좋은 분들을 알게 된 이상 지나칠 수 없다. 이에 본지는 입 간지러워 참을 수 없는 착한 당진 사람들의 선행을 칭찬해보는 칭찬릴레이를 진행한다. 

“당진으로 이사하는 날에 많은 도움을 주셨어요. 그리고 아이들을 좋아하는 그 분은 평소에도 간식을 챙겨뒀다가 동네 아이들을 마주치면 간식을 주고 인사를 먼저 건네요”
-칭찬릴레이 52번째 주인공 정수영 교사

정든 고향을 떠나 낯선 당진에서 먼저 용기를 낸 홍수정 실장(49세)의 노력 덕분에 이웃들은 차츰 마음의 문을 열었다. 지금은 그녀를 먼저 찾아 인사를 건네는 이웃도 많이 생겼다. 

8년간 원당동 그린빌아파트 상가에서 공인중개사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는 홍수정 실장은 동네 아이들의 성장 과정을 함께한, 동네 주민들의 얼굴을 가장 많이 알고 있는 마당발이 됐다. 

특히, 엄마품에 안겼던 아기들과 엄마 손을 잡고 동네를 산책하는 아이들이 그저 이쁘고 기특했다는 홍수정 실장. 

두 딸을 다 키워놓고, 막둥이 생각도 날때즈음에 동네 아이들에게 관심을 주게 된 그녀는 사무실에 간식을 따로 챙겨뒀다가 만날 때마다 전해줬다. 그러면 좋으면서도 쑥스러워 엄마 뒤로 숨었던 아이들. 어느샌가 훌쩍 큰 이 아이들은 홍수정 실장의 사무소 앞을 지날 때마다 ‘이모’라고 부르며 인사한다. 

“지난번에는 유치원 버스에서 내린 아이가 저희 사무실 앞을 지나가다가 문을 열고 들어와서는 ‘이모!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네더라구요. 애기 때부터 보던 아이가 처음으로 먼저 인사한다고 사무실에 왔는데, 그 모습이 고맙고 이쁘더라구요”

최근 우리 사회는 개인주의가 심해지면서 이웃과의 소통 단절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당진 지역도 예외는 아니다. 개발로 인해 수많은 아파트가 들어섰지만 윗집과 옆집, 아랫집에 누가 사는지 조차 모르는, 지역 주민들 간 소통의 부재는 커져만 간다.

8년 전 남편과 공무원 생활을 정리하고, 공인중개사 자격증 취득 후 고향 전주를 떠나 당진에 정착한 그녀 역시 처음에는 아는 사람 없는 당진 생활에 적응하기 어려웠다. 

“요즘 이웃사촌이라는 말이 어색한 사회가 됐잖아요, 저 역시 처음에 당진에 적응하기가 어려웠어요. 그러다 부동산을 운영하면서 손님들이 상담하시는 동안 아이들에게 간식을 챙겨주며 함께 놀았죠. 그렇게 먼저 다가서는 용기를 갖게 됐고 제 아는 척을 어색해하며 받아준 이웃들이 이제는 진짜 이웃사촌이 됐어요. 나중에는 더 많은 주민들이 이웃사촌이 되는 날이 오겠죠?” 

그러나 세상이 각박해지면서 홍수정 실장의 진심을 다르게 받아들이는 이웃들도 있다. 좋은 마음으로 아이에게 인사를 건네더라도, 싫은 티를 드러내기도 하고 혹은 무시하고 지나치는 부모도 많았다. 그런 상황을 몇 차례 겪은 홍수정 실장은 ‘어쩔 수 없는 사회’라고 말했다.

“먹고 살기 팍팍하고 이웃사촌이라는 단어가 어색한 세상이잖아요. 그러니 제 관심과 인사가 부담스럽고 싫을 수 있다고 여겨요. 처음에는 상대방의 부정적인 태도에 저도 속상한 마음이 있었지만, 관심과 인사를 주고받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는 분들이 있다고 생각하며 넘어가기로 했어요. 이게 제 성격의 좋은 점이죠!”

그러면서 부동산이라는 공간이 동네 이웃들과의 만남과 화합의 장소가 되기를 희망한다는 홍수정 실장. 

“지금도 제가 ‘저희 사무실에서 차 한잔 하시고 가세요’라고 말하면 부담스러워하시는데, 정말 저는 사람 사는 이야기를 나누고 싶거든요. 제 관심과 인사를 통해서 어린이와 어른들이 미소를 지으며 서로 인사하고 정을 나누는 이웃사촌이 많은 당진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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