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신 굿모닝정신건강의학과원장/순천향대 의대 외래 교수

[당진신문=박경신]

전문가 집단의 의견을 무시하고 집단 이기주의, 돈만 아는 돈벌레들로 치부하기 전에 이렇게 저항을 하는 근본적인 이유가 무엇인지 살펴보시기 바란다.

이번 파업은 밥그릇 싸움 맞다. 의사들의 몫을 뺏어가려는 사람들에게 밥그릇 뺏기지 않으려고 싸우는 것 맞다. 따지고 보면 밥그릇 싸움만큼 명분 있고 절박한 투쟁은 없다. 남의 밥그릇을 빼앗자는 집단행동은 비난 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자기 밥그릇을 지키기 위한 투쟁은 비난의 대상이나 비판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된다.

자기 밥그릇을 강탈하고자 하는 시도에 대해 강력하게 대항하고 밥그릇을 지켜 내는 것은 민주 시민의 당연한 권리이며,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지탱하는 힘이다. 남의 밥그릇을 강탈하여 자신의 밥그릇을 키우자는 그런 몰염치한 싸움은 비난 받아 마땅하지만 합법적 절차에 따라 정당하게 주어진 권리를 강탈하려는 자로부터 지키자는 절박하고 본능적인 움직임은 보호 받아야 한다.

그러나 의사들이 더 분노하는 것이 있다. 단순히 밥그릇싸움이라 치부하기에는 의대 정원 증설과 과학적으로 입증이 안 된 한방 첩약 급여 화 후 미래를 더 걱정하는 것이다. 국민들의 불필요한 의료비부담은 더 올라간다.

의약 분업 때도 마찬가지였다. 의사에게만 줄 돈을 약사에게도 나눠줘야 하니 돈이 더 든 것 이다. 그래서 의료보험료가 얼마나 많이 올랐나? 병원에서 약 타고 싶은 사람 병원에서 약 타고 약국에서 약을 타고 싶은 사람은 약국에서 약을 타는 선택적 의약 분업을 하면 의료비 지출을 줄일 수 있다. 아무도 밥그릇 싸움이라고만 하고 의사들의 주장을 듣지 않았다. 

의약 분업 되어 좋은가? 편리한가? 그래서 건강보험료 많이 올랐다. 의사들이 반대한 국민의 불편을 가중시키고 의료재정을 갉아 먹는 의약분업을 강행해서 건강 보험료가 많이 올랐다. 

아버지께서 “어떻게 증명사진 보다 흉부X-ray 가격이 더 저렴하냐?” 묻기에 “빵 가격을 빵집 주인이 못 정하고 빵 사가는 사람이 정해서 그래요”라고 설명 드렸다. 지방에 병원이 없는 것은 병원이 운영될 수 있게 수가가 안 되어서 그렇다. 수가를 올려 주거나. 지방 인구수를 늘리던지 해야 한다. 이 문제는 의사 수 늘린다고 해결 될 수 없다. 

의사는 돈 벌면 안된다고? 나는 다르게 생각 한다. 나는 내 자신이 아파도 생명만큼은 궁핍하고 가난한 의사에게 내 몸을 맡기고 싶지 않다. 경제적으로 풍요하고, 정신적으로 안정되고, 인간적으로 유머 있는 실력 있는 그런 의사에게 내 몸을 맡기고 싶다. 

의사가 가난하여 집안이 풍비박산이 나도 사명감으로 전문가 정신이 철저해서 틈만 나면 논문 보며 공부하며 해박한 의학적 지식과 술기를 가지고 진료 할 거라 생각 하면 착각이다. 의사도 생활인이기 때문이다. 사람이 사흘을 굶어서 배가 고파 죽을 지경에 이른 자는 살기 위해 도둑질을 아니 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정부가 말하는 저소득층, 취약계층에 대한 의료를 공공의료라 한다면 전 국민 건강보험과 당연 지정제를 시행하는 국가에서 모든 의사는 공공의료에 종사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사람 진료비가 동물 진료비보다 싼 게 정상인가? 산부인과 의사가 분만 안하고 쌍커플 수술해야 먹고 사는 나라가 정상인가? 흉부외과 의사가 종합병원에서 내쳐지고 의원에서 감기환자 보는 게 정상인가? 분만이나 수술할 의사가 없어서 의대 정원 늘리자고? 수술할 의사는 넘치는데 그걸로 먹고 살 수 없어서 수술 못하고 있는 것이다. 

도대체 언제 이런 비정상적인 시스템을 정상으로 고칠 것인가? 바로 의료의 대부분을 민간이 스스로 투자하여 제공하고 있는데 정부는 자신의 투자 없이 민간의 자본과 기술을 강제로 수용 탈취 이용하려하고 있다. 돈이 없는 게 아니라 처음부터 민간자본은 무단 편취해도 된다고 생각 하는 것이 잘못이다. 

제대로 된 정부라면 취약지구에 공공의료에 재정을 투자하고 병원을 설립하고 하고 의사를 채용해서 의료를 공급해야 한다. 수가의 인상이 어렵다면 버스비처럼 공공성을 생각하여 국가에서 재정을 투입해야 한다. 의사들이 요구 하는 것은 비정상의 정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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