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평·송악·우강 주민단체 반대의사 천명

석문산단 인입철도 공청회에서 현 노선에 반대하는 전영옥 신평면체육회장이 신평면 지도를 보여주면서 반대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석문산단 인입철도 공청회에서 현 노선에 반대하는 전영옥 신평면체육회장이 신평면 지도를 보여주면서 반대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현 노선이라면 아예 산업철도 취소해라...내부적으로 노선확정, 형식적 공청회 아니냐” 반발
국토교통부  “주민의견 듣기 위한 공청회...현 노선 그대로 가는 것 아냐”
“노선변경으로 공사비 15%이상 증가시 사업성 재검토...사업 무산될 수도 있어” 우려

[당진신문=오동연 기자] 국토교통부가 6일 석문산단 인입철도 전략환경영향평가 공청회를 다시 개최했지만 석문산단 인입철도 현 노선(안)에 대해 신평면·송악읍·우강면 주민단체 등 주민들이 강력한 반대 의사를 천명했다.

이에 따라 국토부가 합덕역을 지나 신평면을 가로질러 석문산단신설역에 이르는 현 노선이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변경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주민들의 의견에 따라 해변을 따라 우회하는 노선이 되면 “공사비가 증가해 사업에 대한 재검토를 해야 할 수도 있다”는 것이 국토부 측의 설명이다. 그러면서도 국토부 측은 “주민의견을 듣기위해 공청회를 하는 것이고, 현 노선 그대로 가는 것이 아니다”라며 실시설계 등 절차에서 노선 변경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현 노선 그대로라면 아예 산업철도를 취소하라”는 말이 나오는 등 석문산단인입철도 건설 추진이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15일 석문산단 인입철도의 현재 노선에 반대하는 주민들의 반발로 공청회가 무산되면서 8월 6일 신평문화스포츠센터에서 공청회가 재개됐다. 이날 공청회는 차질없이 진행됐으나 현재 노선에 대해 주민들과 패널로 나선 주민단체장들의 언성이 높아지며, 국토부에 대한 성토가 이어졌다.

“형식적 공청회 아니냐”

지승복 우강면 명예면장은 “꼭 철도를 놓아야 한다면 해변으로 해서 가야 한다”면서 “도면을 그려놓고 형식적으로 (공청회를)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전영옥 신평면체육회장은 “노선안을 대폭 수정해야 한다”면서 “큰 그림을 그릴 때 도시, 개발단지 등 지역 사회적 여건을 고려해 설계해야야 하는데 (현노선은)지역발전을 저해한다”고 주장했다.

또 “측량 말뚝을 박아놓는 등 내부적으로 노선을 확정해 놓고 형식적인 공청회를 하는 것이 아니냐, 환경영향평가 형식만 갖추는 것이 아니냐”고 토로했다. 

전영옥 신평면 체육회장은 미리 준비한 신평면 지도를 보여주면서 국토부와 용역사 관계자들에게 현 노선 반대 이유를 설명했다. 

전영옥 체육회장은 “철도노선이 지나가면서 신평면이 분리가 된다”면서 “도시개발을 하면 인구 4~5만명까지도 기대하는 잠재력이 있는 신평을 가로지르는 철도노선은 청천벽력과 같다”고 말했다. 

또한 철도 노선이 지나는 곳 인근에 신평 중·고등학교가 있어 학부모와 학생들도 반대한다는 점, 종합사회복지관 건립에도 영향을 준다는 점 등도 지적했다. “교육환경 등을 배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전영옥 체육회장은 “산업철도로 아무 편익 없는 우강면과 신평면이 피해가 없도록 예산을 확보해 노선 길이를 늘이더라도 변경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평면을 가로지르는 현재 노선이 아니라, 38번국도와 해변을 따라 가는 노선으로 변경해달라는 것.

“38번 국도 따라가는 노선돼야”

김정환 송악읍개발위원회 위원장은 “송악은 물류단지가 계획 중에 있고 신평-내항간 연육교, 기존의 부곡공단, 당진항이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하나도 생각하지 않은 노선”이라면서 “현대제철과 시작단계인 석문산단만 보고, 살아 있는 공단들은 생각도 안하는, 지역 주민피해만 주는 이런 사업은 필요가 없다”고도 비판했다.

이어 “오늘 공청회 전에도 사전 대화를 요청했지만 묵살됐다”며 “지금이 전두환 정권인가, (현 노선을) 밀어부치면 되느냐”고 말했다.

또한 “항만과 관광계획을 좀 보고 당진시와 협의하고 검토해 노선을 짜야 한다”면서 “이 노선으로는 절대 안된다”고 언성을 높였다.  

38번 국도를 따라 노선을 변경하면 노선의 길이가 늘어 공사비는 더 들더라도, 당진항과 신평-내항간 연육교 등 기반 시설과 연결돼 장기적으로는 당진시 발전에도 효율적이라는 주장이다.

공사비 늘면 사업 재검토 할 수도...
국토부, “노선 밀어붙이기 아니다”

국토교통부 천홍식 서기관은 “석문산단 인입철도의 총 사업비 중 공사비가 15%이상 더 증가가되면 기재부에서 사업의 타당성을 재검토해 사업비를 늘리거나 사업할 필요가 없다 판단되면 사업이 죽게된다”고 설명했다. 

노선을 변경해 공사비가 늘어나게 되면 다시 석문산단 인입철도에 대한 재검토를 하게 돼 무산될 수도 있다는 것.

국토부 천홍식 서기관은 “기본적인 조사를 해야 주민들에게 설명이 가능하고 조사에는 측량과 지반조사를 해야하기 때문”이라며 마을에 말뚝이 설치된 것에 대한 양해를 구했다. 또 “기본계획의 노선이 그대로 가는 것이 아니며 조금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천홍식 서기관은 “석문산단 분양이 저조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산업철도로 입주기업이 늘면 여객철도 혼용을 검토할 수 있다”면서 “향후 역사가 들어갈만한 곳을 고려해 노선을 잡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노선 밀어부치기가 아니다”라며 “당진시와도 협의 중이고 의견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노선 우회와 관련, “요즘 철도는 고속화가 돼 있어 옛날 철도처럼 구불구불한 노선에선 열차가 속도를 낼 수 없다”고도 설명했다.     

현노선 반대에 한 목소리

국토부 관계자의 이러한 설명에도, 공청회에 참석한 주민들은 현 노선에 반대하는 데에 한 목소리를 냈다.
문경민 송악발전협의회장은 “현 노선은 송악에 아무 의미가 없다”면서 “현 노선을 고집하는 것이 민주주의냐, 국토부가 주민 위에 있느냐, 주민이 우선이다”라고 국토부를 비판했다.

천홍식 국토부 서기관은 “노선을 정해놓고 한다면 뭐하러 주민들에게 욕 먹으면서 설명을 하겠느냐”면서 “걱정하지 말라”고 답변했다.

배병서 무수리 이장은 “국가산업을 막을수는 없겠지만 주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최적의 노선을 택해달라”면서 “무수리지역은 대안 3 노선을 원한다”고 건의했다.

신평면 주민 정모씨는 “여객철도가 될 수 있다는 묘한 얘기를 하는데, 산업철도는 산업철도인 것이 사실”이라며 “여객철도면 관광지를 따라 신경썼어야한다”면서 “금천지구 토지계약도 돼 있는데 사업 다 해놓은 것을 (철도가 지나면)땅 값은 국토부가 줄것이냐”고 비판했다.

정씨는 “어기구 국회의원이 주민들과의 면담에서 노선변경으로 주민들의 피해가 없도록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고도 덧붙였다.

환경영향평가 비판도 나와

신평면주민자치위 관계자는 “환경영향평가의 기후영향평가를 60km떨어진 서산 것으로 했다”고 지적하고 “주민총회와 투표를 거쳐 현 노선에 대해 90%이상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주민의 의견을 반영하겠다 하셨으니, 현 노선은 더 이상 얘기가 나와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또 “주민을 위한다면 관광도 고려해 38호 국도를 따라가는 노선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아이를 키운다는 학부모 박모씨는 “학습권을 어떻게 보장할 것이냐, 방음벽을 해도 오염물질이 날릴 것인데 누가 책임을 지느냐”고 비판했다.

이날 공청회에 참석한 주민들은 국토부 관계자들에게 현 노선에 대한 반대의견을 연이어 쏟아냈다. 현 노선에 찬성하는 의견을 밝힌 주민은 없었다.

한편 국토부에 따르면, 석문산단 인입철도는 총 연장 31.2km 이며, 서해선 합덕역(합덕읍 도리)에서 석문산단 신설역(통정리 일원)까지다. 

2021년~2022년 기본 및 실시 설계를 거쳐 공사가 진행된 후 2026년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화물을 수송하는 용도다. 설계속도는 150km/h, 장래 열차 운영계획은 2045년 기준 1일 9회(컨테이너 4회, 일반화물 5회)이며, 소요차량 편성수는 1편성 기준 컨테이너 22량, 일반화물 26량이다. 그러나 주민설명회 이후 신평면과 송악읍에 주민들이 석문국가산단 인입철도 노선 변경과 역사 설치를 요구하는 성명서와 의견서를 당진시에 제출했었다.

신평의 경우는 현재 알려진 노선이 신평 금천도시개발지구 를 관통하기 때문에 신평면의 발전을 저해할 것으로 우려된다는 것이고, 송악읍의 경우는 송악읍 역사 신설을 검토 등을 요구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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