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칼럼] 도로와 교통 그리고 버스공영제
[의정칼럼] 도로와 교통 그리고 버스공영제
  • 당진신문
  • 승인 2020.07.31 19:11
  • 호수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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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연 당진시의원

[당진신문=조상연]

당신은 지금 시내에 있는 병원에 갈 일이 있다. 집에서 병원까지는 3km다. 날씨는 뜨겁다. 자동차로는 5분이면 갈 수 있다. 하지만 자칫하면 병원 근처에 불법 주차를 해야 한다. 딱지를 뗄 수도 있다. 

환경을 위해 30분을 걷거나 10분 동안 자전거를 타고 갈 수도 있다. 그렇지만 도심의 인도는 엉망이다. 가로수는 물을 찾아 뿌리를 뻗기에 인도는 늘 울퉁불퉁하다. 가로수가 없는 길로 갔다간 당신은 대머리가 될 수도 있다. 

이제 남은 선택지는 버스나 택시다. 택시는 왕복 1만원을 각오해야 한다. 버스는 정류장까지 가서 기다려야 한다. 당연히 정류장엔 에어컨이 없다. 게다가 걸어가는 시간이나 버스타고 가는 시간이나 별 차이가 없다. 순환버스는 뱅뱅 돌며 온갖 곳에 다 들른다. 당신은 홧병이 생길지도 모른다. 아~ 가기 싫다!

한 연구에 따르면 잘되는 전통시장은 걸어서 5분 이내에 대단위 주거단지가 있다. 거의 모든 주택분양 전단지엔 하나같이 지하철역, 학교, 대형마트, 병원 등이 도보 5분 거리에 있다고 한다. 그 도보가 우사인 볼트의 전력질주를 뜻하는 것일 지라도. 

사람들은 삶에 필요한 것이 5분 거리에 있기를 원한다. 걸어서는 500m, 자전거로는 2.5km, 차로는 5km 이내에 볼 것, 놀 것, 먹을 것이 있어야 한다. 이런 곳이 바로 도심이다.

당진은 외곽에 아파트를 대단위로 짓고 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그곳엔 1만 가구, 약 3만명이 입주할 수 있다고 한다. 

사람들은 새 아파트 단지를 좋아한다. 계획단지로서 주차하기, 살기 편하고 재산가치도 높아질 것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잠시 불편해도 단지 인근에 볼거리 놀거리 먹거리가 풍부해 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차가 밀리는 곳에는 어김없이 뻥튀기 장사가 생기기 마련이니까. 

하지만 그들도 장보기, 의료.행정.교육서비스, 문화생활을 즐기려면 도심으로 가야 한다. 전통시장, 병원, 관공서, 학교, 도서관, 수영장, 종교시설 등이 그곳에 있으니. 그런 시설은 대단위 아파트가 생긴다 하더라도 옮겨가기 쉽지 않다. 

도심이 살려면 시민 누구나 5분 내로 도심에 방문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곳의 시설들은 무리해서라도 고객을 찾아 이사를 간다. 그런 상황을 우리는 도심공동화라고 부른다.

도심에 누구나 방문하려면 사회적 약자의 수준에 맞추어진 인도와 대중교통이 우선 필요하다. 그들은 두 다리 이외에는 별다른 이동수단이 없거나 더 나아가 특별한 수단이 없이는 이동이 불가능한 사람들이다. 바로 장애인, 노인, 어린이들이다. 주차장이나 차도확장, 외곽도로는 가장 나중에 고려되어야 한다. 심하게 말하면 이런 사업은 비용도 많이 들거니와 차를 가진 사람에게만 혜택을 주고 사회적 약자의 도심 방문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당진시의 시내버스 공영화 정책 검토는 고무적이다. 당진시가 노선권의 소유자가 되어 노선의 개선, 버스배차도 공익을 고려하여 시행하겠단다. 당진시가 시내버스를 통해 사회적 약자, 소수에게도 공평한 이동서비스를 제공하겠다니 이제 누구나 시내버스로 5분 내에 도심에 갈 수 있게 되기를 나는 기대한다. 

옛말에 이르기를 왕이 정책을 만들면 백성은 대책을 세운다고 했다. 무릇 잘 만든 정책은 백성이 스스로 만드는 대책에 의해서 효과를 본다. 당진의 도로와 교통 그리고 공영버스정책도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