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및 산업단지 주변 민간환경감시센터,
현대제철 고로 재송풍 공정 조사보고서 발표 

“제철소 인허가기관, 재송풍 공정 생략...환경 관리감독에 허점”
“민관협의체 합의 사항 잘 이뤄지지 않아...일출 후 재송풍 해야”

현대제철 “브리더 개방시 대기오염물질 배출 최소화는 현재 진행 중”
“재송풍은 휴풍 때와는 다른 흐름...일출 후 재송풍은 설비 안전에도 안맞아” 반박

2020년 7월 15일  제3고로 돌발이상으로 인한 재송풍 공정의 브리더 배출 장면. 사진제공=현대제철 및 산업단지 주변 민간환경감시센터
2020년 7월 15일  제3고로 돌발이상으로 인한 재송풍 공정의 브리더 배출 장면. 사진제공=현대제철 및 산업단지 주변 민간환경감시센터

[당진신문=정윤성 기자] 현대제철이 용광로에 대한 정기수리 과정에서 ‘휴풍’ 공정뿐만 아니라 ‘재송풍’ 공정에서도 긴급 안전밸브인 브리더를 통해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하고 있지만 제대로 관리감독이 이뤄지지 않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당진환경운동연합(공동의장 손창원, 김정순, 신현기)은 지난 20일 환경부와 충청남도, 현대제철 등에 제출한 공식 의견을 통해 “용광로에 대한 정기수리 과정에서 오염물질 배출에 대한 관리에 사각지대가 존재한다”며 조속한 개선을 요구했다.
 
현대제철 및 산업단지 주변 민간환경감시센터(센터장 유종준, 이하 제철산단 감시센터)가 작성한 <현대제철 고로 재송풍 공정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용광로에 대한 정기수리 과정에서 긴급 안전밸브인 브리더를 통해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공정은 열풍 주입을 중단하는 ‘휴풍’뿐만 아니라 열풍 주입을 재개하는 ‘재송풍’도 해당된다. 

제철소는 일반적으로 60일에 한번 각 용광로에 대해 정기수리를 진행한다. 

정기수리에 대해 환경부는 지난해 9월 3일 보도자료를 통해 용광로의 열풍 주입을 단계적으로 줄인 후 스팀을 주임함과 동시에 가스홀더로 연결된 배관을 물로 차단하고 긴급 안전밸브인 브리더를 개방해 용광로 내부의 가스를 배출한 후 정기수리를 진행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러나 ‘조사보고서’에 의하면 용광로 정기수리에 대한 환경부의 설명은 전체 공정에서 절반에만 해당한다. 즉, 정기수리까지만 설명하고 그 후 진행되는 재송풍 공정은 생략했다는 지적이다. 

휴풍 이후 수리를 끝낸 후에는 용광로에 뜨거운 바람을 다시 불어넣는 재송풍 작업을 하는데 휴풍 때와 마찬가지로 가스홀더의 압력보다 용광로의 압력이 낮을 시 대량의 가스가 용광로로 역류해 폭발사고가 날 위험이 있으므로 용광로 압력이 일정하게 올라가기 전에는 브리더밸브로 내부의 가스를 500g/㎡의 고압 상태로 대기로 배출한다. 

용광로 압력이 일정 수준 올라가면 가스라인의 수봉변을 열어 가스 홀더로 가스를 보내는 동시에 노정 브리더를 차단하면서 정기수리 공정이 마무리된다. 

제철산단 감시센터는 “용광로 정기수리 과정의 재송풍 공정에서도 브리더를 통해 대기오염물질이 배출되고 있음에도 지난해 민관협의체에서 합의됐던 사전 보고와 일출 후 배출, 불투명도 조사 등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어 관리의 사각지대화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즉 현대제철은 용광로 정기수리 과정에서 휴풍을 보통 일출 후인 오전 8시~9시에 실시하지만 재송풍은 오후 10시~11시에 진행된다. 지금처럼 오후 10시~11시에 브리더로 배출할 경우 지역사회의 감시는 물론 불투명도 조사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것. 

지난 2019년 9월3일 환경부 보도자료의 용광로 정기수리 절차 설명에서 재송풍 과정 누락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자료제공=현대제철 및 산업단지 주변 민간환경감시센터
지난 2019년 9월3일 환경부 보도자료의 용광로 정기수리 절차 설명에서 재송풍 과정 누락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자료제공=현대제철 및 산업단지 주변 민간환경감시센터

이에 당진환경운동연합은 ‘민관협의체’의 합의의 취지에 맞게 고로 브리더밸브를 통해 오염물질이 배출되는 재송풍 공정도 가능한 일출 후 진행해 불투명도 조사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제철산단 감시센터 유종준 센터장은 “재송풍 공정도 가능한 일출 후에 진행해야 한다”며 “만약 어렵다면 이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함께 관리감독기관의 불투명도 조사에 대한 대안 마련도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제철 “현재 재송풍 테스트 계획 수립중”

한편 현대제철측은 환경운동연합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적극 해명에 나섰다.

현대제철 측에 따르면 고로 브리더를 개방하기 전에 안전벨브를 활용해서 대기오염물질 배출을 최소화하는 것은 현재 진행 중이고 세계 고로 설비중 최초로 시도하는 것이기 때문에 안전하게 운전하기 위해 '가동과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는 것.

현대제철 관계자는 “우선 정비를 위해 내부 공기를 내보낼 때 청정설비를 거친 후 '1차 안전벨브'를 통해 내보내고 있고 이후 블리더를 개방하는 방식으로 바꿔서 대기오염물질 배출을 대폭 개선했다”며 “현재 단계는 정비를 시작하는 휴풍에 대한 것이고, 정비를 마치고 재가동하는 재송풍 때도 적용할 예정으로 휴풍시 상황들을 반영해 재송풍 테스트도 신중하게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테스트를 반복해서 진행해 조업 안전성과 안정성을 확보한 후 재송풍 때도 순차적으로 적용할 계획으로 휴풍 때도 제대로 작동할지에 대해 폭발 등을 우려하면서 조심스럽게 시도했고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다”며 “재송풍은 휴풍 때와는 다른 흐름이고 재송풍을 위한 설비 내부의 조건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기 때문에 순차적으로 진행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환경운동연합의 일출 후 재송풍 요구에 대해서도 “휴풍시 블리더 개방은 일출 후에 진행해야 한다는 기준을 준수하고 있다”며 “하지만, 재송풍의 경우 정비를 끝내놓고 일출 때를 기다리는 것은 안전을 위해서도 맞지 않는다. 설비는 정상적으로 가동될 때 가장 안전하며 정비를 끝내면 바로 정상 가동 상태로 만드는 것이 안전을 위해서도 필요한 사항”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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