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 시민단체들, 산폐장 현장서 ‘입장거부’ 당해
당진 시민단체들, 산폐장 현장서 ‘입장거부’ 당해
  • 오동연 기자
  • 승인 2020.05.27 17:51
  • 호수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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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측 “공사현장은 사유지...침입은 불법행위”
산폐장 대책위, “모든 관련자료 공개, 폐기물 제한해야”
권중원 산폐장 대책위 집행위원장이 산폐장 현장을 둘러보려 하자 공사 관계자들이 접근을 막고 있다.
권중원 산폐장 대책위 집행위원장이 산폐장 현장을 둘러보려 하자 공사 관계자들이 접근을 막고 있다.

[당진신문=오동연 기자] 당진 산폐장 반대 범시민 대책위원회(이하 산폐장 대책위)가 지난 26일 송산2산단 산업폐기물처리시설(이하 산폐장) 공사현장을 방문했으나, 입구에서 제지당했다. 

송산2산단 공사현장은 두곳의 출입구가 있으며, 동곡리 마을 주민 30여명이 천막을 치고 산폐장대책위 측과 대치 분위기가 일었다. 그러나 산폐장 대책위가 다른 출입구에서 집회 및 회의를 가지면서 동곡리 주민들이나 산폐장 측 공사현장 관계자들과의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이날 산폐장 대책위의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당진시청 이해선 경제환경국장과 조성준 자원순환과장에게 질의하고 답변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앞서 지난 19일 산폐장 대책위는 당진시청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가지면서, 당진시청 측에 산폐장 관련 질의를 한 바 있었다. 대책위는 △시공 전반에 대한 진상조사와 각종 서류 등 공개 △지역주민과 시민단체, 전문가가 참가하는 고대·부곡 산폐장 해결을 위한 조사위 구성 △폐기물 반입 지역제한과 국가관리 명문화 법률 개정 등을 요구했었다.

26일 이해선 경제환경국장은 “산업단지 면적이 일정 규모 이상이면 법적으로 산폐장을 건설하게 돼 있다”며 “인허가 기관은 금강유역환경청으로 당진시는 환경영향평가 초안에 대해 주민의견을 수렴해 제출을 하는, 역할의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당시에 한평이라도 매립장 규모를 줄이려는 적극적인 노력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 국장은 “산폐장 대책위에서 관련 정보와 자료를 공개하라고 했는데, 법 허용 범위에서 투명하게 공개할 것이지만 당진시는 협의기관이다보니 허가청인 금강유역환경청에서 모든 자료를 갖고 있다”며 “금강유역환경청에 관련 자료를 청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고대·부곡 매립장의 침출수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됐다. 

이 국장은 “고대·부곡 매립장은 침출수 처리 업체에서 처리를 맡다가 염분이 높아 처리 장비가 부식되는 등 고장이 일어나 결국 매월 100톤이 아닌 40톤의 침출수를 처리하고 있으며, 외부 유출은 없다”며 “적정 기준에 맞춰 침출수를 처리할 수 있는 업체를 선정할 것이며 관련사항은 숨김없이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민관진상조사위 요구에 대해서는 “시의회나 감사부서를 통해 조사를 요청할 시 최대한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국장은 “폐기물 관련법 개정을 통한 전국 산업폐기물의 반입을 막는 것에는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질의응답이 끝난 후 산폐장 대책위 측은 공사현장을 둘러보려 했지만, 공사현장 관계자들에게 제지당했다. 권중원 산폐장대책위 집행위원장은 “왜 볼수도 없게 하느냐”며 항의했고, 공사현장 관계자는 “정식적인 절차를 밟아야 하며 사유지에 침입하는 것은 불법”이라며 접근을 막으면서 신경전이 벌여졌다.

다른 산폐장 입구에서는 동곡리 마을 주민들이 천막을 치고, 산폐장 대책위 측과 대치하는 듯 했으나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다른 산폐장 입구에서는 동곡리 마을 주민들이 천막을 치고, 산폐장 대책위 측과 대치하는 듯 했으나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동곡리 이장 “이제와서 대책위?”

한편 송산2산단 산폐장이 위치한 동곡리 주민들은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산폐장 대책위에 대해서 달갑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30여명의 주민들은 이날 트랙터 등 농기계를 배치하고 천막을 설치하며 산폐장 대책위와 대치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과거 동곡리 주민들은 산폐장을 반대했었으나, 업체 측과 합의를 하면서 산폐장은 공사가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된 상황에서, 산폐장 대책위의 등장이 반갑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김현균 동곡리 이장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시민단체 뿐만 아니라 동곡리 주민도 시민”이라며 “3~4년전부터 주민들은 반대했었고 산폐장 문제로 타 지역 견학도 했었다”고 말했다.

김 이장은 “산폐장이 60%이상 공정이 진행된 상태에서 이제와서 대책위가 나서는데, 산폐장 인근 주민들이 가장 피해가 입는 만큼 환경 문제도 동곡리에서 관리할 것”이라며 “(산폐장 대응과 관련)하나도 도움이 안 됐고, 현대제철로 인한 환경피해에도 말없던 사람들이 이제 와서 나서는데, 대책위가 지금 반대하는 주된 이유와 목적도 의심스럽다”고 덧붙였다.

또 “송산면은 제대로 된 체육시설이 없어 산폐장 업체가 개발위와 협의해 체육관 부지매입을 위한 기부를 한 것으로 알고 있으나, 동곡리는 현재까지 받은 것이 없다”며 “산폐장 업체에서 차후 동곡리의 발전기금을 얘기하긴 했지만 앞으로의 일이고 현재까지 거액을 받았다는 말들은 가짜뉴스다”라고 토로했다. 

산폐장 공사 현장 입구 중 한 곳에 최근 설치한 듯 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공사안내 표지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산폐장 공사 현장 입구 중 한 곳에 최근 설치한 듯 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공사안내 표지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안보였던 공사안내 표지판 등장

본지는 지난 4월 27일자 보도에서 송산2산단 산폐장 공사현장에 공사안내표지판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을 한 바 있다. 이날 공사 현장에는 설치한지 오래되지 않은 듯, 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깨끗한 공사안내 표지판을 발견할 수 있었다.

공사안내표지판에는 공사명 ‘당진환경클러스터조성사업’으로 돼 있으며, 공사금액 1,246억원(2단계 제외), 개발면적 190,777㎡(약 5만 8천평), 폐기물 매립용량 약 630만㎥ 등으로 표기돼 있다.

한편 권중원 산폐장 대책위 집행위원장은 “제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매립량이 1천만톤 이상으로 예상된다”며 당초 알려진 매립량 630만톤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산폐장 대책위 측은 석문산단과 송산2산단에 조성중인 폐기물매립장에 대한 모든 관련자료 공개, 반입 산업폐기물의 지역제한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산폐장 대책위 측은 이날 현장 접근을 제지당한 후 회의 및 집회를 해산했으며, 6월 2일에는 석문국가산단 내 산폐장을 방문할 계획이다.

산폐장 대책위의 현장방문에 참석한 시민단체 관계자들의 모습.
산폐장 대책위의 현장방문에 참석한 시민단체 관계자들의 모습.

시민단체와 시청 관계공무원 질의 응답 요약

한윤숙 당진시 여성농민회장 : 송산2산단의 경우 석문국가산단과 달리 국가산단이 아니니까 산폐장이 의무가 아니지 않나?

조성준 자원순환과장 : 국가산단이든 일반산단이든 (일정 규모 이상일 경우) 산폐장은 의무시설이다. 

한윤숙 당진시 여성농민회장 : (산폐장에서 공사 현장에서 나오는) 갯벌 흙이 반출되고 있는데 잘못되고 있다. (흙을 쓴 곳에서는) 배수가 안되서 농사를 못짓고 염분 물이 나온다고 한다. 누가 관련 관리 감독을 하나? 

조성준 자원순환과장 : 농지관련 부서에서 잘못된 점이 있다면 못하게 했거나 중단시켰을 것이다. 

김장수 당진YMCA 시민운동위원장 : 산폐장의 매립량 계획이 늘었는데 어떻게 된 것인가?
권중원 산폐장대책위 사무총장 : 9번 계획이 변경됐고 첫 번째 계획보다 2배 늘었는데?

조성준 자원순환과장 : 애초에 소각장과 매립장이 모두 계획이 돼 있다가 소각시설이 없어지면서 매립면적이 늘어난 것으로 본다. 당진시의 의견은 매립장의 높이도 조망권을 해치는 등 문제로 더 낮추려했으나 금강청에서는 (매립장 업체)사측의 매립 깊이와 높이를 맞춰준 것 같다. 당진시에서는 필요한 자료를 요청한다면 최대한 협조하겠다.

배정화 내기후 회장 : 지정폐기물에서 나오는 침출수는 결국 독극물 아닌가? 어떤 공법으로도 침출수를 막을 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조성준 자원순환과장 : 지정폐기물에서는 중금속 성분의 침출수가 나온다. 기준 이내로 처리가 됐을 때만 침출수를 방류 가능하다.

김영란 참교육학부모회 당진지회장 : 고대·부곡 폐기물 매립장이 회사 부도후 당진시 혈세로 관리를 하고 있는데, 앞으로 지어지는 산폐장도 그런일이 없어야 한다. 감시단도 제대로 발족해야 한다.

조성준 자원순환과장 : 감시단은 아직 발대식을 안했다. 동곡리 이장, 장고항리 이장, 개발위원장, 시의원, 소각전문가, 매립전문가, 교수, 환경관계 공무원, 환경운동연합 등으로 구성됐다.

김장수 당진YMCA 시민운동위원장 : 당진시청에서 협의체(감시단)를 구성됐다고 하는데, 이장이나 개발위원장을 넣는 것은 의미가 없다. 산폐장을 찬성하는 분들로 감시가 되겠나. 범시민 대책위의 위원들을 포함해 구성해야 한다.

이해선 경제환경국장 : 감시단은 총선 중에 모 후보가 문제제기를 해 당시 민관환경감시단 계획을 수립했다. 주민대표와 환경단체, 전문가 등으로 구성이 됐는데, 대책위의 요구를 검토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