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 하나로 모아 어르신에게 사랑을 드리는 ‘당진사랑모아봉사단’
매달 2회씩 어르신들 찾아 노래, 율동, 게임 등의 레크레이션 진행

[당진신문=지나영 기자] 우리는 참 표현에 서투르다. 남을 칭찬하는 일에 인색하고 타이밍을 놓쳐버리기 일쑤다. 하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입 간지러워 참을 수 없는 착한 당진 사람들의 선행이 보인다. 내 고장 당진에 살고 있는 좋은 분들을 알게 된 이상 지나칠 수 없다. 이에 본지는 입 간지러워 참을 수 없는 착한 당진 사람들의 선행을 칭찬해보는 코너를 마련했다. 

나이도, 성도, 직업도 전혀 다른 이민자(61), 정은회(55), 오봉신(47), 김종희(57), 박희경(62), 송영미(57), 장미라(52), 백향선(49), 호혜현(48) 씨는 각자 자신들이 갖고 있는 재능으로 좋은 일에 사용하자는 마음을 모아 ‘사랑모아봉사단’을 지난 2015년 12월 창단했다.

웃음치료사 교사 자격증 취득 수업에서 만난 ‘사랑모아봉사단’ 9명은 5년간 매달 2번씩 요양원이나 주간보호센터를 찾아 어르신들에게 유쾌하고 즐거운 레크레이션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 5년간 단 한번도 회원들간에 다툼 없이, 초창기 멤버 그대로 봉사단을 이끌어 온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사랑모아봉사단’의 이민자 회장은 서로 간에 배려를 가장 먼저 꼽았다.

“9명 중에 어느 한 사람도 탁 튀지 않고 진실되고 솔직한 분들이에요. 서로 배려하면서 잘난체 한번 안 하고 서로 위해주니까요. 개개인의 개성이 있었을 텐데, 상대방을 먼저 생각하고 의견을 존중하니까 잘 지내고 있는 것 같아요”

‘사랑모아봉사단’은 찾아뵙는 어르신들 앞에서 형형색색 가발을 쓰고, 회원들이 직접 만든 옷을 입으며 노래와 율동, 게임, 만들기 등의 활동을 한다. 활동은 회원들이 순서를 정해 봉사를 가는 날마다 레크레이션을 진행한다. 

호혜현 회원 “순서를 정해 활동을 이끌자고 의견을 제시했는데, 모두 좋은 생각이라며 오케이를 외쳐주는 회원들에게 너무 고마웠어요. 제 의견을 존중해주는 것 같아서 더욱 좋았구요”

어르신에게 봉사를 시작하게 된 계기도 부모님을 생각하면서 부터다. 그리고 언젠가 ‘우리’도 어르신의 모습이 될 거라는 생각으로 요양원과 주간보호센터에서 봉사를 시작했다. ‘사랑모아봉사단’의 장미라 회원은 어르신들 앞에서 노래 ‘여자의일생’을 부르며 감정이 북받치기도 했었다고.

“어르신들을 찾아 뵙고 시간을 보내다 보면  부모님 생각이 절로 들어요. 저번에 노래 ‘여자의 일생‘을 부르는데 눈물이 났어요. 어머니들의 삶을 되돌아보게 되고, 저도 한 여자로서 가사에 몰입해서요. 저는 봉사를 통해 단순히 제 재능을 나누는 것에서 그치는게 아니라 배우고 깨닫는게 더 많은 것 같아요”

그러면서도 회원들은 “우리 나이대의 봉사단을 이뻐해 줄 사람은 어르신들 밖에 없어요”라는 농담을 건네며 유쾌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처음부터 어르신들 앞에서 노래부르고 춤추는게 쉬운일은 아니었을 터. 낯선 사람을 경계하는 어르신, 공연을 시작하는데 등 돌리고 누워있는 어르신... 거부감을 몸으로 드러내는 어르신을 만났다는 송영미 회원과 ‘사랑모아봉사단’과 ‘무지개보따리’ 등에서 봉사활동을 펼치는 정은회 단장.

송영미 회원 “처음에는 거리를 두고 낯가리는 분들이 많아요. 그런데 저희가 조금씩 다가가면, 어느 순간부터 저희 곁에 다가와서 함께 춤을 추는 어르신들이 있어요”

정은회 단장 “모여서 봉사의 시간을 보내고 나면 힐링이 되요. 특히 어르신들이 우리 언제 오나 기다려 주시는 분도 많이 계시니까 하루도 빠질 수 없이 봉사에 중독되는 것 같아요”

‘사랑모아봉사단’의 회원 9명의 자격증을 모으면 대략 백 개가 된다. 박희경 회원은 배운 만큼, 취득한 자격증을 묵히지 않고 지역 사회에 나누는게 큰 기쁨이고 즐거움이라며, 일이 생겨 봉사에 빠지면 많이 속상하다고 아쉬워했다. 

“억지로 봉사를 하는 것이라면 처음에는 참석해도 점차 빠지려고 하겠죠. 그런데 우리 모두 베푸는 봉사가 좋기 때문에 이제는 어르신들을 찾아 뵙고 인사드리는게 삶의 1순위가 되어 버린 것 같아요”

‘사랑모아봉사단’ 회원들은 나이가 들어도 지금 멤버 그대로, 가족들도 함께 참여하며 앞으로 오랫동안 함께 봉사하고 싶다고 희망했다. 

백향선 회원 “몸과 마음이 건강한 회원들의 지금 모습 그대로 나이들어서도 함께 봉사에 다녔으면 좋겠어요. 지금은 우리 9명이지만 나중에는 남편들도 함께 하는 날이 오겠죠. 저의 개인적인 바람은 저희 엄마 팔순 잔치에서도 우리 봉사단의 유쾌한 공연을 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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