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 덕분에’라는 마음으로 서로를 사랑하는 학교 만들기
학교에서도 아이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프로그램 마련돼야

[당진신문=지나영 기자] 가족이 함께하는 시간이 많은 ‘가정의 달’ 5월.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을 벌이는 요즘 부모와 자식 사이에도, 그리고 스승과 제자 사이는 안전이라는 이유로 멀어졌다. 한편으로 서로를 향한 소중함과 따뜻한 마음을 알 수 있는 시간이었던 전쟁같던 시간들. 이에 본지는 가정과 학교의 진정한 의미를 5회에 걸쳐 되짚어 본다.

※이 기획취재는 참교육학부모회 당진지회와 함께합니다.            

“아이 하나 키우는데 마을 전체가 필요...교육체계 재구성 필요”

사람은 평생동안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배우고 익혀나가는 존재다. 학교는 사람이 가정 다음으로 지식을 얻고 교육을 받는 곳이다. 사전적 의미로 학교의 기능은 학생에게 학습을 통해 성장과 발달을 지향하는데 있다고 한다.

하지만 사교육의 증가와 줄지않는 청소년 범죄로 인해 학교의 의미는 점차 퇴색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학생들은 온라인 수업을 통해 국어, 영어, 수학과 같은 입시 교육을 배울 수 있었다. 그러나 온라인 수업을 통해서는 아이들이 학교에서 배울 수 있었던 인성교육과 친구들과 뒤엉키며 익히는 사회성 교육을 받기는 어렵다.

통계청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소년범죄자(14세~18세)는 6만6천여 명으로 전체 범죄자의 3.8%를 차지하고 있다. 2018년 소년범죄 유형으로는 재산범죄가 40.1%로 가장 많으며 이어서 △강력(폭력)범죄 29.8% △강력(흉악)범죄 5.3% △기타 24.8% 순이었다.

현직 초등학교 교사 오씨는 “사회 분위기가 경쟁적이고 학업에 치중하다보니 아이들의 감정을 따뜻하게 어루만져 줄 기회가 적다”며 “스마트폰을 비롯한 온라인 게임을 통해 접한 폭력적인 것을 현실에서도 왕따나 학교 폭력의 유형으로 드러나게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참교육학부모회 당진지회 김영란 회장은 “학교폭력을 비롯한 왕따 등의 청소년 문제 해결은  어느 한 사람의 노력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며 “학교의 의미를 다시 되새기고, 가정에서 부모와 아이들 간에 소통 등으로 우리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야 하는 숙제”라고 말했다. 

또한 “아이 하나를 키우는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현 시국은 우리 모두가 힘을 합쳐 아이들을 배려하고 돌볼 수 있는 교육 체계를 재구성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슬기로운 학교 문화를 만들려면?

김영란 회장은 “학부모 회의 및 운영 위원회 회의 등에 학생 대표들이 참관하는 것을 지지한다”며 “아이들을 위해 무엇이 논의되고 심의되는지 공유하고, 아이들이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해서도 귀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학교에서 학부모 회의 및 운영위원회 회의는 주로 예산 집행과 같은 학생이 직접 참여하기 어려운 부분이 포함되어 있다. 또한 기존 운영위원회 구성원으로 학부모위원들이 포함되어 학생의 의견을 전달하는 방식이다.

초등학교 교사 오 씨는 “학교는 학생을 위해 학생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설문지를 통한 의견조사를 하고 있다”면서도 “학생의 목소리를 더 많이 듣고 반영하기를 바란다면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학생의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운영위원회랑은 다른 어떠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걸 추천한다”고 강조했다.

진정한 아이를 위한 교육 이뤄져야

김영란 회장은 “코로나19 사태가 끝나고 아이들이 학교에 정식 등교하면 마을공동체 및 학부모들이 학교 교육에 적극 참여 해야 한다”며 “자발적으로 학교와 소통하도록 노력해서 아이들을 위한 교육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자녀와 함께하는 동아리 활동, 재능기부, 봉사활동 등 아이들이 즐겁고 행복한 학교 생활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나가는데 적극 동참하고 지원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학생들의 학교생활 만족도는 2019년 초·중·고등학생 10명 중 8명(76.5%)은 학교에 가는 것이 즐겁다고 느꼈다. 그러나 △초등학생 82.7% △중학생 76.3% △고등학생 71.1%로 학교급이 높을수록 학교에 가는 것이 즐겁다고 느끼는 학생의 비중이 낮아진다.

학교급별 학업중단율은 △초등학생 0.7% △중학생 0.7% △고등학생 1.6%로, 고등학생의 학업중단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아이들의 학교 만족도는 낮아지고 중단율은 높아진 것.

청소년 자살율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청소년 자살율은 △2015년 4.2% △2016년 4.9% △2017년 4.7% △2018년 5.8%로 점차 증가하고 있었다.

김영란 회장은 “청소년 사망 원인 1위는 자살이지만, 정확히 아이들이 왜 극단적인 선택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와 원인을 알아야 할 것”이라며 “학교와 학부모가 아이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한다면, 아이들의 극단적인 선택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학교와 학부모는 학생의 문제가 발생하면 누구의 탓을 하지 말고, 함께 소통하며 아이들이 행복한 교육 환경을 만드는 학교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김영란 회장의 의견이다.

김영란 회장은 “늘 ‘누구 때문에’가 문제의 시작이 됐다면 이제는 ‘누구 덕분에’라는 마음으로 서로를 대하기를 바란다”며 “‘선생님 덕분에’, ‘부모님 덕분에’, ‘친구들 덕분에’라는 행복한 말들이 오가며 서로가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끝으로 김영란 회장은 “폭력과 왕따 등의 문제가 없고, 아이들에게 학교는 공부만 하는 곳이 아니라 웃음과 행복이 넘치는 장소로 남을 수 있는 문화가 정착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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