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세월을 그대로 담은 대중식당의 가추월 대표
메뉴는 된장찌개 한가지...집밥에 대한 추억 고스란히

[당진신문=지나영 기자] 새로운 메뉴의 신규 상점들이 들어오고 나가는 당진에 50여년 동안 한자리에서 할머니 손맛으로 자리를 지키는 식당이 있다. 착한 가격 6천원에 푸짐하고 정갈한 집밥 한 상을 차려내고 있는 대중식당이다.

빠르게 지나다니는 차도 바로 앞에, 간판을 발견하지 못하면 무심코 지나쳐버릴 수 있는 허름한 외관의 읍내동 ‘대중식당’은 가추월(83세) 대표가 거주하는 가정집이자 식당이다. 

식당을 처음 찾는 손님들은 가추월 대표의 살림살이를 보고 식사를 하러 들어가도 되는지 잠시 망설이게 된다. 그러나 상에 둘러 앉아 가 대표의 가족사진과 오랫동안 쓰여진 가구를 보면 식당이라기보다 할머니 집에 밥 먹으러 놀러 온 듯한 기분을 들게 한다.  

“처음 이곳에서 장사 할 때에는 인근이 다 논이었고, 근처 유림회관에서 결혼식을 하면 예식 손님들이 우리 식당에서 식사를 하시도록 장사를 했었지. 장사 초반에는 육개장을 비롯해 갈비탕 및 삼계탕 등 다양한 메뉴를 판매했었어”

가게 앞에 위치한 박내과가 과거 보건소였고 한참 발전하던 시기 공무원들과 공사하던 사람들이 자주 찾으며 동네의 사랑방 역할을 했었다는 대중식당은 주변에 식당들이 생기고 가 대표가 연로해지며 점심시간에만 운영하고 있다.

50여년이 지난 지금의 대중식당의 메뉴는 된장찌개 단 한가지다. 큼직한 두부와 푸짐한 조갯살 그리고 각종 재료를 뚝배기에 담아 끓여낸 얼큰하면서도 구수한 된장찌개에 밥 한공기를 말아 먹으면 집밥에 대한 추억이 고스란히 되살아난다.

그리고 가추월 대표가 매일 자전거를 타고 시장에 나가 직접 보고 구매한 신선한 재료들로 요리한 애호박 볶음, 버섯 볶음, 생선 조림, 오이김치, 무 생채 등의 15가지의 반찬은 밥 한그릇을 금새 비워낼 수 밖에 없다.

“운동삼아 매일 자전거를 타고 시장에 나가 제철재료를 사서 직접 반찬을 만들고 있어. 특별한 비법보다 오랫동안 해온 손맛으로 제철 재료로 요리하다보니 집밥 그대로의 맛을 내는거 같아 손님들이 오랫동안 찾는 것 같아”

여든이 넘은 나이에 재료를 직접 손질하고 청소하며 식당을 꾸려 나가기란 여간 쉬운 일은 아니다. 

“할머니가 차려준 밥상 같다면서 다시 찾아오고, 때로는 멀리서 어떻게 알았는지 찾아와주는 손님들을 보면 몸이 힘들어도 따뜻한 밥 한끼 다시 차리게 되더라구. 그래도 나이가 들어 힘드니까 점심 장사만 하고 있는데, 이것도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를 일이지”

앞으로도 손님들에게 사랑방으로 남길 바란다는 가추월 대표. 

“편안하게 들러 밥 한끼 하며 정을 나눌 수 있는 식당으로 손님들에게 기억됐으면 좋겠어”


●영업시간 : 오전 11시~ 오후 2시
●위치 : 당진시 교동길 93 (박내과 맞은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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