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껑 열리자 보수 후보 측 참관인들 “후보 단일화 했어야” 자조
개표 3시간 후, 어기구 후보 당선 확실시 되자 자리 뜨면서 개표장 한산

투표함이 개봉되고 투표용지를 분류하기 위해 용지를 펼치고 있는 사무원들.
투표함이 개봉되고 투표용지를 분류하기 위해 용지를 펼치고 있는 사무원들.

[당진신문=지나영 기자] 4.15 총선 투표가 끝났다. 국회의원 후보자들은 각자의 선거 캠프에서 개표 현황을 기다리고, 시시각각 전달되는 개표 소식에 후보자들의 희비가 나뉘게 된다. 

당진시 고대면 당진실내체육관에 마련된 개표소에는 81,858개의 투표용지를 분류하기 위해 개표 사무원들 100여명이 대기하고 있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이번 개표소에는 당진시선거관리위원회 직원을 비롯한 개표 사무원 및 참관인 모두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 했다. 그리고 개표소 곳곳에는 손 소독젤이 비치되어 있었다. 

개표 시작 될 초반 실내 체육관은 쌀쌀하게만 느껴졌지만, 개표가 중반부에 접어들고 실내 공기가 더워지며 마스크 착용하고 있던 사무원들은 더위를 호소하기도 했다.

화장실을 다녀오는 여성 개표 사무원들은 시원한 바깥 바람을 느끼며 “안에는 답답했는데, 여기 나오니 살거 같다”고 말해 개표하는 고단함을 엿볼 수 있었다.

개표가 시작한지 얼마 안된 초반의 북적거리는 개표현장.
개표가 시작한지 얼마 안된 초반의 북적거리는 개표현장.

이번 선거 개표는 비례대표투표용지를 하나 하나 수작업으로 분류해야 한다는 점에서 상당한 시간이 소비되었고, 결국 새벽까지 작업이 이뤄질 수 밖에 없었다.

선거법 개정으로 이번 21대 총선에서 35개의 정당이 적힌 비례대표투표용지는 전자식 개표기로 분류가 어려워 개표 사무원들의 수작업으로 진행됐다.

수작업 분류에 참여한 개표 사무원은 “정당 번호별로 나눠서 일일이 확인해야 하니 엄청난 집중을 해야 한다”라며 피곤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초반부터 치고 나간 어기구...격차 더 벌어져

오후 6시 투표가 마무리되고 당진실내체육관으로 지역 각 투표소의 투표함이 하나둘씩 모이기 시작했다. 경찰의 삼엄한 경비 속 개표 사무원들은 모든 투표함이 도착하기를 기다리며 대기했다.

투표가 끝나고 저녁 6시 15분경 전국 출구 조사 발표에서 더불어민주당 어기구 후보가 43.2%의 득표율이 예상된 가운데, 투표함이 모두 도착하고 저녁 6시 45분경 사전투표함을 먼저 개봉, 분류가 시작됐다.

제일 먼저 전자식 개표기에 넣어진 대호지면 사전 투표 용지.
제일 먼저 전자식 개표기에 넣어진 대호지면 사전 투표 용지.

지역투표용지는 투표지 분류기 운영부에서 투표기로 먼저 분류되고 재확인대상 투표지 확인 테이블에서 다시 확인 받아 최종 위원회의 확인이 거쳐 최종 투표수 결과가 발표됐다. 

정확한 결과를 위해 개표 사무원들은 분주한 손길로 투표 용지를 분류하면서도 집중해서 개표를 진행했다. 그리고 개표 테이블 주변에는 개표 참관인을 비롯한 취재진 등이 모이며 북새통을 이루기도 했다.

지역구투표용지와 비례대표투표용지가 분류되고 저녁 7시 3분 가장 먼저 개표기에 투표지 분류에 들어간 대호지면 사전 투표 용지. 결과는 총 420장에서 어기구 후보가 196표를 (김동완 136표, 정용선 68표)득표한 것으로 나왔다. 

이어서 시작한 정미면 사전 투표 용지 분류에서도 어기구 후보가 288표를 (김동완 178표, 정용선 95표) 득표하며 현장에 있던 보수 후보 측 참관인들은 후보 단일화를 했어야 한다는 비판 아닌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개표 테이블 주변으로 몰려든 개표 참관인들은 어기구 후보의 득표가 계속 선두를 나아가자 “저 많은 표 차이를 어떻게 이기냐”며 “이미 끝난거로 봐야 한다”고 의견을 나누면서도 더 지켜보자는 참관인도 있었다.

계속해서 이어지는 사전 투표함 개봉과 선거일 투표함이 열리면서 개표 사무원들은 분주하게 움직이고 개표기의 작동소리도 계속 이어졌다.

개표지 확인 작업하는 사무원의 모습.
개표지 확인 작업하는 사무원의 모습.

당진시 순성면의 사전 투표 용지 개표기 결과에서 순성 출신의 정용선 후보가 225표를 얻은 반면 어기구 후보는 407표를 득표했다. 이러한 결과가 나오자 테이블 주변에 있던 한 참관인은 “고향에서도 역전 당했다”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결국 사전 투표 결과에서 당진 지역 14곳에서 어기구 후보의 우세를 보이면서 어기구 후보의 재선은 사실상 확정 지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저녁 9시 55분에 20분간의 휴식시간 동안 개표 사무원들은 피곤함을 잠시 쉬며 피곤함을 달래면서 선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휴식 시간 동안 몇몇 개표 참관인들은 어기구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 되자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 그렇게 다시 시작된 개표 현장에는 초반에 많이 보였던 개표 참관인의 모습은 거의 보이지 않았으며, 개표 테이블 주변에도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저녁 10시 38분. 대부분의 개표 참관인들이 자리를 뜨면서 빈자리만 보인다.
저녁 10시 38분. 대부분의 개표 참관인들이 자리를 뜨면서 빈자리만 보인다.

그리고 이어진 선거일 투표 개표에서도 어기구 후보는 김동완 후보와의 득표율 차이를 벌이며 재선의원 고지에 올랐다. 

결국 저녁 11시경 어기구 후보는 개표율 71.93% 상황에서 28,741표(김동완 후보 16,565표, 정용선 11,057표)를 득표하며 당선을 결정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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