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 잘 안 하는 것 같아 vs 시민의식 문제
“지저분한 경우 많고 휴지도 미비치 되어 있어 기피”
“비누, 휴지 비치해도 하루도 안돼 없어지는 경우 다반사”

구터 공중화장실의 모습. 버스정류장 이용 시민 등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이지만 좁기도 하고, 지저분하다는 민원도 있다.
구터 공중화장실의 모습. 버스정류장 이용 시민 등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이지만 좁기도 하고, 지저분하다는 민원도 있다.

“지저분하고, 휴지도 없는 경우가 많다. 청소가 잘 안되는 듯하다. 물청소도 잘 안하는 것 같고, 신경을 안 쓰는 것 같다.” - 시민 김모씨(50)

[당진신문=오동연 기자] 시민들의 이용 빈도가 많은 지역 내 일부 공중화장실이 지저분해 사용이 불편하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기물을 파손하거나 음식물쓰레기를 버리는 등 화장실을 불청결하게 사용하는 시민의식 부족도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당진시 자원순환과에 따르면, 지역 내 71개소의 공중화장실은 시가 청소업체에 청소 관리를 위탁하고 있다. 11개 권역으로 나눠 8개 업체가 관리를 맡고 있고, 당진시는 한 업체당 2천만원~4천만원을 배정, 이를 위한 1년 예산은 총 4억 2천만원이다. 청소담당자 1명당 5~8개소의 공중화장실을 담당한다. 

청소담당자가 보통 하나의 공중화장실을 1일 1회 청소하고, 이용 빈도가 많거나 5일장이 열리는 날 재래시장 공중화장실의 경우 1일 3회 청소한다는 설명이다.

당진시 자원순환과 관계자는 “구터미널 화장실의 경우 이용 빈도가 많아 청소를 해도 금방 지저분해진다는 청소담당자의 하소연도 있다”며 “시민의식의 문제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반면 한가한 지역의 공중화장실은 기물 파손이 일어나거나, 바닷가 인접한 곳은 캠핑족이 음식물쓰레기를 버리고 가는 경우도 많아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용 빈도가 많은 곳은 청결한 상태를 유지하려면, 사실상 청소 담당자가 상주를 해야 하는데 그럴 경우 청소 관련 예산이 더 증가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공중화장실이 ‘청소를 안 하는 것 같아 지저분하다’는 민원과, ‘청소를 했지만 금방 더러워지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는 상반된 입장이다.

구터미널 로터리 부근 공중화장실에 대해 한 시민은 “볼일이 급해 들어가 보면 지저분한 경우가 많고, 휴지도 제대로 비치되어 있지 않아 사용하기 불편하거나 기피하게 된다”고 토로했다.

물론 대부분의 청소담당자는 성실하게 청소를 담당하고 있겠지만, 일부의 경우 불성실한 청소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청소담당자가 실제로 어느 정도의 성실성을 가지고 청소를 하는지는 개개인마다 다를 수 있고, 청소 여부의 확인이 담당자의 청소 체크 외에는 실제적으로 확인이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결국 청소담당자의 양심에 맡길 수 밖에 없다. 

화장실 청소 관리 업체가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작년 관리업체로 표기돼 있다.
화장실 청소 관리 업체가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작년 관리업체로 표기돼 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민원이 발생하는 경우 수시로 지도점검을 하는 경우가 있고 분기마다 점검을 하고 있다”며 “더 꼼꼼하게 청소 여부 등을 점검할 수 있는 방법을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또 “청소 관리 업체에서 공중화장실의 휴지나 비누를 비치하도록 되어 있지만 하루도 안돼 휴지가 없어지는 등 시민의식의 문제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부 공중화장실의 점검표에 공지된 관리업체가 현재 바뀌어있음에도 작년 관리업체 그대로 적혀있는 경우도 있었다. 또한 도심 외곽의 한적한 공중화장실을 방문해보니, 대청소를 했다고 표시가 돼 있지만 바닥과 변기가 지저분한 경우도 있었다.

한 공중화장실의 경우 기자가 방문한 날짜의 다음 날 점검표에 청소를 마친 것으로 이미 체크된 곳이 있는 등, 공중화장실 관리가 철저하다고는 볼 수 없을 것 같다.

실수일 수도 있으나 기자가 방문한 다음날 날짜의 청소 체크가 미리 돼 있는 경우가 있었다.
실수일 수도 있으나 기자가 방문한 다음날 날짜의 청소 체크가 미리 돼 있는 경우가 있었다.

청소업체, “변기에 온갖 것들 다 버려”

과거 공중화장실 청소 관리를 맡았던 한 업체 관계자는 “공중화장실 관리를 맡으면서 어마어마한 스트레스를 받았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주 1회 이상 “화장실이 지저분하다”는 등의 민원에 시달렸다는 것.

그는 “특히 재래시장의 경우는 주변 상인들의 상가가 낡고 오래돼 실질적으로 공중화장실을 자주 이용하고, 5일장 때는 시민들도 많이 이용해 청소를 해도 지저분해지기 마련”이라며 “변기에 쓰레기는 물론이고 당뇨 주사기 등도 버려져 막히는 등 시민의식에도 문제가 있다”고 전했다.

또 “공중화장실 청소가 힘든 일이기도 하고 최저임금 수준이기 때문에 젊은 사람들은 기피하고 주로 노인이나 장년층을 청소담당자로 고용하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간혹 청소를 불성실하게 하는 직원도 있는 게 사실”이라고도 밝혔다. 그는 한 예로 “세면대 인근에 종이컵을 두고 청소를 하는지 살펴본 적이 있었는데 이틀 후에도 그대로 있던 경우가 있어 주의를 준 적도 있다”는 것.

그러나 역시 대부분 청소담당자가 성실히 청소를 한다고 해도, 이용빈도가 많은 공중화장실을 혼자서 깨끗이 유지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예산을 늘려서 청소담당자를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고도 덧붙였다.

청소담당자의 경우 거의 최저시급을 받아 임금은 적고, 화장실 청소는 대부분 기피하는 힘든 일이기 때문에 고충이 많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대청소를 했다고 표시가 돼 있는 공중화장실. 사람들의 이용빈도가 적은 데도 불구하고 바닥이 지저분하다.
대청소를 했다고 표시가 돼 있는 공중화장실. 사람들의 이용빈도가 적은 데도 불구하고 바닥이 지저분하다.

현재 공중화장실의 한 권역을 맡은 청소업체 관계자는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공중화장실 구역의 경우 한 사람이 5개 이상 맡아서 청소하는 경우 어려움이 있다”며 “인건비는 상승하고 화장지 같은 비품 비용도 만만치 않아 예산이 좀 더 올라야 한다”고 말했다.

또 “청소를 해도 화장지를 마구 버리거나 취객이 더럽혀 놓는 경우가 있어 금방 더러워진다”며 “아직 공중질서를 잘 지키지 않는 시민들이 많아 청소하는 분들의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했다.

일탈, 안전 우려..개방형 화장실 가능할까 

흔치는 않은 일이지만 시민이 공중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해 들어갔다가, “무서워 보이는 학생들이 있어 사용을 못하고 도로 나왔다”든가, “노숙자가 있어 경찰에 신고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

인적이 드문 일부 공중화장실의 경우 이러한 문제가 실제로 발생하고 있어, 당진시는 공중화장실 내 안심벨(비상벨)을 설치하고 있다. 안심벨을 누를 경우 당진시와 경찰서로 연결돼 위급 상황에 대처한다는 것이다. 당진시는 현재 지역 내 공중화장실 40여개소에 안심벨을 설치했으며, 올해 5개소에 추가 설치할 예정이다.

구터미널 로터리의 공중화장실의 경우 이용객 수에 비해 비좁아 불편하다는 지적도 있다. 게다가 인근 상가들의 1층 화장실들은 대부분 문이 잠겨있어 볼일이 급한 시민들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 

시에 따르면, 상가들의 1층 화장실을 일반 시민들이 사용할 수 있게 개방하는 ‘개방형 화장실’이 구터미널 인근에 한 개도 없다는 것. 

시 관계자는 “상가나 주민과 협의해 개방형 화장실로 지정이 가능하다”며 “현재는 구터미널 인근에 개방형 화장실이 없지만 검토해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근 상가들의 1층 화장실이 예전에 개방됐었다가, 몰지각한 시민들의 기물파손이나 불결한 사용으로 상가들이 화장실 문을 걸어 잠근 점으로 볼 때 실질적으로 개방형 화장실이 될 가능성은 적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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