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관 조성에 3억 6천만 원...매년 운영비 1억 1천만 원 투입
전시품목은 트레일러, 김승진 선장의 사진과 영상 뿐
“궁금중에 한번은 가도 다시 찾겠나...전형적인 세금낭비”

지난 2017년 조성된 왜목마을 요트 세계일주 홍보전시관 내부. 전시품이라고는 대부분 김승진 선장의 사진으로 채워져 있지만 매년 1억 1천만원의 세금이 운영비 명목으로 투입되고 있다.
지난 2017년 조성된 왜목마을 요트 세계일주 홍보전시관 내부. 전시품이라고는 대부분 김승진 선장의 사진으로 채워져 있지만 매년 1억 1천만원의 세금이 운영비 명목으로 투입되고 있다.

“마리나항만이 들어올거라고 전시관을 지었다고 하는데, 솔직히 마리나 사업이 진행은 되기나 하나? 전시품 하나 없이 전시관을 지을거라면 차라리 마리나 사업이 다 되고나서 제대로 짓던가, 쓸데없는 예산 낭비 아닌가 싶다” - 왜목마을 주민

[당진신문=지나영 기자] 당진시가 2017년 조성한 당진 왜목마을 요트 세계일주 홍보 전시관이 ‘볼 것 없는 전시관’으로 전락했다.

2017년 12월 개장한 요트 세계일주 홍보 전시관은 지난 2014년 10월 19일 김승진 선장이 아라파니호를 타고 단독·무동력·무기항 요트 세계일주에 나선 곳이자 항해 210일 만에 성공적으로 귀항했던 베이스 캠프인 ‘왜목마을’을 기념하기 위해 기획됐다.

사실 이 홍보 전시관은 조성 단계부터 김승진 선장이 세계일주에 탔던 요트를 시에서 구매할지 여부를 두고도 시의원들 간에 갑론을박이 벌어지는 등의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결국 요트를 구매하지 못한 당진시는 베이스캠프로 사용된 트레일러를 2천 2백만원에 구입했고 2017년 대지면적 614㎡에 건물연면적 165.72㎡로 지상 2층 높이의 컨테이너를 짓기 위해  총 3억 6천여만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현재 컨테이너 1층은 전시실로 2층은 사무실 및 교육장 등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왜목마을 주민들이 바라보는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 

“주민인 나도 한 번 가고 안간다”

실제로 홍보 전시관 외부에는 트레일러, 그리고 내부에는 전시 품목 하나 없이 김승진 선장이 세계일주 당시 촬영한 영상을 3대의 모니터로 재생 시켜 놓고 있을 뿐이다. 또한 벽에는 김 선장의 사진들과 연혁 및 설명만이 붙어 있다. ‘속빈 강정’이라는 비아냥이 나오는 이유다.

왜목마을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A씨는 “전시관에 사람이 얼마나 갈지 몰라도, 설령 가더라도 볼게 뭐 있겠나”라며 “요트도 부산에 빼앗겨 놓고, 무슨 전시관이라고 문을 열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의문을 드러냈다.

이렇게 매년 1억 1천여만원의 투입되는 운영비를 두고 세금낭비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홍보 전시관을 위탁 운영하고 있는 당진항만관광공사측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당진항만관광공사 송인지 팀장은 “마을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주민 2명을 채용해 시설 관리 및 운영을 하고 있고 여름에는 관광객들에게 무료 요트체험을 위해 예산 3천여만원을 정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왜목마을 주민 A씨는 “여기가 뭐지 하는 마음에 가는 사람은 있겠지만 다시 찾는 사람은 있겠나. 주민인 나도 한번가고 안 간다”며 “전형적인 세금낭비 사례”라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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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억 쏟아 붓고도..당진시 “문 닫을 수도”

볼 것 없는 전시관이라는 소리를 들어가며 당진시에서 굳이 홍보 전시관을 추진해야 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그 이유는 왜목마리나 사업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2022년까지 개발하기로 되어 있던 당진 왜목마을 마리나 조성사업은  애초 투자하기로 한 중국계 기업 ㈜CLGG코리아(이하 씨엘지지)가 2017년 7월 해수부와 당진시 측에 협약 이후 어떠한 사업계획서도 내지 않으며 늦춰지고 있다. 

당진시 항만수산과 관계자는 “왜목마을의 명맥을 이끌기 위해 지어 놓은거지, 처음부터 정책을 갖고 제대로 시작하기 위해 한 것은 아닌 걸로 안다”며 사실상 마리나항만 사업 과정 중 하나로 전시관을 조성했다는 것을 인정했다.

마리나항만 사업이 진행될 거라 굳게 믿은 당진시는 조성 사업비와 지난 2년여간 운영비까지 포함하면 약 6억원의 예산을 쏟았다. 하지만 시 측은 전시관을 닫아야 할 수도 있는 상황도 염두에 두고 있었다.

항만수산과 관계자는 “앞으로 민원이 들어오고 시의원들이 예산 반대하고 폐지하라는 의견이 계속 나오게 된다면, 그리고 마리나항만 사업이 더 이상 진행되지 않는다면 전시관 운영을 그만둬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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