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 릴레이 39] “어르신들의 웃음 싣고, 안전하게 달리겠습니다”
[칭찬 릴레이 39] “어르신들의 웃음 싣고, 안전하게 달리겠습니다”
  • 배길령 기자
  • 승인 2020.02.22 07:00
  • 호수 129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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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대학 차량운행 도우미 유재혁 씨

[당진신문=배길령 기자] 우리는 참 표현에 서투르다. 남을 칭찬하는 일에 인색하고 타이밍을 놓쳐버리기 일쑤다. 하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입 간지러워 참을 수 없는 착한 당진 사람들의 선행이 보인다. 내 고장 당진에 살고 있는 좋은 분들을 알게 된 이상 지나칠 수 없다. 이에 본지는 입 간지러워 참을 수 없는 착한 당진 사람들의 선행을 칭찬해보는 코너를 마련했다. (칭찬공무원과 칭찬릴레이는 격주로 번갈아 실립니다) 

지난 1년 동안 차량운행봉사에 동행해준 또 다른 파트너인 스타렉스.
지난 1년 동안 차량운행봉사에 동행해준 또 다른 파트너인 스타렉스.

3월부터 11월까지 노인대학이 운영되는 매주 화요일은 재혁 씨(45)의 아침이 분주하다. 오전 8시 반부터 오후 2시까지 송악의 이주단지, 복운3리, 오곡리, 월곡리, 한진리를 들러 80~100여명의 어르신을 모셔다 드리기 때문이다. 

“1주일에 1번 정도라서 크게 부담되지는 않고요. 제가 하고 있는 일이 마침 노인복지 쪽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하게 됐습니다. 또 같이 일하시는 선생님들의 이해와 배려가 있으셔서 계속 해 올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재혁 씨는 송악에서 엘림노인주간보호센터를 운영하는 센터장이다. 지난 12년은 서산에서 장애인직업재활시설에서 근무를 했고 2018년에 고향인 당진으로 돌아와 주간보호센터를 준비했다. 

어르신들과 차량운행봉사의 시작은 우연히 자원봉사를 알아보다가 교통편이 불편한 어르신들의 운전봉사자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일주일 한번 뿐이지만 노인대학을 가는 날에는 재잘거리며 활짝 피는 어르신들의 얼굴에서 재혁 씨는 큰 보람을 느꼈다고.

“어르신의 평균 연령대가 80대이신데 자신의 집에서 조그만 밭을 일구는 농사일이라도 없으면 댁에 홀로 계시면서 적적해 하시는 분들이 많으세요. 그래도 일주일에 한번은 노인대학을 방문해 식사까지 맛있게 하시고 댁으로 모셔다 드리면 그날만큼은 얼굴이 참 밝으시더라고요. 그럴 때면 역시 시작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재혁 씨의 차량운행 자원봉사는 주변에서 도와주는 도움의 손길이 있어 무리 없이 해올 수 있었다고 한다. 혼자서 100여명의 어르신을 모시고 또 모셔다 드릴 수는 없기 때문에 노인대학이 운영되는 날에는 재혁 씨를 포함해 2명의 운전사가 더 있다.

“사실 제가 운행하는 12인승 차량도 중흥감리교회에서 흔쾌히 빌려주셔서 운행을 하고 있어요. 또 저뿐만 아니라 송악지역아동센터에서도 운전봉사를 도와주시고요. 혼자 하는 게 아니라 여기저기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어서 어떻게 보면 편하고 든든하게 해오고 있죠”

어르신 한분, 한분이 안전하게 탑승하실 수 있도록 내려서 돕는 친절한 재혁 씨.
어르신 한분, 한분이 안전하게 탑승하실 수 있도록 내려서 돕는 친절한 재혁 씨.

직접 차량에서 내려서 어르신을 모시는 것도 장애인을 대하며 직업적으로 몸에 밴 습관이 어르신들에게 더 친절하게 느껴지는 것 같아 다행이라는 그는 어머니와 가족이 함께 한 집에서 지내지만 실상 어머니께는 효자아들이 아닌 변변찮은 아들이라며 부끄러워했다.

“제가 어머니를 모시는 게 아니라 저희가족을 어머니가 돌봐주고 계시는 거죠. 아직 팔팔하시고 건강하시다고 새벽이면 일을 나서시는데 운전봉사를 다닌다고 하니, ‘그려~ 고생혀라’는 말씀으로 칭찬도 해주시고...” 

지금의 모습과 달리 20대 젊었던 날에는 요양병원 등에서 실습을 하면서 낯설고 어려운 어르신들의 모습을 회피하고 싶었다며 솔직하게 털어놓는 재혁 씨. 그럼에도 불구하고 돌고 돌아 노인복지분야로 오게 된 건 관심이 가고, 또 눈길이 가고 생각이 떠나지 않았던 이유였는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피하고 싶어서 장애인 분야로 일을 맡아 해왔는데, 관심이 가는 건 어르신들의 복지였던 거 같아요. 그래서 아내의 응원으로 다시 어르신들에게로 돌아왔고, 당진으로 돌아왔네요”

앞으로 그의 꿈은 주간만 운영하는 보호센터를 확장해 몸이 불편하신 어르신을 모실 수 있는 요양시설로까지 확대해 낯선 환경보다 익숙한 환경에서 어르신들을 모시는 게 꿈이다. 그의 꿈이 이루어질때까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계속된다는 재혁 씨의 차량운행봉사. 어르신들의 웃음을 싣고 오는 3월부터도 신나고 안전하게 달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