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칼럼]  위기의 폐지 줍는 사람들 
[의정칼럼]  위기의 폐지 줍는 사람들 
  • 당진신문
  • 승인 2020.02.21 23:32
  • 호수 129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상연 당진시의원

[당진신문=조상연]

1883년 발간된 ‘게으를 수 있는 권리’에서 저자 폴 라파르그는 ‘노동은 단지 게으름의 쾌락을 위한 양념에 불과해야 한다’라고 했다. 그는 노동은 권리가 아니라고 했다. 오히려 노동자에게 떨어진 개인적, 사회적 재난은 모두 노동에 대한 열정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며, 우리는 게으를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했다.

우리 주변에는 게으를 수 있는 권리가 없는 사람들이 있다. 소위 말하는 비정규직이나 특수고용 노동자 또는 영세 자영업자라 불리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그중에 폐지를 줍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사업자 등록증도, 4대 보험도 아무 것도 없이 폐지를 수집해서 고물상에 넘기고 돈을 받는다. 그들에겐 게으를 수 있는 시간이 없다. 근근히 먹고 살아가는데도 시간은 모자라기 때문이다. 물론 재산이 있는데 노동이 좋아서 또 운동 삼아 폐지를 줍는 사람은 빼고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에게는 당진시가 제공하는 저렴한, 때로는 무료인 여가프로그램도 당연히 이용할 수 없다. 저렴한 공립 체육시설도 주민자치센터의 여러 취미 프로그램도 이용할 수 없다. 심지어 각 복지관에서 저렴하게 제공하는 식사도 이용할 방법이 없다. 그들에게는 도보가 유일한 이동수단이며 그들의 허리춤에는 늘 무거운 리어카가 매달려 있기 때문이다. 

사회적 안전망이 없는 사회에서 돌봄은 오롯이 가족에게 맡겨진다. 결국 어려운 사람이 어려운 사람을 돌보다 함께 비참한 지경에 이르게 된다. 심심치 않게 나오는 일가족 동반 자살사건 등이 바로 그 예이다. 

일본 고령사회를 분석한 채 ‘과로노인’에서 나오듯 죽기전까지 죽도록 일해야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게을러서가 아니라 가족이 갑자기 아팠다거나 사업에 실패했거나, 운이 나빠서다. 우리사회는 패자부활전이 허용되지 않는데다 그들에게는 다시 시작할 시간이 없었다. 

요즘 그들은 더욱 한계상황에 몰리고 있다. 중국은 2021년에는 신문지를 제외한 모든 폐지는 수입을 금지할 예정이다. 올 들어서 국산 폐지 가격이 ㎏당 130원 수준이라면, 품질이 우수한 수입 폐지 가격이 80원 정도에서 형성되기에 이르렀다. 이제 제지회사가 매입단가를 내리고, 압축업체가 내리고, 동네 고물상이 내리면, 최종적으로 폐지를 줍는 사람들의 단가가 내려간다.(자원순환사회연구소 2.11)

폐지 줍는 사람의 안전성을 확보하는 지원이 필요하다. 그들은 정말로 복지가 필요하다. 하지만 그들에 대한 복지는 오히려 없다. 그들에게 하루는 생계를 위한 노동으로 채워져도 모자라기 때문이다.

여러 지자체에서 '재활용품 수거인 지원에 관한 조례'를 만들고 이에 따라 정말 생계를 위해서 재활용품을 수거하는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을 펴고 있다. 

주 내용은 가볍고 안전한 리어카 등 수거도구, 안전 조끼, 피복, 낙상 등으로 발생한 의료비 지원, 재활용품 수거비 지원 등이다. 타 지자체에서는 안전을 확보함으로써 계속 일을 할 수 있도록 하고 또 노동 시간당 수입을 올려줌으로써 감당할 수 있는 노동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민간차원에서 그분들의 리어카를 광고판으로 활용하고 그 이용료를 지원한다. 마치 택시 광고처럼 그들에게 부수입을 제공한다. 
우리가 종이를 정확히 분류해 폐지의 품질을 높일 수 있다면 중국에 다시 수출 가능하므로 확실한 대책이 되는데, 이는 골판지는 골판지로, 흰 종이는 흰 종이로 배출하는 것이다. 시민들은 폐지의 품질을 높여서 그들이 단가를 올려 받을 수 있게 할 수 있다.(뉴스1 2.20)

장수는 결코 축복이 아니다. 우리는 죽도록 일만하다가 끝내 죽는 사람이 없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나는 누구나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일을 하며 살 수 있는 세상을 꿈꾼다. 

국민들이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일을 통해서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로 정치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