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폐 의혹’ 불거진 당진시민체육대회 사망사고 
‘은폐 의혹’ 불거진 당진시민체육대회 사망사고 
  • 오동연 기자
  • 승인 2020.02.15 07:40
  • 호수 1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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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들 “보험금 지급된다기에 합의하고 함구했는데...”
12일 당진시 항의방문해 규정 위반, 사고 조치 미흡 등 주장

[당진신문=오동연 기자] 2018년 당진시민 체육대회 중 사망한 김모(53.여.면천)씨의 유족들이 뒤늦게 <무리한 경기 진행 및 사고 조치 미흡, 보험금 미지급 등> 당진시에 문제를 제기해 파문이 예상된다. 

또 유족 측이 공개한 당진시(당진시체육회)와의 합의서에 따르면 1억원 지급과 이후 관련 문제제기를 하지 않는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어 은폐 의혹도 불거지고 있다.

지난 2018년 10월 5일 열린 시민체육대회 줄다리기 경기 도중 김모 씨가 사망했다. 당초 사망 원인이 심정지로 알려졌지만, 부검결과 뇌출혈로 밝혀졌다. 

사고 직후 당진시의 현장 안전요원 배치 문제, 응급환자 발생 대비 미흡 등의 논란이 불거졌다. 하지만 시 체육회는 “유족 측과의 합의가 원만하게 진행됐다”며 이를 부인했고, 유족 측 역시 언론에 사망 사고와 관련된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하지만 사고 발생 1년 4개월 후인 지난 12일 유족  측이 사망사고와 관련 당진시청을 항의 방문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족 측 “당진시 해결 노력 없어”

유족 측은 △기존 줄다리기 경기 시간보다 2분 이상 더 한 점 △소방서와 업무 지원 없이 보건소 직원 2명과 구급장비 없는 구급차 1대를 대기시킨 점 △구급차 운전자가 근무지 이탈로 사고 발생 30분이 지나서 현장에 도착한 점 △보험금 1억원 지급 조건으로 합의 했는데 보험금이 나오지 않은 점을 문제 삼고 있다.

유족 측이 공개한 합의서. 이후 문제제기를 하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보험금 내용이 명시되어 있지는 않다.
유족 측이 공개한 합의서. 이후 문제제기를 하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보험금 내용이 명시되어 있지는 않다.

고인의 남편 이종덕(57.남.면천) 씨는 “당시 관련 직원들이 징계를 받을 수 있어 문제 제기를 안 했던 것”이라며 “체육회에서 가입한 보험금이 나온다고 했는데 보험금은 나오지 않고 당진시도 해결 노력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유족 측은 김홍장 시장과의 면담자리에서 △보험사와 계약한 담당 직원 처벌 △체육진흥과 공무원 처벌 △사고시 현장 이탈 근무자 처벌 △보험사 대신 보험금을 당진시가 지급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보험사, 평소 혈압약 먹었다고 지급 거절”

실제로 체육대회 당시 시 체육회는 발생할 수 있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각 읍면동 체육회에서  OO손해보험에 가입했다. 

하지만 현재 보험사는 고인이 평소 혈압약을 복용했다는 것을 이유로 보험료 지급을 거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의 시동생 이종복(49) 씨는 “50세가 넘어 혈압약을 안 먹는 경우가 얼마나 되겠느냐”면서 “보험료 미지급 해결에 시가 1년 동안 아무것도 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 씨는 또 “당진시가 대신 보험금을 유가족들에게 지급하고, 시가 보험사에 소송을 걸든가 해결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면천체육회 관계자는 “당시 당진시체육회에서 각 읍면체육회에 보험을 가입토록 하면서 보험사를 추천해 다른 읍면체육회도 동일하게 가입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보험가입을 해온 것인데 보험료가 나오지 않는다면 결국 시 예산만 낭비한 것이 아니냐”고 전했다.

시 체육회, 은폐 의혹에 “1억 지급..은폐 아냐” 

사고 이틀 후인 2018년 10월 7일 작성된 합의서에 따르면 당진시(당진시체육회)가 1억원을 지급하는 내용과 함께 “차후 본 사고건에 대하여 민·형사상 일체의 이의를 제기하지 않음을 확약한다”라는 내용이 있다. 

사고 후 당진시와 당진시체육회가 유족과의 합의를 통해 경기 진행상의 문제와 사고 조치 미흡 등이 불거질 수 있는 점을 은폐하려 했던 것인지 논란이 있을 수 있는 부분이다.

유족 측은 “합의하면서 받은 1억원 외 체육회에서 가입한 보험금이 차후 나올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에 합의했고 이에 따라 사고와 관련한 언론사들의 취재요청에도 응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당진시 측은 △사고 후 당진시 체육회가 1억원, 면천면 체육회가 3천만원 성금을 유족들에게 전달했을 때 합의를 한 것으로, 보험금 지급이 합의 조건은 아니었다는 점 △사고 당시 인공호흡 등 자격증을 가진 인원이 필요한 조치를 했으며, 보건소 직원 2명이 자리를 지켰던 점을 들어 유족 측의 주장을 반박했다.

시 체육회 관계자는 “당시 유족 측이 1억원을 요구해 체육회도 위로금 차원에서 지급한 것”이라며 “덮으려고 합의한 것이 아니며 체육회는 당시 할 수 있는 조치를 다했다”라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당연히 보험금이 지급될 줄 알았고, 혈압약을 이유로 미지급될 줄은 몰랐다”며 “합의는 보험금 유무와 관계없지만 보험사에 소송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수면 위로 떠오른 무리한 경기진행 논란

이날 유족 측의 항의 방문으로 당시 무리한 경기 진행 논란 역시 결국 수면위로 떠올랐다. 

면천체육회 관계자는 사고 당시 시합 규정이 스포츠줄다리기 룰(기준선에서 1미터 이상 넘어야 승자가 결정되는 방식)을 적용한 것을 지적하고 있다.

유족 측이 공개한 당시 경기에 참석한 시민의 사실확인서. 줄다리기 경기 정규시간(20초) 초과 등 경기를 무리하게 진행했었다는 내용이다.
유족 측이 공개한 당시 경기에 참석한 시민의 사실확인서. 줄다리기 경기 정규시간(20초) 초과 등 경기를 무리하게 진행했었다는 내용이다.
유족 측이 공개한 당시 경기에 참석한 시민의 사실확인서. 줄다리기 경기 정규시간(20초) 초과 등 경기를 무리하게 진행했었다는 내용이다.
유족 측이 공개한 당시 경기에 참석한 시민의 사실확인서. 줄다리기 경기 정규시간(20초) 초과 등 경기를 무리하게 진행했었다는 내용이다.

이 관계자는 “경기 종료 시간을 정하고 조금이라도 중간선을 넘으면 승자가 결정되는 민속줄다리기 룰 방식이었다면, 시합 시간이 무리하게 길어지지 않아 사망 사고가 나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유족 측 역시 면천면 참가자 진술 내용을 공개하면서 “시간을 초과해 경기 진행 중 사고가 발생했다”는 내용을 전했다.

당진시 체육회 관계자는 “체육회에서는 우천으로 경기를 취소했으나, 읍면체육회 투표로 다시 경기를 진행하게 된 것”이라며 “사망 사고가 발생한 것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지만 경기 진행 방식 등에 문제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12일 유족 측과 면담하고 있는 김홍장 시장.
지난 12일 유족 측과 면담하고 있는 김홍장 시장.

한편 유족 측과 면담한 김홍장 시장은 유족들의 항의에 대해 “잘 마무리된 사안으로 알았는데 죄송하다”며, 보험금 미지급과 관련 “시에서 최대한 도와드릴 수 있게 검토하고 적극적으로 조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