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시인 '문 현 수' 씨

 

 

금빛 석양처럼 노랗게 익어가는 벼이삭을 보면서 그 누구보다 뿌듯함을 느끼는 농부가 있습니다.

 

언제나 만년소년처럼 웃으며 욕심 없이 살아가는 농부시인, 본지에 농부의 시를 연재하고 있는 ‘문현수’ 씨가 그 주인공입니다.

문현수 씨는 당진 송산면의 한 작은 마을에서 태어나고 자랐습니다. 그는 때 묻지 않은 자연을 벗 삼아 그 마을에서 초·중·고교를 지내며 농부들의 소박한 삶을 보고, 고향을 품에 안고 지키며 한결같은 마음으로 살았습니다.

40년이 넘게 시골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그는 틈이 날때마다 그의 삶, 아니 농부의 삶을 노트에 적습니다.

그가 낮에는 힘든 농사일로 땀을 흘리고 밤이면 책상 앞에 앉아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시심의 세계로 젖어드는 농부시인이 된지는 어언 28년이 되었습니다.

비록 정식으로 등단한 시인은 아니지만, 그는 고등학교 때부터 시를 써온 나름 베테랑(?)시인입니다.

"농부로 살면서 주변에서 만나는 익숙하고 친숙한 것들을 시적 대상으로 삼는다"는 문현수 씨의 설명처럼 그의 시들은 농사를 지으며 매일 만나는 주변의 풀과 나무, 사소한 집안일까지 소재로 삼은 것이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그의 시들은 때로는 웃기고, 슬프고 때로는 안타까움을 지니고 있습니다.

농사일에 여념이 없는 요즘 그에게 농삿일은 예전같지 않습니다. 한반도를 할퀴고 간 태풍의 흔적들과 오를때로 올라버린 기름값과 비료값, 사료값 때문입니다.

문현수 씨는 “농산물 가격은 폭락하고 있는데 농사를 짓는 비용은 너무 많이 오르고 있습니다. 뙤약볕과 숨 막히는 무더위 속에서 땀 흘려 일한 대가가 근심뿐이니 농작물이 풍작이라고 해도 농민들의 마음은 새까맣게 타들어가기만 합니다”라고 한숨을 내쉽니다.

돈이 될 만한 농사라고 지어봤자 거의 빚더미에 내려앉기가 바쁜 것이 농촌 현실이라는 문씨.

무너져 가는 우리 농촌을 지켜보면서 마지막 삶을 외롭게 보내는 농부들이 본인이 쓴 보잘것 없는 시를 보고 조금이나마 희망을 볼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합니다.

문 씨는 우리도 모르게 버리고 떠나보내고 있는 우리의 고향 농촌이 ‘시가 있는 정이 넘치는 마을’로 돌아오기만을 묵묵히 기다리고 있습니다.

농부시인 문현수 씨를 바라보면, 우리가 얼마나 함부로 먹고 마시며 버리고 살고 있는지, 농민과 농촌의 가치를 얼마나 무시하며 잊은 채 살아 왔는지 되돌아보게 됩니다.

농부시인 문현수 씨는 지금도 아니 앞으로도 “농민들은 희망을 안고 또 일어날 것”이라며 희망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농부시인 문현수 씨의 시를 통해 농민들과 도시인들, 각기 품은 지친 마음과 병든 마음을 조금이나마 위로받았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정윤성 기자 psychojy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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