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 릴레이 38] 든든한 부곡1리 마을 일꾼 장삼례, 이복술 씨
[칭찬 릴레이 38] 든든한 부곡1리 마을 일꾼 장삼례, 이복술 씨
  • 배길령 기자
  • 승인 2020.02.08 06:00
  • 호수 129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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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행사에 빠지지 않는 잔치음식..잔치음식은 우리가 책임진다“
젊은 사람도 없고, 부녀회도 없고..젊은 편인 우리가 해야죠”
“맛도 맛이지만 정성이 중요..마을 전통 꾸준히 이어지면 좋겠어요”

[당진신문=배길령 기자] 우리는 참 표현에 서투르다. 남을 칭찬하는 일에 인색하고 타이밍을 놓쳐버리기 일쑤다. 하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입 간지러워 참을 수 없는 착한 당진 사람들의 선행이 보인다. 내 고장 당진에 살고 있는 좋은 분들을 알게 된 이상 지나칠 수 없다. 이에 본지는 입 간지러워 참을 수 없는 착한 당진 사람들의 선행을 칭찬해보는 코너를 마련했다. (칭찬공무원과 칭찬릴레이는 격주로 번갈아 실립니다) 

사진 왼쪽부터 장삼례, 이복술 씨.
사진 왼쪽부터 장삼례, 이복술 씨.

마을행사면 빠지지 않는 것이 있다면 잔치음식. 마을 행사 때마다 든든히 잔치음식을 책임지는 마을 일꾼들이 있다. 고향인 당진에서 한평생을 살아온 이복술 씨(64)와 덕산에서 시집와 벌써 49년째에 접어든 장삼례 씨(70)다. 

부곡1리는 심훈선생의 집필 장소였던 필경사에서 지내는 추모제부터 3년마다 치러지는 체육대회, 마을마다 있는 운영공개, 중간결산, 연말결산, 마을여행 등등 1년에 크고 작은 행사가 4~5번이다. 

원래는 마을의 행사가 있을 때마다 부녀회가 음식을 도맡았지만 부곡1리는 현재 부녀회장도 부녀회도 마땅치 않아서 두 분이 맡아서 준비한지도 어언 10여년이 됐다.

복술 씨는 “동네에 이제 8,90세에 접어 드신 어르신들이 대부분이고 마땅히 할 분도 안 계셔서요. 젊은 사람도 몇 없고, 부녀회도 없다보니까 이장님 혼자서 할 수도 없고... 젊은 편에 속하는 우리가 하는 거지요”라고 설명했다.

필경사 추모제 때는 최대 250~300인분까지 준비를 한다는 삼례 씨와 복술 씨. 큰 행사가 있을 때마다 재료구입을 위해 멀리 재래시장을 나설 때면 운전면허가 있는 복술 씨가 운전하고 삼례 씨는 요목조목 꼼꼼히 먹을거리를 챙긴다.

직장을 다니는 사람들과 달리 농사를 짓는 농부이기 때문에 틈틈이 마을 행사 때면 나서서 도울 수 있다고 설명하는 삼례 씨는 “마을에서 아무도 하지 않으면 다른 마을에서 봤을 때 남부끄럽잖아유”라며 “마을 운영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어서 계속 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실 요즘에는 마을에서 직접 음식을 하기 보다 뷔페를 부르는 것이 태반이라며 박철희 이장은 항상 고생하는 삼례 씨와 복술 씨에게 뷔페를 부르자고 하지만 그럴 때면 삼례 씨는 완강히 거부해온다고.

삼례 씨의 음식 철학에 따르면 “음식이라는 것은 맛도 맛이지만 정성이 중요한 것이니께, 내가 직접 농사 지은 배추, 무, 고추, 마늘 등을 사용해서 만든 음식이 손님들에게 더 맛있고 건강하지 않겄슈”라는 생각으로 매번 이장한테는 아직 할 만하다고 얘기한다고 했다. 

계절에 따라 떡국, 국수, 육개장 등을 준비하거나 작년 심훈 추모제 때는 ‘박속낙지’라는 음식에 낙지 200마리를 장만해 열심히 준비했던 삼례 씨와 복술 씨는 행사를 찾은 독립운동가 후손들과 손님들, 마을어르신, 시장님에게 맛있다는 칭찬을 많이 받았다며 뿌듯해했다.

“맛있다는 말씀이 없으면 계속하기도 힘들지요. 맛있다고, 애쓴다고, 고맙다고 해주니까 계속 하게 되는 거지요”라고 두 분은 입을 모았다.

마을 행사가 있을 때면 지나간 달력을 보기 좋게 잘라 이면지로 활용하는 복술 씨의 메모지에는 지난 행사 때마다 어떤 음식을 차릴지 고민한 흔적이 빼곡하다.

복술 씨는 메모지를 넘기면서 “우리가 하는 일이 이런 거예요. 행사 때 어떤 음식을 하나, 재료가 무엇이 필요하고 얼마나 사야 되나 그런 거 메모해둬야지, 안하면 우리도 깜빡깜빡 하는 수가 있으니까요”라며 마을에서는 제일 젊어도 할머니가 돼서 깜빡깜빡하는 건 어쩔 수 없다고 웃었다.    

오랜 이웃으로 마을 행사 때마다 자신의 일처럼 함께 준비해온 삼례 씨와 복술 씨는 “것도 마음이 맞아서 하는 거지, 마음 안 맞으면 오래 못 한다”고 사이좋게 웃는다.

할 수 있을 때까지는 둘이서 열심히 하고, 이후에는 또 다른 방법이 있을 거라며 앞으로 더 좋은 마을이 되어 마을의 전통들이 이어지면 좋겠다고 희망하는 삼례 씨와 복술 씨. 그들의 바람대로 부곡1리가 더 북적이는 마을이 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