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시농민수당 조례 놓고 동상이몽
당진시농민수당 조례 놓고 동상이몽
  • 배길령 기자
  • 승인 2020.01.11 06:50
  • 호수 128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충남농어민수당과 당진시농민수당 놓고 견해차 커
당진시 “도조례와 중복되면 교부세 삭감...예산도 부담”
추진위 “적법한 주민발의...낭비되는 농업 예산 줄여야”

[당진신문=배길령 기자] 당진시농민수당 조례를 놓고 당진시(시장 김홍장)와 당진시농민수당추진위(위원장 김희봉)가 이견을 보이고 있어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환산했을 때 농민수당에 대한 필요성은 동의하지만 이미 발의된 충남도농어민수당 조례와 당진시농민수당에 대한 견해차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 

충남도에서 진행되고 있는 농어민수당 조례안은 현재 사회보장심의단계에 있다. 본래 충남도는 농민수당에 있어 도민발의안이 제출되고 이후 어민을 포함한 의원 발의안이 각각 발의되면서 마찰을 빚었지만 당진을 포함한 15개시·군의 협약을 첨부한 도의회의 절충안이 사회보장심의위원회의 심의를 받고 1월 중 결과가 통보될 예정이다.

현재 충남농어민수당의 기본내용은 농가당 월 5만원으로 충남 16만 5천여농가를 대상으로 예산 990억원을 2020년부터 지급에 나서는 것이지만, 이에 대한 반발이 만만치 않다. 우선 당진시농민수당 조례안은 월 수당이 20만원으로 충남도 조례 5만원과는 큰 격차가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당진시 농민수당 추진위원회는 지난해 11월 30일부터 당진시 자체의 농민수당조례안 제정을 촉구하며 천막농성에 들어간 상태다.

현재 당진시민 9,285명의 유효서명으로 발의된 당진시 농민수당 조례안이 지난 7일 조례규칙심의에서 적법하다는 심의를 받아 수리된 상태. 앞으로 당진시 농민수당 조례안은 1월 8일부터 60일 이내 집행부의 의견이 첨부되어 당진시의회로 공은 넘어갔다.

당진시 “중복 지급시 페널티...예산도 부담”
농민수당 추진위원회는 지방자치의 꽃인 주민발의 농민수당조례안이 취지에 맞게 올렸고 이를 시의회가 심의하고 시의 재정에 따라 집행하면 되는 일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당진시는 농민수당을 지급할 시에는 한번만 지급이 가능하다는 점이 현실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당진시 농업정책과 관계자는 “충남도 조례안의 월 5만원의 지급금액이 아직 확정된 부분이 아니다. 시군협의회를 통해 앞으로 조정될 가능성의 여지는 있다”면서도 “당진시농민수당 내용대로 월 20만원씩 지급 시 연간 645억의 예산이 사용된다. 한해 농업예산 700억 중 상당부분이 농민수당 지급으로만 쓰여 질 것”이라고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에 대해 농민수당추진위는 재정에 관한 문제라면 쓸데없이 낭비되는 농업정책시설이나 불필요한 예산을 줄이면 된다고 반박하고 있다.

김희봉 위원장은 “시의회는 각 시마다 필요한 조례를 만들기 위해 설치됐고, 주민자치의 꽃은 주민발의에 있다. 당진시의 주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발의한 조례안을 도 조례가 제정된다고 해서 도 조례에 맞추어 가야만 하는 게 맞는 것인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당진시 농업정책과 관계자는 “지방자치법 24조 ‘시군의 조례는 시도의 조례를 위반할 수 없다’라고 명시된 것은 상위 조례인 도 조례에 시 조례가 유사하게 가야한다는 것”이라며 “충남도와 별개로 당진 자체의 농민수당을 지급할 때는 전국 유일한 농민수당이 되는 것으로 부여군처럼 조건부 심의를 받아 페널티가 적용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부여군의 조건부 심의결과는 부여군 자체로 시행되는 농민수당이 충남도의 농어민 수당조례가 제정됐을 때는 중복사업으로 부여군 자체 조례를 강행할 시에는 협의 없이 지급금액만큼 교부세를 삭감하는 페널티를 받는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사회보장조정과 김정은 전문위원은 “사회보장심의를 통해 협의가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지자체가 수용치 않고 자체 조례 강행을 하면 보건복지부장관과 협의하라는 법 위반 상황이 되는 것”이라며 “협의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사유로 해당 지자체가 중앙정부 공모사업에서 배제될 수 있고, 지방교부세법에 의해서 교부세 삭감대상 또는 행정관리의 감사지적 및 조치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희봉 위원장은 “주민발의를 통해 정당하게 제출했는데 도 조례가 제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도와 시, 정부가 부정적 시각을 확산하는데 분노를 느낀다”며 “지방자치를 얘기하는 정치인들이 주민이 직접 조례를 만들어서 발의를 하니까 이게 법을 위반했다고 얘기하고, 위반이라고 협박하고 자신들의 권한으로 무력화 시키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헌법적 판단을 받아봐야 할 문제다. 지방자치법과 사회보장이 충돌하는 건데 이는 국회의 심의보다 정권에서 필요 때마다 실리에 의해 만들어진 법 때문이다. 지방자치는 각각사업의 존중을 뜻한다. 이에 다른 법률인 보건복지부 장관과 협의하라는 사회보장심의는 말이 협의지, 명백한 제한이자 규제”라고 비판했다.

이렇듯 도 조례와 시 조례를 두고 간극이 좁혀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당진시민 9,285명이 직접 주민발의한 당진시 농민수당 조례안이 ‘전국 유일’로 기록될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