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라온 사진.
최근 당진은 물론 전국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당진 어린이집 바늘학대사건’이 진위 논란이 일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당진시 어린이집 교사들이 바늘학대사건에 대해 공식적으로 반론을 제기하면서 사건이 진실게임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여론의 뭇매를 맞으며 수세에 몰려있던 해당 어린이집과 교사 역시 맞대응에 나서면서 사건이 반전되는 양상이다. 현재 양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어 바늘학대사건 논란의 사실관계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어린이집 “CCTV 확인하니 아이 뛰어다녀”

경찰 “현재 조사중. 아직 결론 난 것 없다”

지난 4일 새벽 3시경에 한 포털사이트 카페에 올라온 ‘제2의 어린이집 바늘학대는 아닐까요?’라는 글이 가져온 후폭풍은 거셌다.

해당 유아 어머니의 지인이라고 밝힌 A씨는 4일 새벽 3시경 네이버 인터넷 카페 ‘당진맘’에 “제2의 어린이집 바늘학대는 아닐까요?”라는 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 A씨는 당진의 한 어린이집에서 18개월 된 여자아기의 발바닥을 바늘로 찔러 학대한 것 같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A씨는 “18개월 된 조카가 신발이 작아 발이 아픈지 어린이집 차 에서 내리자마자 발을 만지며 "아파 아야아야" 소리만 한다. 발을 문지르자 촉감이 이상해서 양말을 벗겨보니, 발바닥의 상태가 울긋불긋 바늘에 찔린 듯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후 “어린이집에 연락했으나 그날 저녁까지 담임 연락이 되지 않았고 보조교사가 전화해 글을 올린것에 대해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며 적반하장의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글은 SNS와 인터넷을 타고 빠른 속도로 확산됐고 인터넷 매체에서 사실 확인 없이 앞 다투어 보도하면서 ‘당진 어린이집 바늘학대 논란’은 인터넷에서 큰 이슈가 됐다.

그리고 사건의 진상이 규명되기도 전에 SNS과 인터넷을 통해 여론재판이 이뤄졌다. 네티즌들 사이에는 ‘당진관내 어린이집’ 전체를 거론하며 전체가 타격을 입는 상황으로 악화됐다.

 

반격에 나선 어린이집

제2의 ‘채선당 사건’ 될수도

상황이 급속도로 악화되자 어린이집 측은 적극 해명에 나섰다. 인터넷 글로 한바탕 홍역을 치룬 당진 어린이집 교사들이 대반격에 나선 것이다.

당진시 어린이집 교사측은 지난 6일 대책회의를 갖고 입장을 밝혔다. 이번 사건의 당사자 교사 B씨는 “게시글에 의하면 양말을 벗기자 발바닥이 바늘에 찔린 것처럼 보였다고 하지만, 그날 아이는 양말을 신기지 않고 집으로 갔었다. 또, 피해를 당했다는 아이를 대동한 채, 안산에서 쇼핑을 즐긴 점과 항의전화가 어린이집 귀가 한참후인 오후 11시경에 왔다는 것 자체가 의문스럽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건의 경우에는 당진뿐 아니라 전국 어린이집의 치명적인 이미지 하락과 함께 막대한 차질이 발생한 사건이며 동시에 교사들의 명예가 걸려있는 사안”이라며 “본 건의 전말을 정확하게 알리고 오해를 풀어야겠다는 생각에서 이 자리에 나오게 됐다”고 전했다.

어린이집 측은 “원에는 CCTV가 없어 아이가 하교한 후 아파트 CCTV를 확인한 결과 그동안 알려진 사실과는 많은 차이가 있었다”며 “아픈 아이를 데리고 타 지역에서 쇼핑을 한 점, CCTV 결과 아이가 정상적으로 걸어 다니거나 뛰어다니고 있는 점, 양말을 신기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양말을 벗기고 확인했다는 점이 사실이 아님을 입증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어린이집 관계자는 “사회적 비난에 시달리고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해당 교사와 어린이집은 어떤 심정이겠느냐”며 “부모의 입장에서 내 아이의 건강과 안전이 중요하듯 반대편에 있는 교사와 원장의 인격과 사명감도 역시 중요하다. 교사는 무차별적인 욕설과 비난으로 자살충동까지 느끼고 있다. 잘못된 사실이 확대 재생산되지 않기 위해 입장을 밝힌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본 기자는 해당 부모측과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전화통화를 거부하고 있어 아무런 입장도 들을 수 없었다.

 

▲ 사건이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8월 31일 오후 7시 13분경 해당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쇼핑을 가기 위해 현관 밖으로 걸어나가고 있는 모습이 담긴 CCTV화면.

경찰 “양측 진술 엊갈려…”

“필요하면 거짓말 탐지기 사용”

경찰은 이 사건을 아직 조사 중으로 어느 한 쪽의 손도 들어주지 않고 있다.

현재 피해를 주장하는 부모의 아파트에서 찍힌 엘리베이터 CCTV 영상에는 오후 7시쯤 아이와 부모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바늘학대를 당했다는 여아가 정상적으로 보행을 하며 뛰는 모습과 바늘에 찔린 상처라며 게재된 여아 발바닥 사진을 본 모병원의 의사 관계자의 ‘단순 찰과상으로 보인다’는 소견이 당진경찰서에서 모두 확인된 상태.

당진경찰서의 한 관계자는 서로의 상반된 주장에 대해 “아직 아무것도 분명히 결론 난 것은 없다”며 “양측 모두 기존 진술에서 변동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양 측의 진술이 엇갈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민감한 사항이기 때문에 뭐라고 말을 하기가 어렵다. 다만, 조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되도록 빠른 시일 내에 조사가 완료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필요하다면 거짓말 탐지기를 이용할 계획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5일 글을 올린 당사자는 논란을 촉발했던 포털 사이트 게시판에 올라온 글과 유튜브 동영상은 삭제한 상태로 7일 바늘학대 사건논란의 피해 아동이 더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면서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정윤성/고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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