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평농협, 소송비용 지출 타당성 놓고 ‘내홍’

대전지방검찰청 서산지청은 지난 21일 컴퓨터 등 사용 사기죄 혐의로 기소된 신평농협 조합장 등 간부 5명에 대해 조합장 징역 1년, 전무 징역 10월, 신용상무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상무 2명에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신평농협 대출 비리 사건은 지난 해 11월 농협중앙회 감사에서 연동대출 상품을 취급하면서 고객의 동의를 받지 않은 채 가산금리를 임의로 조작, 11억여원의 대출이자를 초과로 거둬들이다 적발돼 검찰의 수사를 받았다. 이후 지난 3월 7억6300만원의 과다징수계좌가 추가로 발견되면서 조합장과 간부 4명이 기소된 사건이다.

문제가 드러나자 신평농협측은 지난 1월 사과문을 통해 잘못된 사실을 통지하고 부당 이득분 11억5200만원을 환급 조치했다. 이후 추가로 발견된 부당 이득분 7억6300만원 역시 환수 조치됐다.

신평농협 관계자는 “현재 검찰측은 항소를 하지 않고 신평농협측에서만 항소장을 제출한 상태”라며 “조합장 직은 형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무죄추정에 따른 직유지가 가능하다. 정관에 의거 대의원 의결 후 조합원 투표로 조합장 해임이 가능하지만, 형 확정이 1~2달 남은 상태에서 해임시킨다는 것은 도의적으로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농협 사무소에서 변호사 비용으로 1억1500만원 지출

신평농협이 대출비리 사건과 관련 소송과정에서 변호사 비용으로만 1억1500만원을 지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내홍을 겪고 있다. 신평농협측은 지난 4월 이사회를 통해 대출비리 관련 소송비용 최대 1억1500만원을 승인했다. 1심선고까지 현재 소요된 소송비용은 직원부담금액을 합쳐 총 2억3694만원. 만약 승소했다면 변호사의 성공보수금까지 무려 5억원 가까이 비용이 지출된다.

지난 30일 신평농협에서 열린 ‘제 1차 임시 대의원회’에서 신평농협측은 사업보고와 함께 대출비리사건과 관련 그동안 떠도는 루머를 해명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는 사건 후 신평농협측은 고객안내문만 발송했을 뿐 단 한 번도 임시대의원회를 열거나 어떤 해명 자리도 마련하지 않아 조합원들의 불만이 극에 달하자 이를 가라앉히기 위해 마련된 자리나 마찬가지였다.

우선 조합원들은 “사건이 발생한 후 농협측에서는 조합원들에게 어떠한 해명자리도 마련하 지 않았다. 대의원회를 요청해도 조합에서 대의원회를 개최할 근거가 없다고 거부했다. 이는 조합원과 대의원들을 무시한 것”이라며 “특히 대출비리로 인한 소송비용 1억1500만원을 왜 농협측에서 부담을 해야 하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정관에도 지출근거가 없다. 이에 대해 해명하라”고 요구했다.

농협측은 “신평농협 직원부담액이 1억2194만원, 사무실 부담금액 1억1500만원으로 총 2억3694만원이 지출됐다. 이번 사건은 개인의 이익이 아닌 농협 전체의 이익과 관련된 문제다. 타농협의 경우도 변호사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사무소에서 지원한다”며 “정관에도 각종사업실시에 따른 소송비용(착수금,사례금)을 기타영업외비용 과목으로 처리한다는 내용이 있다. 정관상에도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이에 조합원들은 대출비리로 인한 소송이 ‘각종사업’에 해당되는 것인지 의구심을 나타내며 항소 비용에 대해 설명할 것을 요구했다.

농협측은 “지난 4월 이사회에서 결정된 1억1500만원의 소송비용 이상을 부담하지 않는다. 그 이상의 소송비용은 농협측에서 부담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부당이익으로 직원상여금을 지급했다는 루머에 대해 신평농협측은 “직원은 많은 수익이 발생하더라도 이사회 의결로 최고 100%(1개월치 월급)만 지급 가능하다. 발생된 수익은 내부 적립금 및 배당금으로 전부 충당됐다”고 해명하며 사고연도별 수익처분 현황을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08년부터 ’11년까지 과다징수이자 총액은 19억1600만원이었으며 직원특별상여금(2011년 반납분 1억2100만원 제외)은 4억4900만원이었다.

이광휘 이사(조합장직무대행)는 “2012년 환급비용처리와 수익창출을 위해 전 직원이 밤낮없이 노력하고 있다”며 “지금 신평농협은 대내외적으로 상당히 어려운 때인 만큼, 조합원들과 함께 노력해 이를 이겨 나가고 조합원들을 위한 신평농협으로 거듭 나겠다”고 전했다.

정윤성 기자 psychojys@hanmail.net

저작권자 © 당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