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이의 ‘로망’을 찾아서...유튜브 방송을 시작하며
늙은이의 ‘로망’을 찾아서...유튜브 방송을 시작하며
  • 당진신문
  • 승인 2019.12.07 06:00
  • 호수 1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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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샘 호천웅
솔샘 호천웅
솔샘 호천웅

[당진신문=호천웅]

팔십이 얼마 남지 않은 솔샘이 다시 방송기자가 됐다. 인터넷 일인방송인 <솔샘 TV>를 개국하고 취재기자로 취업했다. 유튜브 기자는 월급도 없고, 인터넷 방송은 경비가 없어도 운영과 방송이 가능한 아주 별난 매체다. 누구나 특별한 재능이 있고, 특정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기능이나 재주가 뛰어나면 성공이 가능한 일이다.

성공을 바라지 않고 자기 일을 하면서 만족할 수도 있는 분야이기도 하고,  취미로 자기만족을 누릴  수도 있는 일이다. 물론 솔샘은 후자의 경우에 속한다. 일 년 전인가? 시애틀에 있는 친지의 집에서 달포를 보내며 정원사 노릇을 해봤다. 무섭게 번지는 복분자 넝쿨도 뽑아내고 제법 큰 나무도 잘라냈다. 정원에 흩어져 있던 폐목들을 정리해서 벽난로 땔감으로도 만들었다. 톱질도 했고, 도끼질도 했으며, 삽질도, 괭이질도 해봤다. 노동 비슷한 일을 난생 처음으로 많이 했던 것 같다.

며칠인가를 정원 정리에 매달리며 혼자 중얼 거렸다. “어, 나도 일을 제대로 하네?” 그리고 깨끗하게 정리된 정원을 보며 기분이 좋았었다. 동행했던 아내에게 자랑했다. “나 일하는 거 봤죠! ” 그리고 귀국해서는 시골에서 시골생활을 본격적으로 하겠다고 선언했었다. 물론 일을 잘하니 OK 라며, 아내도 동의했다. 귀국 후 본격적으로 시골 살이 준비를 했다. 한창시절, 고향에 마련했던 산을 가꿀 욕심이었다. 여자도 화장하면 예뻐지는 것처럼, 땅도 손질하면 멋지게 변하리라는 기대도 했다.

번듯한 집을 지을 수는 없고 우선 컨테이너 하우스를 짓는 일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고향 친구들의 도움을 받으며 신이 났었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 보라는 조언들이 이어졌고, 끝까지 재미 본 늙은이를 못 봤다는 충고들도 많았다. 결국 아내의 마음이 돌아섰고 절대 반대로 변했다. 그리고 내 꿈은 날아가 버렸다. 마누라 이기는 영감이 어디 있던가?

여러 해 전의 일이다. 시장 통에서 <강냉이 튀기> 장사를 하는 노인을 보고 저 일을 하면 멋지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많은 얘기를 나누다 보면 많은 글쓰기 소재를 만날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아내에게 말했다가 철이 없고, 현실을 너무 모른다고 혼만 났던 일도 있었다. 적지 않은 시간을 어렵게 보냈다. 꿈을 앗긴 아픔도 간단하지 않았고,내 인생에 대한 회의도 일었다. 그래도 뭔가는 해야 한다고 꾸준히 생각했다. “일하지 않으면 먹지도 말라.” 고 선현들이 말씀하시지 않았던가? 복지국가이고 노인을 위해 많은 일을 한다고 하지 않는가? 구청과 시청에 전화도 해보고 아무 일이라도 하면서 여생을 보내겠다고 다짐했다.

그런데 칠십을 한 창 넘긴 늙은이가 할 일은 손에 잡히지 않았다. 아파트 경비를 생각했다. 그러면서 꼬마들과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눈에 보이는 삶을 글로 쓰겠다는 몽상에 잠겨 보기도 했다. 그런데 칠십이 넘었으면 생각도 말라는 노인 취업 관계 공무원의 말을 들었다. 좌절의 시간이었다. 너무 늙은 걸, 어쩐다는 말인가? 그래도 꾸준히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떨치지 못하고 있었다. 아직 팔. 다리 멀쩡하고 생각도 제대로 인데, 그냥 멈추기에는 억울하다는 생각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유튜브에 대한 책을 읽다가 무릎을 쳤다. <요즘 어린이들의 로망이 유튜브 >라는 말을 읽었기 때문이다. “그래, 그건 나도 할 수 있겠다.” 는 생각이 들었다. 방송국에서 일했던 일을 떠올리며 나도 해보자는 생각을 굳혔다. 그러다가 나이 많은 김동길 박사가 유튜브 방송을 하는 것을 보고 “그래 나도 할 수 있다!” 고 다시 다짐했다. 그런데 막상 시작하려고 하니 쉽지가 않았다. 글을 쓰고 녹음하는 것은 문제가 아닌데 인터넷 기술문제는 심각했다.

우연히 경험이 있는 젊은이를 알게 됐고, 가르쳐 달라고 부탁을 했으나, 늙은 탓인가? 터득하기에는 너무 어려웠다. 애를 먹는 나를 보던 아내가 돕겠다고 했고, 배우더니, 기술문제를 담당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길이 열렸다. 꽤 오랜 기간의 시험과 어려운 과정을 거쳤고, 이제는 초보적인 유튜브 방송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그리고 솔샘은 몇 십 년 만에 다시 취재 기자의 자리를 차지했다. 인터넷 방송인 <솔샘 TV>의 대표이자 취재 기자로 취직을 한 셈이다. 아내는 <솔샘 TV>의 성경 말씀과 기술을 담당하고 있다. “협력하여 선을 이룬다.”는 성경말씀을 우리 부부가 실현하는 것 같아 기쁘다. 돈 벌이와 관계없이 늙은 나이에 할 일을 찾은 솔샘은 많이 기쁘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솔샘 TV>를 만나 멋지고 좋은 생각을 함께 나눴으면 하고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