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과 함께 할 수 있는 봉사단 찾다 무한도전 봉사단에 함께 가입
“봉사 시작 후 늘 보던 풍경도 달라져...딸과 계속 봉사 이어가고파”

[당진신문=배길령 기자] 우리는 참 표현에 서투르다. 남을 칭찬하는 일에 인색하고 타이밍을 놓쳐버리기 일쑤다. 하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입 간지러워 참을 수 없는 착한 당진 사람들의 선행이 보인다. 내 고장 당진에 살고 있는 좋은 분들을 알게 된 이상 지나칠 수 없다. 이에 본지는 입 간지러워 참을 수 없는 착한 당진 사람들의 선행을 칭찬해보는 코너를 마련했다.

이란숙 씨(48)는 매월 한번, 딸과 특별한 데이트를 한다. 무한도전 가족봉사단을 통해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것인데 란숙씨와 중학교 2학년인 딸에게는 이제 습관이 됐다.

무한도전 봉사단은 열다섯 가족의 봉사단체로 란숙씨는 2년 전에 딸과 함께 가입했다. 지난 해만 해도 직장을 다녀 여의치 않았다던 란숙 씨는 올해부터 ‘시간이 되면 하는 것이 봉사’라는 생각으로 1365, 장애인시설, 요양시설 등에서 다양한 봉사를 하고 있다.

란숙 씨의 첫 봉사는 우리아이의 안전에서부터 시작했다. 봉사를 꼭 해야겠다는 의지로 시작한 건 아니었기 때문에 부끄러운 마음이었다는 란숙 씨는 초등학생 자녀를 둔 어머니회 활동이 봉사활동으로 이어진 경우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봉사를 다니기보다는 단체로 갔을 때 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다는 가족봉사단에 가입했다.

“혼자서 개인적으로 봉사활동을 다녀보려고 하니까 힘들더라구요. 특별한 기술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일손이 부족한 일을 돕는 거니까 이왕이면 우리 딸과 함께할 수 있는 봉사면 좋겠다, 그렇게 무한도전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지인 분을 알게 되어서 가입 했죠”

란숙 씨는 장애인자활시설 민들레일터와 장애인거주시설 두리마을을 방문해 청소, 산행, 여행, 문화여가생활 등을 함께 한다. 처음에는 딸과 함께 봉사활동을 가면서 장애인의 돌발행동을 무서워하거나 이해하지 못할까봐 걱정도 했지만 방문을 거듭할수록 잘 어울리는 모습에 오히려 대견스러웠다고.

무한도전봉사단이 정기적인 봉사활동이라면 1365자원봉사포털을 이용한 봉사는 란숙씨의 ‘때때로’ 봉사다. 1365포털은 활동보조 도우미, 김장봉사, 환경정화 등등 크고 작은 도움의 손길을 구하는 자원봉사모집 포털로 란숙씨는 수시로 모집을 확인하고 시간이 되면 딸과 함께 참여한다.

“봉사를 다니다보니까 습관적으로 1365를 보게 되더라고요. 전에는 직장을 다녀서 어떻게 보면 여력이 없었는데 이제는 일을 그만두고 남는 게 시간이 되어버렸어요. 특히 오랫동안 모집공고가 떠 있는 경우는 사람이 정말 부족한 거니까 대부분 참여하려고 하죠”

당진에서 10년, 전에는 보통의 생활이었다면 지금은 더 좋은 세상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관심이 생겼다. 한번 보던 것을 한 번 더 보게 되고, 장애아이도 우리아이들과 다르지 않은 천방지축 꼬마라고 생각하면 같이 어울리기가 어렵지도 않았다는 란숙씨. 봉사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눈도 달라졌다고 웃었다.

“늘 보던 풍경이 달라졌어요. 예전의 저라면 아파트 앞에서 지팡이를 짚고 힘들게 다니시는 어르신들을 봐도 그냥 지나쳤겠죠. 지나가는 행인이니까. 하지만 봉사를 여기저기 다니면서 어르신이나 또 장애인에게 느끼는 거리감이 줄고 가까운 곳이면 태워다 드리기도 하구요”

민들레일터를 처음 방문했던 날, 봉사에 대한 씨앗이 움텼다는 란숙씨는 보통의 아이들처럼 밝고 해맑은 모습의 아이들과 같이 어울리면서 설명할 수 없는 뭉클한 기분과 새로운 뿌듯함이 들었다며 앞으로도 더 많은 봉사활동을 이어나가고 싶다.

“우스개 소리지만 우리 딸이 성적 빼면 학교에서 1등이래요! 물론 공부를 잘하는 것도 좋죠. 하지만 공부나 성적보다 편견 없이 세상을 볼 수 있는 눈과 따뜻한 마음이 먼저라는 생각은 변함없어요. 엄마와 함께 동행해주는 예쁜 우리 딸과 앞으로도 계속 봉사를 이어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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