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미 이장 (합덕읍, 덕곡리)
한해에 쪽파 3만 5천 박스 출하하는 합덕읍 덕곡리
집하장 없어 출하 때 도로통행 복잡하고 위험
집하장 부지 매입했지만 건설비 없어 3년간 방치
“외부인들 쓰레기 버리고 가기도...점점 쓰레기장으로 변해가”

[당진신문=배길령 기자] 도시인에게는 낯선 나라의 호칭쯤으로 여겨지는 이장. 이장이라는 존재는 마을의 행복을 위한 마을경영을 해오고 있는, 작지만 큰 CEO다. 이에 본지는 ‘이장발언대’를 통해 마을의 불편사항을 토로할 수 있는 코너를 마련했다.

마을 공동 집하장의 부지가 3년째 방치되고 있어 쓰레기장이 되고 있다고 설명하는 이근미 이장.
마을 공동 집하장의 부지가 3년째 방치되고 있어 쓰레기장이 되고 있다고 설명하는 이근미 이장.

“합덕읍 덕곡리는 쪽파를 주로 재배하고 한해에 3만 5천 박스를 출하하는 마을입니다. 많을 때는 하루에 1000박스를 내기도 합니다. 마을에 집하장이 없다보니 매일 오후 5시 반이면 쪽파를 싣는 전용탑차가 마을로 와서 출하를 한꺼번에 하는데 장마 때는 작물을 실을 때 박스가 젖고 또 탑차 주변으로 경운기, 차들이 줄지어 서 있어서 도로통행이 복잡하고 위험하기도 합니다. 당진시에서 안내해주는 집하장건설 보조사업은 자부담이 부담스러워서 엄두도 못 내고 있습니다. 집하장 건설을 위해 마을에서는 3년 전 1억 2천을 들여서 부지매입도 마쳤습니다. 하지만 보조사업비의 비율이 5:5다보니 집하장 건설을 하려면 적어도 최소 5천에서 1억을 마을이 부담을 해야 합니다. 마을은 이미 부지매입으로 이미 큰 지출을 했고 그만한 사업비를 마련하기도 어려워 손을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합덕읍 덕곡리는 합덕읍에서 쪽파출하를 가장 많이 하는 마을이다. 토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전용탑차가 출하를 마친 쪽파를 싣기 위해 마을회관 앞에 위치한 집하장 부지로 온다. 공동 집하장이 없는 덕곡리 주민들은 집집마다 포장을 마친 쪽파를 경운기, 트럭 등에 싣고 마을회관 앞으로 모일 수 밖에 없고 삼삼오오 모인 차량들로 도로통행은 복잡하고 위험하다.

덕곡리는 2017년 집하장 부지매입을 마치고 한차례 집하장건설을 기대했지만 이뤄지지 못했다. 집하장건설에는 공모사업에 신청하고 선정이 되어야하는데 시도비와 마을부담이 50:50이다보니 주민들은 엄두를 못내고 있다.

쪽파 출하가 많은 때는 탑차 주변으로 경운기, 차량들이 몰려 도로통행의 위험도 있다.
쪽파 출하가 많은 때는 탑차 주변으로 경운기, 차량들이 몰려 도로통행의 위험도 있다.

“집하장부지가 저대로 방치되다보니 새로운 골칫거리도 생겼습니다. 350평의 공터가 3년째 저러고 있으니 외부인들이 아무렇게나 쓰레기를 가져다 버리기도 합니다. 집하장부지가 도로가에 위치하다보니 재활용품이 될 수 없는 매트리스와 같은 폐기물도 아무렇게나 던져버리고 가기 일쑤라 주민들이 직접 종량제봉투와 폐기물포대를 사다가 각종 쓰레기를  치우는 것도 일입니다. 집하장을 건설하기 위해서 마련한 부지가 점점 쓰레기장이 되어 가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2017년에 시장님도 방문하고 시의원들도 방문해서 곧 집하장이 생기겠구나 기대했던 것이 잘 이뤄지지 않자 주민들의 실망감도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집하장만 건설된다면 집집마다 탑차를 기다리지 않아도 되고 도로가 혼잡한 일도 없을 텐데 언제까지 마을 숙원으로만 남겨둬야 합니까”

당진시농업기술센터 농산물유통팀 김영빈 팀장
“해당 마을의 숙원사업은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충남도 3농혁신 특화사업에 속하는 산지유통시설구축사업의 보조사업비는 마을자체에서 자부담을 확보치 못하면 공모를 통해서도 선정되기는 어려운 실정입니다. 집하장 건설이 필요한 것에 대해서는 이해하지만 행정상의 한계가 존재하는 부분입니다. 집하장 부지를 마련해놓은 조건은 다른 마을보다 유리하지만 집하장 건설에 들어가는 비용의 50%는 마을에서 부담하지 않으면 어려운 부분입니다. 공동사업인 부분에서 사업비가 커지다보니 마을의 자부담이 어렵겠지만 현재로써는 마을에 맞는 조건의 사업이 있으면 신청을 안내해드리는 방법이 최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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